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관ㆍ그래픽도 1편 답습… 한글화는 위안
■ 이군의 게임산책
마케팅, 세계관의 확장과 보충, 익숙한 게임 방식의 발전적 해석 등 게임업계에서 속편이 나오는 이유는 상당히 많다. 최근 1년 간 즐겨온 게임 중 속편이 아닌 게임이 얼마나 있었는지를 생각하는 편이 더 빠를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모든 속편이 다 성공하는 것은 아니며, 구조적으로 제대로 된 속편을 만들 수 없는 경우도 존재한다. 예를 들어 `파이널 판타지' 같은 시리즈가 시리즈 명만을 이어가면서 완전히 별개의 게임을 만들어 내고 있다. 그렇지만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고 만들어낸 속편이 지속적인 시리즈의 기반을 만들어 가는 경우 역시 존재한다.
이번에 리뷰할 `바이오쇼크 2'를 이러한 구분에 비춰 생각해 본다면, 속편을 내놓기 어려운 게임에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 전편에서 이미 스토리를 확실히 완결해 버렸던 만큼, 완전히 다른 스토리 내지는 숨겨진 반전이 없이는 전편과의 연관성을 가지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게임 역사에 길이 남을 정도로 훌륭한 스토리 구성을 보여주고 있던 전작의 아우라 역시 속편 제작에는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 같다.
이에 제작진이 선택한 전략은 타이틀 뿐 아닌 세계관까지도 등에 업는 것이었고, 이를 위해서 전작의 적 캐릭터인 빅대디의 입장에서 전개되는 타이틀을 제작하게 되었다(전작으로부터 약 1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는 배경 소개는 있지만, 이 부분이 크게 어필되지는 않는다).
때문에 게임의 전반적인 모습은 전작의 그것을 상당 부분 답습하고 있다. 특히 전투 방법은 전작과 거의 달라지지 않았고, 적들 역시 등장 패턴의 변경과 AI 발전 정도만 있을 뿐이지 기본적으로는 전작에 기인하고 있다. 즉, 전작에서 크게 바뀐 부분이 없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중요한 것은 스토리인데, 문제는 기가 막힌 반전까지 제시하며 깔끔하게 맺어졌던 원작의 스토리를 지나치게 가져다가 사용하려 했던 탓에, 상대적으로 그 밀도가 떨어진다는 데 있다. 하다 못해 `바이오해저드' 시리즈와 같이 전체의 흑막을 손에 쥐고 있는 더 큰 구조를 만들어 냈다면 모를까, 전작에 비해서는 절대 높은 점수를 줄 수 없다.
때문에 전체적인 느낌은 속편이라기보다는 확장판, 좀 더 정확히 얘기하면 스케일을 조금 줄이더라도 전작의 다운로드 콘텐츠 정도가 되어야 맞지 않을까 하는 느낌이다. 실제로 그래픽 적인 발전은 거의 없다.
물론 이 게임이 전작과 가지는 가장 결정적인 차이는 멀티플레이 모드다. 문제는 한국에서 이 멀티플레이 모드를 즐길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관리 문제라고는 생각이 되지만, 이 게임의 멀티플레이 모드는 한국만의 별도 서버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함께 즐길 수 있는 사람의 수가 거의 없다. 실제로 필자의 경우 퇴근 후 일을 마치고 멀티방이 차기를 몇번 기다리다가 결국은 기다리지 못하고 게임을 종료하곤 했으니, 제대로 된 멀티플레이는 한번도 즐겨보지 못했다.
물론 게임이 반드시 대규모의 물량을 투입하고 완전히 차별화된 속편을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는 아니다. 사실 동일한 장르에서 엔진 등의 큰 변화를 주지 않으면서도 전편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게임이 있지 않은가.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2'가 대표적이다. 따라서 이 게임의 문제는 속편을 만들기 어려운 구조의 게임을 지나치게 속편화 하려했다 는 점에서 기인했다고 판단된다.
