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 캐릭터 묘사 세밀해져…'북두의 권' 무쌍시리즈로 부활
■ 이군의 게임산책
개인적으로 `북두무쌍'은 상반기 출시가 예정됐던 게임 가운데 기대감이 높았던 것 중 하나다. 이 게임의 근간을 만들어준 `삼국무쌍' 시리즈를 재미있게 즐겼던 이유도 있지만, 이 게임의 원작인 만화 `북두의 권'을 너무나 좋아했던 탓도 있었다.
지금 30대를 넘긴 사람이라면 한번쯤 500원짜리 포켓사이즈 만화책으로 발매되었던 북두의 권을 기억하고 있지 않을까. 그 때부터 시작되었던 북두의 권에 대한 애정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기에, 처음 북두무쌍이라는 타이틀이 발표되었을 때는 그야말로 입이 다물어지지가 않을 정도였다.
북두의 권만큼 게임화 하기에 적합한 만화가 얼마나 있겠는가. 게다가 21세기형 액션게임을 정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무쌍 시리즈의 힘을 빌어서 태어나는 북두의 권이라면, 이미 뚜껑을 열어보기 전에 짐작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닐까 싶었다.
북두무쌍은 이같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훌륭한 수준으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처음 게임을 접할 때 `이게 과연 기존의 삼국무쌍 시리즈가 맞나'하는 이질감을 느낄텐데,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이다. 소위 개떼처럼 몰려나오는 적 캐릭터의 숫자가 적어졌고, 주인공인 켄시로의 액션이 이전 무쌍 시리즈보다 좀 더 무게감 있게 만들어져 있기 때문이다. 즉, 기존 무쌍 시리즈와 같이 대단위의 적을 빠르게 상대하는 게임이라기보다는, 소수의 적을 액션성 짙게 상대하는 계열의 게임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할 듯싶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일장일단을 가지고는 있겠지만, 기본적으로는 성공이라고 생각된다. 무엇보다 그동안의 무쌍 시리즈에서 소홀했던 적 캐릭터 묘사가 대단히 세밀해졌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전반적인 캐릭터들의 개성이 확연하게 표현되어 있을 뿐 아니라, 공격을 받는 방법에 따라서 죽을 때의 애니메이션이 달라지고, 공격 패턴도 여러 가지로 늘어나는 등 기존 무쌍 시리즈에 비해 적 캐릭터의 표현이 상당히 좋아졌다.
물론 그만큼 캐릭터의 수가 줄어들었다는 점은 분명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여기에 무기를 중심으로 싸우는 기존 무쌍 시리즈에 비해서 신체만을 이용해서 싸우기 때문에 액션의 범위 역시 제한될 수밖에 없고, 이러한 요소들은 전의 다른 무쌍 시리즈에 비해서 이 게임의 액션성을 약간은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은 것 역시 사실이다.
하지만 알게 모르게 최근의 무쌍 시리즈들은 계속해서 새로운 시도를 해 왔다는 점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 혹자들은 무쌍 시리즈에 대해서 기본 엔진 하나만 가지고 계속해서 울궈 먹는 게임이라고 얘기하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인기 온라인 게임인 `몬스터 헌터'적인 게임 방식을 삼국무쌍적으로 풀어냈던 `진삼국무쌍 멀티레이드', 복수의 캐릭터를 이용해서 게임을 좀 더 전략적으로 만들어줬던 `무쌍 오로치', 건담을 등장시키면서 원거리 공격과 근거리 공격의 콤비네이션을 강조했던 `건담무쌍'까지 이미 무쌍 시리즈는 연타액션게임이라는 하나의 카테고리로만 생각해서는 안 될 것이다.
