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내 다채로운 콘텐츠ㆍ액션 수행 높은 점수줄만
전작 문제점 상당히 개선… 시나리오도 한층 강화
전작 문제점 상당히 개선… 시나리오도 한층 강화
■ 이군의 게임산책
어새신 크리드 2
2008년 발매된 액션 게임 `어새신 크리드'는 여러 모로 화제를 낳은 작품이었다. 뛰어난 그래픽과 잠입이라는 조금은 식상한 개념을 최대한으로 재미있게 풀어낸 게임 방식과 GTA 등을 통해 게임업계의 화두로 떠올랐던 샌드박스 형식의 도입, 그리고 업계에서는 보기 드문 여성(그것도 상당한 미인) 프로듀서인 제이드 레이몬드의 화제성까지 더해져 높은 판매고를 올렸을 뿐 아니라 3편까지의 제작이 결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게임으로 봤을 때 어새신 크리드는 조금 실험적인 면이 강했다고 볼 수 있다. 그래픽적으로는 탄성을 자아낼 정도로 훌륭했고(특히 게임 내의 독특한 점프 시스템인 신뢰의 도약 사용을 위해 높은 장소로 올라갔을 때의 배경 그래픽은 게임의 존재 이유라고 불러도 됐을 정도), 액션적인 면에 있어서도 잠입액션이라는 특성을 감안할 때 합격점을 줄 수 있을 만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샌드박스 형식을 너무나 고민 없이 택했다는 데 그 문제가 있었다. 간단히 말하자면, 마치 모래상자를 가지고 놀 듯 기본적인 게임의 틀만 잡힌 상태에서 최대한 높은 자유도를 보장한다는 것인데, 자칫 잘못하면 의미 없는 `미션의 연속 + 정작 게임을 진행해 나가야 할 방향을 제대로 못 잡아내는' 상황을 초래할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아쉽게도 어새신 크리드는 이 두 가지의 덫에 모두 걸린 게임이었다.
하지만 오늘 소개할 `어새신 크리드 2'는 다행히도 이용자들이 전작에서 어떤 점에 대해 불만을 가졌는지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게임의 진행 방식을 좀 더 다양화하고 별도의 스테이지를 만드는 방식으로, 전작에서 문제가 됐던 특징 없는 미션의 반복적 진행이라는 점을 고쳤고, 게이머들을 끌어줄 수 있는 시나리오 역시 상당 부분 강화시켰다. 또 전작에서 가장 호평을 얻었던 뛰어난 배경 그래픽은 전작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적어도 전작보다 나은 후속작이라는 평가를 받기에는 전혀 부족함이 없다.
특히 게임 내의 콘텐츠가 다양해졌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카운터 어택을 이용해서 좀 더 다채로운 액션을 행할 수 있으며, 무기의 수도 대폭 증가한 점, 시체를 메고 다닌다든지 몸통 공격으로 적과 싸우는 등 일반 액션 게임이라고 해도 부끄럽지 않을 정도의 콘텐츠가 추가되었다는 점에서 개발진의 성의가 엿보인다.
하지만 최상급으로 평가하기에는 여전히 곤란한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가장 먼저 얘기해야 할 것은 잠입이라는 시스템 자체에 너무 치중하고 있다는 점. 샌드박스 스타일을 표방한 게임이었다면, 적어도 게임 진행 자체에서도 좀 더 자유를 줬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무기의 종류까지도 크게 늘어난 상황이니, 아예 선택하기에 따라서는 완전한 액션 게임처럼 즐길 수 있는 여지 역시 남겨줬어야 하지 않을까.
