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상대 흠집내기 양상…소비자 거부감 우려
세계 1, 2위 TV 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최근 출시한 3차원 LED TV를 놓고 소모적인 기술논쟁을 벌여 자칫 초기 시장 형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3D 영화 `아바타'의 대흥행으로 3D TV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두 회사의 지나친 상대 흠집내기가 소비자의 거부감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소니와 파나소닉 등 일본 경쟁업체에 앞서 지난 2월말과 3월말 셔터안경 방식의 3D LED TV를 출시, 3D TV 시장 공략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삼성전자는 200만대, LG전자는 100만대 가까운 판매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두 업체는 초기 시장에 필수인 3D TV 알리기에 나서기보다는 유통점에서 상호비방을 벌인 데 이어 기술논쟁까지 전선을 확대하고 있다. 기술 쟁점은 3D 화질과 3D 콘텐츠 지원 문제가 핵심이다.
가장 큰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양사가 채택하고 있는 LED TV의 기술 방식이다. 삼성전자는 LED백라이트를 TV 테두리에 배치한 `에지형'을, LG전자는 TV 화면 뒷면에 LED를 배치한 `직하형'을 사용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LG전자는 삼성의 에지형이 TV 핵심인 화질 면에서 성능이 떨어진다고 주장하고, 삼성전자는 화질에는 차이가 없고 직하형이 디자인과 가격경쟁력이 떨어져 소비자의 부담을 가중시킨다고 맞대응하고 있다.
55인치 3D LED TV를 기준으로 삼성의 출하가는 610만원, LG는 630만원이다. 또 지난 2일 현재 일선 유통점에서 삼성 55인치가 400만원대 후반에 판매되는 반면 LG전자 제품은 100만원 이상 비싸다. 이는 근본적으로 기술방식에 따라 삼성 제품이 LED를 320개, LG 제품이 1200개를 사용한 데 따른 원가 차이에서 온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직하형 기술로 밝기는 개선될 지 모르나, 원가가 높아지고 발열 및 소비전력이 커진다"고 주장했다. 이에 LG전자 관계자는 "셔터안경은 밝기가 떨어져 밝기를 개선하는 게 중요하다"며 LED 소자 1200개를 사용해 셔터안경 방식의 밝기 저하 문제를 해결했다고 되받았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가 240㎐ 영상기술이 적용된 반면 LG전자가 480㎐ 기술을 내세운 점도 논쟁이 일고 있다. 480㎐를 채택한 LG가 화질의 우수성을 강조하자 삼성전자는 480㎐는 진정한 기술이 아니라 240㎐의 변형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LG전자 관계자는 "로컬 디밍(백라이트를 구역별로 끄고 켜는 기술)을 동일하게 구현하는 것이 바로 풀 LED 기술력"이라면서 기술 우위를 강조했다.
세트업체들의 직하형과 에지형 논쟁은 삼성LED와 LG이노텍 등 LED를 공급하는 부품업체들의 LED 성능 및 기술력 논란으로도 확대되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LG전자가 후속으로 에지형을 지원할 계획인 것과 관련 LG가 에지형 방식의 핵심기술인 도광판 기술력이 뒤진 게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 전문가들은 두 회사가 소모적 논쟁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디스플레이 업계 한 전문가는 "양측의 주장이 일리가 있지만 소비자가 느끼는 화질은 큰 차이가 없어 불필요한 논쟁을 하고 있다"며 "직하형이 화질은 좋지만 성능차가 크지 않고 오히려 LED 개수가 많아 가격이 올라갈 수밖에 없어 선택하기 나름"이라고 말했다. 또 LG가 말하는 480㎐ 기술은 240㎐에 백라이트를 조절하는 기능을 추가한 것으로 초당 480장의 영상이 생기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용어를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이 올해 3D TV에 채택한 2D→3D 전환 기술도 논란이 되고 있다. 윤부근 삼성전자 사장이 3D TV가 시장에 정착하기 위해서는 2D→3D 변환기술이 꼭 필요하다고 역설한 반면, 이를 채택하지 않은 LG전자는 2D→3D 전환기술이 입체감이 2.2 수준으로 오히려 3D 거부감을 확산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삼성전자측은 "이 기술을 위해 수백억원의 개발비와 수백명의 개발 인력을 투입했고, 수십여건의 해외 특허 출원에 성공했다"며 "3D 콘텐츠가 전무하다시피 한 상황에서 당장 3D TV를 판매해야 하는 세트업체로서는 피할 수 없는 선택"이라고 밝혔다.
