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사, 관련인증 늦어져 출시 지연…안전ㆍ경제성 문제도 불거져
연간 연료비가 14만원에 불과해 친환경 미래차로 부각되고 있는 저속 전기차(NEV, Neighborhood Electric Vehicle) 부문이 보급에 난항을 겪고 있다. 당초 관련업계는 지난 4월 중순부터 NEV가 서울시 주요 도로를 누빌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관련 인증이 늦어져 이 달에나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일부에서는 NEV에 대한 안정성, 경제성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어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국토해양부(장관 정종환)는 지난해부터 자동차관리법을 개정해 NEV 도로주행에 대한 근거를 마련한 이후 구체적인 사항을 정하기 위한 하위 규정을 마련해 지난 3월 30일부터 시행했다. 그동안 NEV는 도로주행에 관한 법적근거가 없어 골프장이나 건물 내 등 도로이외에서만 사용이 가능했다. 하지만 이번 규정을 통해 NEV도 자동차관리법령상 차량으로 정식 인정되어, 일반 도로 주행이 가능해졌다.
이에 서울시는 NEV 주행구간에 대한 지정권을 지닌 25개 자치구와 협의해 지난 4월 14일부터 도로 운행이 가능하도록 했다. 국토해양부가 NEV 운행을 허용할 수 있게 법적근거를 만들면서 서울시가 이와 관련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 것이다.
서울시는 헌능로 일부, 선암로 일부 등 22개 노선(79.2㎞), 내부순환도로, 올림픽대로 등 35개 노선(255.9㎞)를 제외한 제한속도 시속 60㎞ 이하 도로를 NEV가 달릴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서울시 전체 도로의 96.8%인 7845㎞에 달한다.
이 같은 법적, 제도적 정비가 이뤄짐에 따라 업계에서는 NEV를 관련법령이 시행되는 지난달 14일부터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국내 NEV 제조업체들 차량이 환경부와 국토해양부 인증을 받지 못해 정작 달릴 수 있는 차가 없는 해프닝이 발생했다. 전기차를 보급하겠다고 나선 업체들은 많지만 정작 인증을 받은 차는 없는 것이다.
다행히 최근 CT&T가 개발한 `e-존'이 환경부와 국토해양부 인증절차를 통과해 본격적인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다른 업체들도 인증절차를 진행중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NEV 안전성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경차보다 작은 크기의 NEV가 탑승자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에 이와 관련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현재 국토해양부는 NEV 안전기준을 일반 차량에 비해 간소화해 진행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경차는 정면과 측면, 그리고 후방 충돌시험에서 안전검사 기준을 통과해야 하지만, NEV는 시속 40km 정면 충돌시험만 인증과정에 포함된다. NEV는 저속이지만 도로에서 고속 주행 차량과 충돌할 경우 안전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며 "또 NEV는 차량 충돌시 인체 상해기준과 차체 구조기준에 의한 안전주거공간 확보에 대한 검증도 이뤄지지 않아 대형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일부에서는 NEV 경제성에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NEV 가격이 대당 1500만원 이상으로 경차에 비해 높으며, 연간 14만원 밖에 들지 않는다는 연료비도 업체들이 주장하고 있는 것과 달리 충전지 비용을 포함하면 경차보다 높다는 것이다. 또 한번 충전으로 최대 30km 이내 주행이 가능하다는 점도 상용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짧은 주행거리 때문에 실용성이 떨어진다는 얘기다.
한 자동차 전문가는 "현재 NEV 제조사들이 주장하고 있는 납축전지 수명은 1년에서 1년 6개월이지만 이는 최대치를 계산한 것이며, 실제로는 6개월 이내로 봐야 한다. 소모품 비용을 고려하면 경차보다 경제성이 낮다"라며 "주행거리도 현재보다 최소 2배는 늘어나야 이동수단으로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단점에도 전기차 사업을 육성하기 위해 보조금 지급이나, 세제혜택 등을 통해 NEV 부문을 육성해야 한다는 목소리역시 높다. 고속전기차로 가기 위해서는 NEV 관련 기술력 축적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에 환경부에서는 오는 8월 전기차 충전인프라가 구축되는 대로 한국환경공단 주관으로 실시하는 전기자동차 일반도로 시범운행 실증사업에 NEV를 포함시키기로 했다. NEV가 업체들 주장대로 실제 도로에서 주행, 경제성, 유용성 등을 만족하는지 판단해 이를 충족할 경우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시범 보급 사업을 펼칠 예정이다. 당초 전기차 실증사업은 현대기아자동차와 르노삼성자동차 고속전기차를 대상으로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NEV와 관련된 논란이 지속되자 NEV를 추가로 포함한 것이다.
환경부는 실증사업을 통해 NEV 충전성능 및 소요시간, 주행거리, 충전횟수 등에 대한 점검을 할 계획이다.