때문에 늘어난 게임 방식 역시도 `이런 게 되는구나 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시체를 몰고 가봐야 눈에만 띌 뿐이고, 무기를 바꿔가면서 싸워봐야 게임 밸런싱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조금 과장해서 얘기하자면 게임이라기보다는 여러 가지가 가능한 인터랙티브 데모를 보는 느낌 정도라고 해야 할까. 위에서 이야기한 게임 콘텐츠의 볼륨을 키운다라는 발상이 게임 플레이 방식과는 완전히 연결되지 않은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이 게임의 가치를 낮게 평가하는 것은 아니다. 세상에는 이보다 더 제한된 시스템과 콘텐츠를 가진 게임도 흔하니 말이다(대표적으로 예전에 리뷰했던 `닌자 블레이드' 같은 게임을 들 수 있겠다). 오히려 게임 플레이 자체에 조금만 더 신경을 썼더라면 전편보다 훨씬 훌륭한 게임이 나올 수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사실 샌드박스라는 장르는 절대 쉽게 접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스토리나 연출을 살려낸 게임들에 비해서 이용자의 행동 패턴을 예측하기도 어려울 뿐 아니라, 이용자 경험의 디자인 역시 어렵기 때문이다. 시나리오가 확실하게 짜여 있는 작품이라면, 그 진행에 맞게 무기의 사용, 동선의 선택 등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디자인이 수월한 만큼, 게임 장르의 특성은 어느 정도 감안하고 넘어가야 할 부분일 것이다(이 게임이 이러한 방식을 택한 데는 프로듀서인 제이드의 전 작품이 `심즈 온라인'이었다는 점 역시 감안해야하겠다).
전작에 이은 한글화는 역시 칭찬할 만하다. 전작에서 문제가 되었던 일부 오역 등도 대부분 고쳐졌으며, 음성 더빙을 하지 않음으로써 원작의 분위기를 더욱 잘 살림과 동시에 비용 절감까지 했다는 점에서 플러스 점수를 주고 싶다. 게임의 진행을 이해하는 것이 의외로 중요한 만큼, 한글화가 가지는 의미는 크다.
이런 저런 말이 많았지만, 전반적으로는 아주 재미있게 즐긴 타이틀이었다. 그리고 3편에서는 단순한 연출이나 무기 등 콘텐츠의 증대보다는 좀 더 잘 짜여진 게임이 나올 수 있기를 바란다. 확실하게 짜여진 시나리오 아래에서 샌드박스적 요소를 좀 더 버리고 만들어질 수 있다면 명작의 반열에 오를 가능성도 충분해 보인다.
한편, 이 게임은 PS3/Xbox360의 두 플랫폼으로 발매됐으나, 이번 리뷰는 PS3용 타이틀을 기준으로 했다.
어새신 크리드 2
2008년 발매된 액션 게임 `어새신 크리드'는 여러 모로 화제를 낳은 작품이었다. 뛰어난 그래픽과 잠입이라는 조금은 식상한 개념을 최대한으로 재미있게 풀어낸 게임 방식과 GTA 등을 통해 게임업계의 화두로 떠올랐던 샌드박스 형식의 도입, 그리고 업계에서는 보기 드문 여성(그것도 상당한 미인) 프로듀서인 제이드 레이몬드의 화제성까지 더해져 높은 판매고를 올렸을 뿐 아니라 3편까지의 제작이 결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게임으로 봤을 때 어새신 크리드는 조금 실험적인 면이 강했다고 볼 수 있다. 그래픽적으로는 탄성을 자아낼 정도로 훌륭했고(특히 게임 내의 독특한 점프 시스템인 신뢰의 도약 사용을 위해 높은 장소로 올라갔을 때의 배경 그래픽은 게임의 존재 이유라고 불러도 됐을 정도), 액션적인 면에 있어서도 잠입액션이라는 특성을 감안할 때 합격점을 줄 수 있을 만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샌드박스 형식을 너무나 고민 없이 택했다는 데 그 문제가 있었다. 간단히 말하자면, 마치 모래상자를 가지고 놀 듯 기본적인 게임의 틀만 잡힌 상태에서 최대한 높은 자유도를 보장한다는 것인데, 자칫 잘못하면 의미 없는 `미션의 연속 + 정작 게임을 진행해 나가야 할 방향을 제대로 못 잡아내는' 상황을 초래할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아쉽게도 어새신 크리드는 이 두 가지의 덫에 모두 걸린 게임이었다.