반면 LG전자 LCD TV 사업부장인 권희원 부사장은 "만일 3D 콘텐츠로 제작하지 않아도 화질이 좋다면 굳이 아바타가 막대한 투자비를 들여 3D로 제작할 이유가 없고, 도요타처럼 품질 문제가 중시되는 해외시장에서는 삼성도 이를 마케팅 포인트로 소구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LG전자는 더 향상된 변환칩을 개발해 후속 제품에 전환 기능을 적용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3D 콘텐츠가 없는 상황에서 LG전자의 주장은 이해할 수 없는 것"이라며 "그렇다면 왜 3D TV를 출시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기존 2D 영화를 3D로 다시 제작하는 데 6개월이 걸리는 상황에서 당분간 3D TV를 시청하기 위해서는 이 기능은 필수가 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처럼 삼성과 LG가 초기 주도권을 잡기 위해 논쟁을 벌이는 것은 국내 시장 선두를 다투는 입장에서 상대방 기를 꺾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인 것으로 업계는 판단하고 있다.
모니터포유 신수근 사장은 "양측의 대립이 서로의 단점을 보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면서도 "3D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는 등 3D에 대한 논란이 많은 상황에서 두 회사의 논쟁은 시장을 위축시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다음 HDTV 동호회 이군배 회장도 "최근 3D TV 기술논쟁이 이제 막 개화하려는 3D TV 시장의 분위기를 흐리게 해 두 회사 모두 피해자가 될 수 있다"며 "두 회사가 3D TV에 대한 불신감 해소에 더 초점을 두고 3D 기술을 표준화하고 세계 3D TV 시장을 리드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근형ㆍ심화영기자 rilla@ㆍdorothy@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소니와 파나소닉 등 일본 경쟁업체에 앞서 지난 2월말과 3월말 셔터안경 방식의 3D LED TV를 출시, 3D TV 시장 공략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삼성전자는 200만대, LG전자는 100만대 가까운 판매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두 업체는 초기 시장에 필수인 3D TV 알리기에 나서기보다는 유통점에서 상호비방을 벌인 데 이어 기술논쟁까지 전선을 확대하고 있다. 기술 쟁점은 3D 화질과 3D 콘텐츠 지원 문제가 핵심이다.
가장 큰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양사가 채택하고 있는 LED TV의 기술 방식이다. 삼성전자는 LED백라이트를 TV 테두리에 배치한 `에지형'을, LG전자는 TV 화면 뒷면에 LED를 배치한 `직하형'을 사용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LG전자는 삼성의 에지형이 TV 핵심인 화질 면에서 성능이 떨어진다고 주장하고, 삼성전자는 화질에는 차이가 없고 직하형이 디자인과 가격경쟁력이 떨어져 소비자의 부담을 가중시킨다고 맞대응하고 있다.
55인치 3D LED TV를 기준으로 삼성의 출하가는 610만원, LG는 630만원이다. 또 지난 2일 현재 일선 유통점에서 삼성 55인치가 400만원대 후반에 판매되는 반면 LG전자 제품은 100만원 이상 비싸다. 이는 근본적으로 기술방식에 따라 삼성 제품이 LED를 320개, LG 제품이 1200개를 사용한 데 따른 원가 차이에서 온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직하형 기술로 밝기는 개선될 지 모르나, 원가가 높아지고 발열 및 소비전력이 커진다"고 주장했다. 이에 LG전자 관계자는 "셔터안경은 밝기가 떨어져 밝기를 개선하는 게 중요하다"며 LED 소자 1200개를 사용해 셔터안경 방식의 밝기 저하 문제를 해결했다고 되받았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가 240㎐ 영상기술이 적용된 반면 LG전자가 480㎐ 기술을 내세운 점도 논쟁이 일고 있다. 480㎐를 채택한 LG가 화질의 우수성을 강조하자 삼성전자는 480㎐는 진정한 기술이 아니라 240㎐의 변형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LG전자 관계자는 "로컬 디밍(백라이트를 구역별로 끄고 켜는 기술)을 동일하게 구현하는 것이 바로 풀 LED 기술력"이라면서 기술 우위를 강조했다.
