이노비즈 등과 유사 '옥상옥'… 장벽 높아 '대기업 잔치' 우려
`제2의 벤처 육성책'으로 정부가 추진 중인 녹색인증 제도가 정작 중소기업들의 짐이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벤처 확인, 이노비즈 인증외에 별도의 인증을 또 따야하고, 기준이 까다로워 대기업을 위한 제도라는 지적이다.
이로 인해 녹색인증이 녹색 전문기업 육성을 통한 국가 녹색경쟁력 제고라는 당초 취지와는 달리 몇몇 대기업을 위한 지원도구나 중소기업의 재정부담만 가중시키는 또 하나의 간접규제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14일부터 녹색인증제를 본격 시행하고 있다. 이 제도는 지식경제부, 기획재정부, 교육과학기술부 등 8개 부처가 합동으로 시행하는 것으로, 신재생에너지 등 녹색사업 관련된 기술과 사업, 기업 등을 각각 녹색기술, 녹색사업, 녹색전문기업으로 지정해 이들에 대한 민간투자를 유도하고 정부가 추가 지원에 나선다는 것이 골자다.
한달 가까이 지난 현재, 정부에 접수가 완료된 녹색기술 인증 신청은 50여건 정도로 알려졌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 관계자는 "문의는 수백건에 달하지만 분야별 핵심 요소 기술을 보유했는가 여부에 따라 서류 보완을 거쳐 일부 기술에 대해서만 외부 평가기관에 넘겨 인증평가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와 관계기관 등에 따르면 현재 평가기관에 넘겨 인증평가를 진행중인 30여건 정도다. 이에는 일부 중소기업도 포함돼 있지만 소수의 대기업이 10여건씩 무더기 신청하면서 사실상 대기업 중심의 인증평가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실상 여력이 풍부한 대기업 중심의 지원책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대목이다.
녹색인증이 `대기업의 잔치'로 흐르는 것을 놓고 전문가들은 진입장벽 자체가 너무 높다고 지적한다. 한 평가인증 기관 실무자는 "선진기술의 70% 이상을 규정한 평가항목 자체가 중소기업들에게는 너무 높은 기준"이라며 "새로운 먹거리 사업으로 미리 선투자를 해 온 대기업들이 그나마 기준에 근접해 있다"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녹색산업에 대한 투자 활성화 열매 역시 대기업에 집중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부는 녹색인증 기술로 매출 30% 이상을 달성해야 녹색전문기업으로 인정하기 때문에 중소기업을 위한 제도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대기업이 사업부를 별도 법인으로 분사하고 나설 경우 대기업이 그동안 중소기업이 활용해 온 녹색사업 분야에 정부 지원을 업고 진출하는 형국이 될 가능성도 크다.
또 녹색인증 기업에 대한 정부 지원을 놓고는 기존 중소기업 관련 인증과 중복 논란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빠르면 이달 말 세부 지원 혜택 방안을 확정 발표할 예정이다. 그러나 벤처 확인, 이노비즈 인증 등 유사 제도와 동등한 수준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코스닥 상장, 정부 프로젝트 입찰 등 필요에 따라 벤처, 이노비즈 인증을 중복 가입했던 기업들은 정부 녹색사업 입찰이나 연구개발 자금 유치를 위해 사실상 비슷한 혜택의 제도에 또 가입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며 벌써부터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벤처기업협회에 따르면 2009년 10월 기준 벤처기업 1만9080개사, 이노비즈인증업체 1만6049개사 가운데 두 인증에 중복 가입한 업체는 7767개사나 된다. 이들이 인증 갱신비용과 관련단체 활동비 등을 중복 부담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소기업들이 최소한의 평가인증을 통해 정책자금과 세제지원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간소화해 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단일 제도 하에서 창업, 성장, 신사업 진출 등 업력과 상황에 맞게 단계별로 지원할 수 있는 제도도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한 인증 기관 관계자는 "녹색인증제처럼 특정 업종을 지정해 각종 혜택을 몰아주는 제도는 외국에서도 매우 드문 사례"라며 "단기적인 육성책보다는 기업 성장과정에 맞춰 중소기업 인프라 자체를 강화할 수 있는 지원제도가 더 현실적이다"라고 말했다.
