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포럼] 디자인 리더가 필요하다

정주형 이모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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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03-04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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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포럼] 디자인 리더가 필요하다
현대카드가 설립되던 초기, 홈페이지를 만들어주기 위해 사무실을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디자인 사업체의 대표가 아예 그 안에 자리를 잡고 현대카드 CEO와 가까운 거리에서 수시로 소통하며 회사의 로고를 비롯해 폰트, 카드디자인, 광고까지 모든 비주얼 커뮤니케이션 요소를 챙기고 있는 것이 아닌가! 알고 보니 CEO의 디자인 감각이 수준급이라 디자인 전문가가 직접 붙어야 했던 것이었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지금 그러한 디자인 경영의 결과는 분명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문득 책상 위에 놓인 두 대의 스마트폰을 켠다. 하나는 우리나라 제품 또 하나는 애플 아이폰. 앱을 하나씩 받아보겠다. 먼저 애플. 앱스토어 아이콘을 누르고 필요한 앱 가격 부분을 누르면 바탕화면에 바로 앱 아이콘이 보인다. 최소 네 번 누르고 사용 가능하다. 다음은 우리나라 제품. 최소 두 배 이상 시간과 클릭이 필요했고 설치 후에도 앱은 보이지 않는다. PC처럼 프로그램 폴더에 찾아 들어가야 볼 수 있다.

이처럼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면 우리 모바일 단말기 제조기술도 이동통신서비스의 품격도 작게만 느껴진다. 스마트폰은 일반 핸드폰과 달리 모바일OS가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즉, 아무리 잘 갖춰진 단말기와 통신인프라라 하더라도 현재 MS 윈도우모바일로는 애플과의 경쟁은 이길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로서의 충언이다. 물론 이제 국산 모바일OS가 탄생했고 구글 안드로이드가 공유되며 MS가 새로운 OS를 선보이는 등 분명 환경의 변화는 예고되고 있다. 그러나 국산 모바일OS의 선전을 간절히 기대하는 마음 한편에는 안타깝게도 스마트폰 시장에서부터 OS가 촉매가 되어 모바일 시장의 부가가치가 우리 손을 떠나게 되지 않을까 하는 위기가 느껴진다.

이미 대이동은 시작되었다. 벌써부터 세계적으로 우수한 우리의 인터넷전문가와 게임개발자들이 그들이 만들어 놓은 텃밭 위에서 씨를 뿌리고 있다. 재주는 우리가 부리고 부가가치는 그들이 챙길 수 있는 생태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연일 아이폰에 감탄하며 앱 개발자들을 향해 플래시를 터뜨리고 있다.

우리의 혁신적인 인재들이 우리 국가대표 기업의 텃밭에서 일하게 만들지 못한 책임을 느끼고 반성이 앞설 때다. 그리고 연일 모바일 업계의 발전에 대한 많은 의견들이 오간다. 그러나 앱스토어를 만들고, 콘텐츠의 중요성만 강조하는 등 애플의 겉모습을 따라한다고 이길 수는 없다. 그보다는 지금이라도 스마트폰의 본질을 명확히 이해하고 꼭 필요한 핵심기능을 아이폰 수준 혹은 그 이상 간결하고 세련되게 제공하는 출발이 필요하다. 여기에 애플이 제공하지 못하는 차별화 된 가치를 보태어 경쟁에 불을 붙여야한다. 그리고 단말기 제조 강국이라고 스마트폰 경쟁력을 성능과 기능유무로 따질 것이 아니다. 오히려 사용자가 목적을 이루는데 몇 번 누르는지 몇 초 기다리는지 어떤 감정을 가지는지를 더 중시해야한다. 스타벅스 커피를 손에 쥐었을 때, 아이폰을 손에 쥐었을 때 그 느낌의 차이가 무엇인지를 직접 느껴본 리더가 필요하다.

일단 불은 붙었다. 한국인의 기적은 항상 여기에서 출발한다.이제 혁신적인 인재의 역할이 관건이다. 기존의 방법으로는 마치 MS가 윈도를 축소시켜 모바일OS를 만든 것과 같은 실수를 범하게 된다. 적어도 애플을 상대하려면 우리에게도 스티브 잡스 같은 인재가 필요하다.

나는 스티브 잡스를 `레오나르도다빈치'형 인재로 본다. 디자이너이자 엔지니어의 자질을 동시에 갖추고 사물을 다각도로 해체해서 바라보는 능력이 그의 특징이다. 만일 그와 경쟁할 우리 리더의 역량이 미치지 못한다면 서두의 사례처럼 할 일이다. 디자이너는 엔지니어를, 엔지니어는 디자이너를 곁에 두고 같이 한 몸같이 소통해야 한다. 부서간 기업 간 협업으로는 부족하다.대체적으로 한국의 리더들이 기술과 제조에 강하니 필요한 것은 감성과 감각을 읽을 수 있는 디자인 참모, 디자인 리더가 필요하다. 이것이 모바일 생태계에서 높은 부가가치를 점유하기 위한 디자인 경영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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