세트업체들의 직하형과 에지형 논쟁은 삼성LED와 LG이노텍 등 LED를 공급하는 부품업체들의 LED 성능 및 기술력 논란으로도 확대되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LG전자가 후속으로 에지형을 지원할 계획인 것과 관련 LG가 에지형 방식의 핵심기술인 도광판 기술력이 뒤진 게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 전문가들은 두 회사가 소모적 논쟁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디스플레이 업계 한 전문가는 "양측의 주장이 일리가 있지만 소비자가 느끼는 화질은 큰 차이가 없어 불필요한 논쟁을 하고 있다"며 "직하형이 화질은 좋지만 성능차가 크지 않고 오히려 LED 개수가 많아 가격이 올라갈 수밖에 없어 선택하기 나름"이라고 말했다. 또 LG가 말하는 480㎐ 기술은 240㎐에 백라이트를 조절하는 기능을 추가한 것으로 초당 480장의 영상이 생기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용어를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이 올해 3D TV에 채택한 2D→3D 전환 기술도 논란이 되고 있다. 윤부근 삼성전자 사장이 3D TV가 시장에 정착하기 위해서는 2D→3D 변환기술이 꼭 필요하다고 역설한 반면, 이를 채택하지 않은 LG전자는 2D→3D 전환기술이 입체감이 2.2 수준으로 오히려 3D 거부감을 확산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삼성전자측은 "이 기술을 위해 수백억원의 개발비와 수백명의 개발 인력을 투입했고, 수십여건의 해외 특허 출원에 성공했다"며 "3D 콘텐츠가 전무하다시피 한 상황에서 당장 3D TV를 판매해야 하는 세트업체로서는 피할 수 없는 선택"이라고 밝혔다.
반면 LG전자 LCD TV 사업부장인 권희원 부사장은 "만일 3D 콘텐츠로 제작하지 않아도 화질이 좋다면 굳이 아바타가 막대한 투자비를 들여 3D로 제작할 이유가 없고, 도요타처럼 품질 문제가 중시되는 해외시장에서는 삼성도 이를 마케팅 포인트로 소구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LG전자는 더 향상된 변환칩을 개발해 후속 제품에 전환 기능을 적용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3D 콘텐츠가 없는 상황에서 LG전자의 주장은 이해할 수 없는 것"이라며 "그렇다면 왜 3D TV를 출시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기존 2D 영화를 3D로 다시 제작하는 데 6개월이 걸리는 상황에서 당분간 3D TV를 시청하기 위해서는 이 기능은 필수가 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처럼 삼성과 LG가 초기 주도권을 잡기 위해 논쟁을 벌이는 것은 국내 시장 선두를 다투는 입장에서 상대방 기를 꺾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인 것으로 업계는 판단하고 있다.
모니터포유 신수근 사장은 "양측의 대립이 서로의 단점을 보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면서도 "3D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는 등 3D에 대한 논란이 많은 상황에서 두 회사의 논쟁은 시장을 위축시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다음 HDTV 동호회 이군배 회장도 "최근 3D TV 기술논쟁이 이제 막 개화하려는 3D TV 시장의 분위기를 흐리게 해 두 회사 모두 피해자가 될 수 있다"며 "두 회사가 3D TV에 대한 불신감 해소에 더 초점을 두고 3D 기술을 표준화하고 세계 3D TV 시장을 리드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근형ㆍ심화영기자 rilla@ㆍdoroth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