박상훈기자 nanugi@
이로 인해 녹색인증이 녹색 전문기업 육성을 통한 국가 녹색경쟁력 제고라는 당초 취지와는 달리 몇몇 대기업을 위한 지원도구나 중소기업의 재정부담만 가중시키는 또 하나의 간접규제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14일부터 녹색인증제를 본격 시행하고 있다. 이 제도는 지식경제부, 기획재정부, 교육과학기술부 등 8개 부처가 합동으로 시행하는 것으로, 신재생에너지 등 녹색사업 관련된 기술과 사업, 기업 등을 각각 녹색기술, 녹색사업, 녹색전문기업으로 지정해 이들에 대한 민간투자를 유도하고 정부가 추가 지원에 나선다는 것이 골자다.
한달 가까이 지난 현재, 정부에 접수가 완료된 녹색기술 인증 신청은 50여건 정도로 알려졌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 관계자는 "문의는 수백건에 달하지만 분야별 핵심 요소 기술을 보유했는가 여부에 따라 서류 보완을 거쳐 일부 기술에 대해서만 외부 평가기관에 넘겨 인증평가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와 관계기관 등에 따르면 현재 평가기관에 넘겨 인증평가를 진행중인 30여건 정도다. 이에는 일부 중소기업도 포함돼 있지만 소수의 대기업이 10여건씩 무더기 신청하면서 사실상 대기업 중심의 인증평가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실상 여력이 풍부한 대기업 중심의 지원책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대목이다.
녹색인증이 `대기업의 잔치'로 흐르는 것을 놓고 전문가들은 진입장벽 자체가 너무 높다고 지적한다. 한 평가인증 기관 실무자는 "선진기술의 70% 이상을 규정한 평가항목 자체가 중소기업들에게는 너무 높은 기준"이라며 "새로운 먹거리 사업으로 미리 선투자를 해 온 대기업들이 그나마 기준에 근접해 있다"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녹색산업에 대한 투자 활성화 열매 역시 대기업에 집중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부는 녹색인증 기술로 매출 30% 이상을 달성해야 녹색전문기업으로 인정하기 때문에 중소기업을 위한 제도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대기업이 사업부를 별도 법인으로 분사하고 나설 경우 대기업이 그동안 중소기업이 활용해 온 녹색사업 분야에 정부 지원을 업고 진출하는 형국이 될 가능성도 크다.
또 녹색인증 기업에 대한 정부 지원을 놓고는 기존 중소기업 관련 인증과 중복 논란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빠르면 이달 말 세부 지원 혜택 방안을 확정 발표할 예정이다. 그러나 벤처 확인, 이노비즈 인증 등 유사 제도와 동등한 수준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코스닥 상장, 정부 프로젝트 입찰 등 필요에 따라 벤처, 이노비즈 인증을 중복 가입했던 기업들은 정부 녹색사업 입찰이나 연구개발 자금 유치를 위해 사실상 비슷한 혜택의 제도에 또 가입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며 벌써부터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벤처기업협회에 따르면 2009년 10월 기준 벤처기업 1만9080개사, 이노비즈인증업체 1만6049개사 가운데 두 인증에 중복 가입한 업체는 7767개사나 된다. 이들이 인증 갱신비용과 관련단체 활동비 등을 중복 부담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소기업들이 최소한의 평가인증을 통해 정책자금과 세제지원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간소화해 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단일 제도 하에서 창업, 성장, 신사업 진출 등 업력과 상황에 맞게 단계별로 지원할 수 있는 제도도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한 인증 기관 관계자는 "녹색인증제처럼 특정 업종을 지정해 각종 혜택을 몰아주는 제도는 외국에서도 매우 드문 사례"라며 "단기적인 육성책보다는 기업 성장과정에 맞춰 중소기업 인프라 자체를 강화할 수 있는 지원제도가 더 현실적이다"라고 말했다.
박상훈기자 nanug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