더군다나 북두무쌍에서는 이전의 무쌍 시리즈를 그리워하는 이용자들을 위해서 별도의 환투 모드를 준비해 놓았다. 여러 주인공을 선택해서 진행할 수 있는 모드로, 진영 뺏기나 화려한 액션 등 이전 무쌍 시리즈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요소들을 모두 집어넣은 모드인 만큼, 기존 팬들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스토리 면에서 원작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음은 물론, 각 캐릭터 별로 다른 별도의 시나리오를 만들어 놓았다는 점은 팬들에게 있어 큰 선물이 되지 않을까 싶다. 원작에서도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는 남두육성권의 전사들은 물론, 그다지 큰 존재감을 가지지 못했던 마미야에게까지 별도의 스토리가 마련되어 있을 정도이니 말이다. 원작의 마지막까지 스토리가 진행되지 않는다는 점은 일면 아쉬울 수도 있겠지만, 반대로 생각해 본다면 속편이 나올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는 것인 만큼, 개인적인 입장에서는 오히려 환영이다. 이 정도의 게임이 한편으로 끝난다면 오히려 아쉬울 테니까 말이다.
세세한 불만들도 있다. 공격시의 타이밍이 이전의 삼국무쌍 시리즈와는 달라서 쉽게 공격을 이어나갈 수 없다든지, 게임 내에서 사용된 CG가 원작의 캐릭터들 이미지와 완벽히 맞아떨어지지 않는 등의 몇 가지 부분은 분명 짚고 넘어가야 할 대목이다.
하지만 이 게임은 단순히 머리로 생각하고 분석해서 평가해야 할 게임이 아니다. 수많은 만화ㆍ애니메이션 팬들의 가슴속에 남아있는 명작이 이 정도의 훌륭한 품질로 발매되었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일부 문제점 정도는 가볍게 넘어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처음 북두의 권을 제대로 된 게임으로 접해본 것은 20년 전이다. 당시 국내에서는 `슈퍼 알라딘보이'라는 이름으로 발매되었던 메가드라이브 버전이었다. 그리고 이후 북두의 권이라는 이름을 달고 나온 게임들을 꼽자면 손가락과 발가락을 모두 동원해도 모자랄 지경이지만, 이 게임 정도의 완성도, 그리고 원작과의 높은 싱크로 율을 보여주는 게임은 없었다. 북두의 권에 대한 추억을 가지고 있는 이용자들이라면, 반드시 즐겨봐야 할 게임이다. 단, 게임 내에서의 폭력 표현 등은 일반 게임의 그것을 가뿐히 뛰어넘는 만큼, 어린이가 있는 집에서는 폭력성에 대해서 충분히 인지하시는 것이 좋을 듯하다.
개인적으로 `북두무쌍'은 상반기 출시가 예정됐던 게임 가운데 기대감이 높았던 것 중 하나다. 이 게임의 근간을 만들어준 `삼국무쌍' 시리즈를 재미있게 즐겼던 이유도 있지만, 이 게임의 원작인 만화 `북두의 권'을 너무나 좋아했던 탓도 있었다.
지금 30대를 넘긴 사람이라면 한번쯤 500원짜리 포켓사이즈 만화책으로 발매되었던 북두의 권을 기억하고 있지 않을까. 그 때부터 시작되었던 북두의 권에 대한 애정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기에, 처음 북두무쌍이라는 타이틀이 발표되었을 때는 그야말로 입이 다물어지지가 않을 정도였다.
북두의 권만큼 게임화 하기에 적합한 만화가 얼마나 있겠는가. 게다가 21세기형 액션게임을 정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무쌍 시리즈의 힘을 빌어서 태어나는 북두의 권이라면, 이미 뚜껑을 열어보기 전에 짐작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닐까 싶었다.
북두무쌍은 이같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훌륭한 수준으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처음 게임을 접할 때 `이게 과연 기존의 삼국무쌍 시리즈가 맞나'하는 이질감을 느낄텐데,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이다. 소위 개떼처럼 몰려나오는 적 캐릭터의 숫자가 적어졌고, 주인공인 켄시로의 액션이 이전 무쌍 시리즈보다 좀 더 무게감 있게 만들어져 있기 때문이다. 즉, 기존 무쌍 시리즈와 같이 대단위의 적을 빠르게 상대하는 게임이라기보다는, 소수의 적을 액션성 짙게 상대하는 계열의 게임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할 듯싶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일장일단을 가지고는 있겠지만, 기본적으로는 성공이라고 생각된다. 무엇보다 그동안의 무쌍 시리즈에서 소홀했던 적 캐릭터 묘사가 대단히 세밀해졌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전반적인 캐릭터들의 개성이 확연하게 표현되어 있을 뿐 아니라, 공격을 받는 방법에 따라서 죽을 때의 애니메이션이 달라지고, 공격 패턴도 여러 가지로 늘어나는 등 기존 무쌍 시리즈에 비해 적 캐릭터의 표현이 상당히 좋아졌다.