그래도 한 가지 높게 살 만한 점은, 바로 한글화가 되었다는 점이다. 특히 시나리오 비중이 높은 대작 게임들일수록 개발비 등의 문제로 한글화 율이 낮아지고 있는 상황인 만큼, 이 게임의 존재가치는 더욱 크다. 특히 전작이 한글화되지 않았던 PS3 버전은 이번에 엑스박스360과 동일하게 한글화되어 출시되었다는 점 역시 놓쳐서는 안될 부분이다.
이렇게 되고 나니, 사실 누구에게 권해야 할 지 애매해지는 상황이다. 만약 멀티플레이 지원이 제대로 되었다면 전작을 즐겼던 이용자들에게라도 `이번에는 멀티플레이가 강화되었으니 그 쪽을 즐기면 되겠습니다'라고 할 수 있었겠지만 한국 상황에서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스토리가 전작 못지 않게 훌륭하느냐고 하면 이도 그렇다고 말할 수 없고, 액션성 자체가 크게 강화되었다면 액션으로라도 즐겨보길 권하겠지만 그 쪽에서도 너무 전작의 궤를 따라가고 있다.
때문에 전작을 너무 재미있게 즐겼고, 설사 조금 실망스러운 부분이 있더라도 전작의 느낌을 다시 한번 느껴보고 싶다는 이용자들에게는 두 말 않고 추천할 수 있다. 하지만 전작을 능가하는 후속작의 느낌을 보고 싶은 분들이라면 조금 신중하게 고려를 해 봐야 할 것이다.
이외에 또 하나의 아쉬운 점이라면, 사실상 `바이오쇼크 3'가 발매될 가능성은 없다는 것이다. 2편이 아예 다른 시나리오와 방향성을 가졌으면 몰랐을까, 전작의 확장판 정도로 끝나 버린 상황에서 엉뚱하게 3편은 완전히 새로운 게임으로 만들 수도 없는 노릇 아니겠는가. 차라리 이 게임을 바이오쇼크 1.5 정도의, 1편에서 연계되는 별도의 버전으로 만들어주고 실제 2편은 해저도시 랩터를 벗어난, 전혀 다른 구성의 게임으로 만들어주는 것이 장기적인 시리즈의 발전을 위해 옳은 선택이 아니었을까 싶다.
마케팅, 세계관의 확장과 보충, 익숙한 게임 방식의 발전적 해석 등 게임업계에서 속편이 나오는 이유는 상당히 많다. 최근 1년 간 즐겨온 게임 중 속편이 아닌 게임이 얼마나 있었는지를 생각하는 편이 더 빠를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모든 속편이 다 성공하는 것은 아니며, 구조적으로 제대로 된 속편을 만들 수 없는 경우도 존재한다. 예를 들어 `파이널 판타지' 같은 시리즈가 시리즈 명만을 이어가면서 완전히 별개의 게임을 만들어 내고 있다. 그렇지만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고 만들어낸 속편이 지속적인 시리즈의 기반을 만들어 가는 경우 역시 존재한다.
이번에 리뷰할 `바이오쇼크 2'를 이러한 구분에 비춰 생각해 본다면, 속편을 내놓기 어려운 게임에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 전편에서 이미 스토리를 확실히 완결해 버렸던 만큼, 완전히 다른 스토리 내지는 숨겨진 반전이 없이는 전편과의 연관성을 가지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게임 역사에 길이 남을 정도로 훌륭한 스토리 구성을 보여주고 있던 전작의 아우라 역시 속편 제작에는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 같다.
이에 제작진이 선택한 전략은 타이틀 뿐 아닌 세계관까지도 등에 업는 것이었고, 이를 위해서 전작의 적 캐릭터인 빅대디의 입장에서 전개되는 타이틀을 제작하게 되었다(전작으로부터 약 1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는 배경 소개는 있지만, 이 부분이 크게 어필되지는 않는다).