환경부 교통환경과 김종민 사무관은 "이번 실증사업을 통해 고속전기차, 그리고 NEV를 일반 운전자들이 사용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문제점에 대한 검토가 이뤄질 것. 실증사업을 통해 공공기관 뿐 아니라 일반소비자들도 NEV를 선택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이형근 기자 bass007@
국토해양부(장관 정종환)는 지난해부터 자동차관리법을 개정해 NEV 도로주행에 대한 근거를 마련한 이후 구체적인 사항을 정하기 위한 하위 규정을 마련해 지난 3월 30일부터 시행했다. 그동안 NEV는 도로주행에 관한 법적근거가 없어 골프장이나 건물 내 등 도로이외에서만 사용이 가능했다. 하지만 이번 규정을 통해 NEV도 자동차관리법령상 차량으로 정식 인정되어, 일반 도로 주행이 가능해졌다.
이에 서울시는 NEV 주행구간에 대한 지정권을 지닌 25개 자치구와 협의해 지난 4월 14일부터 도로 운행이 가능하도록 했다. 국토해양부가 NEV 운행을 허용할 수 있게 법적근거를 만들면서 서울시가 이와 관련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 것이다.
서울시는 헌능로 일부, 선암로 일부 등 22개 노선(79.2㎞), 내부순환도로, 올림픽대로 등 35개 노선(255.9㎞)를 제외한 제한속도 시속 60㎞ 이하 도로를 NEV가 달릴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서울시 전체 도로의 96.8%인 7845㎞에 달한다.
이 같은 법적, 제도적 정비가 이뤄짐에 따라 업계에서는 NEV를 관련법령이 시행되는 지난달 14일부터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국내 NEV 제조업체들 차량이 환경부와 국토해양부 인증을 받지 못해 정작 달릴 수 있는 차가 없는 해프닝이 발생했다. 전기차를 보급하겠다고 나선 업체들은 많지만 정작 인증을 받은 차는 없는 것이다.
다행히 최근 CT&T가 개발한 `e-존'이 환경부와 국토해양부 인증절차를 통과해 본격적인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다른 업체들도 인증절차를 진행중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NEV 안전성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경차보다 작은 크기의 NEV가 탑승자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에 이와 관련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현재 국토해양부는 NEV 안전기준을 일반 차량에 비해 간소화해 진행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경차는 정면과 측면, 그리고 후방 충돌시험에서 안전검사 기준을 통과해야 하지만, NEV는 시속 40km 정면 충돌시험만 인증과정에 포함된다. NEV는 저속이지만 도로에서 고속 주행 차량과 충돌할 경우 안전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며 "또 NEV는 차량 충돌시 인체 상해기준과 차체 구조기준에 의한 안전주거공간 확보에 대한 검증도 이뤄지지 않아 대형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일부에서는 NEV 경제성에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NEV 가격이 대당 1500만원 이상으로 경차에 비해 높으며, 연간 14만원 밖에 들지 않는다는 연료비도 업체들이 주장하고 있는 것과 달리 충전지 비용을 포함하면 경차보다 높다는 것이다. 또 한번 충전으로 최대 30km 이내 주행이 가능하다는 점도 상용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짧은 주행거리 때문에 실용성이 떨어진다는 얘기다.
한 자동차 전문가는 "현재 NEV 제조사들이 주장하고 있는 납축전지 수명은 1년에서 1년 6개월이지만 이는 최대치를 계산한 것이며, 실제로는 6개월 이내로 봐야 한다. 소모품 비용을 고려하면 경차보다 경제성이 낮다"라며 "주행거리도 현재보다 최소 2배는 늘어나야 이동수단으로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단점에도 전기차 사업을 육성하기 위해 보조금 지급이나, 세제혜택 등을 통해 NEV 부문을 육성해야 한다는 목소리역시 높다. 고속전기차로 가기 위해서는 NEV 관련 기술력 축적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에 환경부에서는 오는 8월 전기차 충전인프라가 구축되는 대로 한국환경공단 주관으로 실시하는 전기자동차 일반도로 시범운행 실증사업에 NEV를 포함시키기로 했다. NEV가 업체들 주장대로 실제 도로에서 주행, 경제성, 유용성 등을 만족하는지 판단해 이를 충족할 경우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시범 보급 사업을 펼칠 예정이다. 당초 전기차 실증사업은 현대기아자동차와 르노삼성자동차 고속전기차를 대상으로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NEV와 관련된 논란이 지속되자 NEV를 추가로 포함한 것이다.
환경부는 실증사업을 통해 NEV 충전성능 및 소요시간, 주행거리, 충전횟수 등에 대한 점검을 할 계획이다.
환경부 교통환경과 김종민 사무관은 "이번 실증사업을 통해 고속전기차, 그리고 NEV를 일반 운전자들이 사용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문제점에 대한 검토가 이뤄질 것. 실증사업을 통해 공공기관 뿐 아니라 일반소비자들도 NEV를 선택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이형근 기자 bass0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