하지만 오늘 소개할 `어새신 크리드 2'는 다행히도 이용자들이 전작에서 어떤 점에 대해 불만을 가졌는지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게임의 진행 방식을 좀 더 다양화하고 별도의 스테이지를 만드는 방식으로, 전작에서 문제가 됐던 특징 없는 미션의 반복적 진행이라는 점을 고쳤고, 게이머들을 끌어줄 수 있는 시나리오 역시 상당 부분 강화시켰다. 또 전작에서 가장 호평을 얻었던 뛰어난 배경 그래픽은 전작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적어도 전작보다 나은 후속작이라는 평가를 받기에는 전혀 부족함이 없다.
특히 게임 내의 콘텐츠가 다양해졌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카운터 어택을 이용해서 좀 더 다채로운 액션을 행할 수 있으며, 무기의 수도 대폭 증가한 점, 시체를 메고 다닌다든지 몸통 공격으로 적과 싸우는 등 일반 액션 게임이라고 해도 부끄럽지 않을 정도의 콘텐츠가 추가되었다는 점에서 개발진의 성의가 엿보인다.
하지만 최상급으로 평가하기에는 여전히 곤란한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가장 먼저 얘기해야 할 것은 잠입이라는 시스템 자체에 너무 치중하고 있다는 점. 샌드박스 스타일을 표방한 게임이었다면, 적어도 게임 진행 자체에서도 좀 더 자유를 줬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무기의 종류까지도 크게 늘어난 상황이니, 아예 선택하기에 따라서는 완전한 액션 게임처럼 즐길 수 있는 여지 역시 남겨줬어야 하지 않을까.
때문에 늘어난 게임 방식 역시도 `이런 게 되는구나 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시체를 몰고 가봐야 눈에만 띌 뿐이고, 무기를 바꿔가면서 싸워봐야 게임 밸런싱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조금 과장해서 얘기하자면 게임이라기보다는 여러 가지가 가능한 인터랙티브 데모를 보는 느낌 정도라고 해야 할까. 위에서 이야기한 게임 콘텐츠의 볼륨을 키운다라는 발상이 게임 플레이 방식과는 완전히 연결되지 않은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이 게임의 가치를 낮게 평가하는 것은 아니다. 세상에는 이보다 더 제한된 시스템과 콘텐츠를 가진 게임도 흔하니 말이다(대표적으로 예전에 리뷰했던 `닌자 블레이드' 같은 게임을 들 수 있겠다). 오히려 게임 플레이 자체에 조금만 더 신경을 썼더라면 전편보다 훨씬 훌륭한 게임이 나올 수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사실 샌드박스라는 장르는 절대 쉽게 접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스토리나 연출을 살려낸 게임들에 비해서 이용자의 행동 패턴을 예측하기도 어려울 뿐 아니라, 이용자 경험의 디자인 역시 어렵기 때문이다. 시나리오가 확실하게 짜여 있는 작품이라면, 그 진행에 맞게 무기의 사용, 동선의 선택 등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디자인이 수월한 만큼, 게임 장르의 특성은 어느 정도 감안하고 넘어가야 할 부분일 것이다(이 게임이 이러한 방식을 택한 데는 프로듀서인 제이드의 전 작품이 `심즈 온라인'이었다는 점 역시 감안해야하겠다).
전작에 이은 한글화는 역시 칭찬할 만하다. 전작에서 문제가 되었던 일부 오역 등도 대부분 고쳐졌으며, 음성 더빙을 하지 않음으로써 원작의 분위기를 더욱 잘 살림과 동시에 비용 절감까지 했다는 점에서 플러스 점수를 주고 싶다. 게임의 진행을 이해하는 것이 의외로 중요한 만큼, 한글화가 가지는 의미는 크다.
이런 저런 말이 많았지만, 전반적으로는 아주 재미있게 즐긴 타이틀이었다. 그리고 3편에서는 단순한 연출이나 무기 등 콘텐츠의 증대보다는 좀 더 잘 짜여진 게임이 나올 수 있기를 바란다. 확실하게 짜여진 시나리오 아래에서 샌드박스적 요소를 좀 더 버리고 만들어질 수 있다면 명작의 반열에 오를 가능성도 충분해 보인다.
한편, 이 게임은 PS3/Xbox360의 두 플랫폼으로 발매됐으나, 이번 리뷰는 PS3용 타이틀을 기준으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