때문에 게임의 전반적인 모습은 전작의 그것을 상당 부분 답습하고 있다. 특히 전투 방법은 전작과 거의 달라지지 않았고, 적들 역시 등장 패턴의 변경과 AI 발전 정도만 있을 뿐이지 기본적으로는 전작에 기인하고 있다. 즉, 전작에서 크게 바뀐 부분이 없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중요한 것은 스토리인데, 문제는 기가 막힌 반전까지 제시하며 깔끔하게 맺어졌던 원작의 스토리를 지나치게 가져다가 사용하려 했던 탓에, 상대적으로 그 밀도가 떨어진다는 데 있다. 하다 못해 `바이오해저드' 시리즈와 같이 전체의 흑막을 손에 쥐고 있는 더 큰 구조를 만들어 냈다면 모를까, 전작에 비해서는 절대 높은 점수를 줄 수 없다.
때문에 전체적인 느낌은 속편이라기보다는 확장판, 좀 더 정확히 얘기하면 스케일을 조금 줄이더라도 전작의 다운로드 콘텐츠 정도가 되어야 맞지 않을까 하는 느낌이다. 실제로 그래픽 적인 발전은 거의 없다.
물론 이 게임이 전작과 가지는 가장 결정적인 차이는 멀티플레이 모드다. 문제는 한국에서 이 멀티플레이 모드를 즐길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관리 문제라고는 생각이 되지만, 이 게임의 멀티플레이 모드는 한국만의 별도 서버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함께 즐길 수 있는 사람의 수가 거의 없다. 실제로 필자의 경우 퇴근 후 일을 마치고 멀티방이 차기를 몇번 기다리다가 결국은 기다리지 못하고 게임을 종료하곤 했으니, 제대로 된 멀티플레이는 한번도 즐겨보지 못했다.
물론 게임이 반드시 대규모의 물량을 투입하고 완전히 차별화된 속편을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는 아니다. 사실 동일한 장르에서 엔진 등의 큰 변화를 주지 않으면서도 전편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게임이 있지 않은가.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2'가 대표적이다. 따라서 이 게임의 문제는 속편을 만들기 어려운 구조의 게임을 지나치게 속편화 하려했다 는 점에서 기인했다고 판단된다.
그래도 한 가지 높게 살 만한 점은, 바로 한글화가 되었다는 점이다. 특히 시나리오 비중이 높은 대작 게임들일수록 개발비 등의 문제로 한글화 율이 낮아지고 있는 상황인 만큼, 이 게임의 존재가치는 더욱 크다. 특히 전작이 한글화되지 않았던 PS3 버전은 이번에 엑스박스360과 동일하게 한글화되어 출시되었다는 점 역시 놓쳐서는 안될 부분이다.
이렇게 되고 나니, 사실 누구에게 권해야 할 지 애매해지는 상황이다. 만약 멀티플레이 지원이 제대로 되었다면 전작을 즐겼던 이용자들에게라도 `이번에는 멀티플레이가 강화되었으니 그 쪽을 즐기면 되겠습니다'라고 할 수 있었겠지만 한국 상황에서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스토리가 전작 못지 않게 훌륭하느냐고 하면 이도 그렇다고 말할 수 없고, 액션성 자체가 크게 강화되었다면 액션으로라도 즐겨보길 권하겠지만 그 쪽에서도 너무 전작의 궤를 따라가고 있다.
때문에 전작을 너무 재미있게 즐겼고, 설사 조금 실망스러운 부분이 있더라도 전작의 느낌을 다시 한번 느껴보고 싶다는 이용자들에게는 두 말 않고 추천할 수 있다. 하지만 전작을 능가하는 후속작의 느낌을 보고 싶은 분들이라면 조금 신중하게 고려를 해 봐야 할 것이다.
이외에 또 하나의 아쉬운 점이라면, 사실상 `바이오쇼크 3'가 발매될 가능성은 없다는 것이다. 2편이 아예 다른 시나리오와 방향성을 가졌으면 몰랐을까, 전작의 확장판 정도로 끝나 버린 상황에서 엉뚱하게 3편은 완전히 새로운 게임으로 만들 수도 없는 노릇 아니겠는가. 차라리 이 게임을 바이오쇼크 1.5 정도의, 1편에서 연계되는 별도의 버전으로 만들어주고 실제 2편은 해저도시 랩터를 벗어난, 전혀 다른 구성의 게임으로 만들어주는 것이 장기적인 시리즈의 발전을 위해 옳은 선택이 아니었을까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