물론 그만큼 캐릭터의 수가 줄어들었다는 점은 분명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여기에 무기를 중심으로 싸우는 기존 무쌍 시리즈에 비해서 신체만을 이용해서 싸우기 때문에 액션의 범위 역시 제한될 수밖에 없고, 이러한 요소들은 전의 다른 무쌍 시리즈에 비해서 이 게임의 액션성을 약간은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은 것 역시 사실이다.
하지만 알게 모르게 최근의 무쌍 시리즈들은 계속해서 새로운 시도를 해 왔다는 점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 혹자들은 무쌍 시리즈에 대해서 기본 엔진 하나만 가지고 계속해서 울궈 먹는 게임이라고 얘기하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인기 온라인 게임인 `몬스터 헌터'적인 게임 방식을 삼국무쌍적으로 풀어냈던 `진삼국무쌍 멀티레이드', 복수의 캐릭터를 이용해서 게임을 좀 더 전략적으로 만들어줬던 `무쌍 오로치', 건담을 등장시키면서 원거리 공격과 근거리 공격의 콤비네이션을 강조했던 `건담무쌍'까지 이미 무쌍 시리즈는 연타액션게임이라는 하나의 카테고리로만 생각해서는 안 될 것이다.
더군다나 북두무쌍에서는 이전의 무쌍 시리즈를 그리워하는 이용자들을 위해서 별도의 환투 모드를 준비해 놓았다. 여러 주인공을 선택해서 진행할 수 있는 모드로, 진영 뺏기나 화려한 액션 등 이전 무쌍 시리즈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요소들을 모두 집어넣은 모드인 만큼, 기존 팬들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스토리 면에서 원작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음은 물론, 각 캐릭터 별로 다른 별도의 시나리오를 만들어 놓았다는 점은 팬들에게 있어 큰 선물이 되지 않을까 싶다. 원작에서도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는 남두육성권의 전사들은 물론, 그다지 큰 존재감을 가지지 못했던 마미야에게까지 별도의 스토리가 마련되어 있을 정도이니 말이다. 원작의 마지막까지 스토리가 진행되지 않는다는 점은 일면 아쉬울 수도 있겠지만, 반대로 생각해 본다면 속편이 나올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는 것인 만큼, 개인적인 입장에서는 오히려 환영이다. 이 정도의 게임이 한편으로 끝난다면 오히려 아쉬울 테니까 말이다.
세세한 불만들도 있다. 공격시의 타이밍이 이전의 삼국무쌍 시리즈와는 달라서 쉽게 공격을 이어나갈 수 없다든지, 게임 내에서 사용된 CG가 원작의 캐릭터들 이미지와 완벽히 맞아떨어지지 않는 등의 몇 가지 부분은 분명 짚고 넘어가야 할 대목이다.
하지만 이 게임은 단순히 머리로 생각하고 분석해서 평가해야 할 게임이 아니다. 수많은 만화ㆍ애니메이션 팬들의 가슴속에 남아있는 명작이 이 정도의 훌륭한 품질로 발매되었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일부 문제점 정도는 가볍게 넘어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처음 북두의 권을 제대로 된 게임으로 접해본 것은 20년 전이다. 당시 국내에서는 `슈퍼 알라딘보이'라는 이름으로 발매되었던 메가드라이브 버전이었다. 그리고 이후 북두의 권이라는 이름을 달고 나온 게임들을 꼽자면 손가락과 발가락을 모두 동원해도 모자랄 지경이지만, 이 게임 정도의 완성도, 그리고 원작과의 높은 싱크로 율을 보여주는 게임은 없었다. 북두의 권에 대한 추억을 가지고 있는 이용자들이라면, 반드시 즐겨봐야 할 게임이다. 단, 게임 내에서의 폭력 표현 등은 일반 게임의 그것을 가뿐히 뛰어넘는 만큼, 어린이가 있는 집에서는 폭력성에 대해서 충분히 인지하시는 것이 좋을 듯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