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봅시다] 합성생물학

생명현상에 부품ㆍ표준화 적용 신물질 제작
유전자ㆍ단백질 합성… 대체에너지ㆍ신약개발 등 활용
여러 과학분야 융합 바이오기술 패러다임 변화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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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에너지, 저탄소 신소재 기술이 세계적인 이슈로 등장하면서 바이오 기술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습니다. 이중에서도 합성생물학(Synthetic Biology)은 바이오기술 전반에 공학적 관점을 도입해 패러다임의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합성생물학은 생명체를 구성하는 유전자, 단백질, 대사회로 등을 필요에 따라 합성할 수 있도록 여러 공학기술에서 적용되는 부품화, 표준화, 모듈화에 적용하는 방식입니다.

생명현상의 비밀을 담고 있는 세포기능은 너무나 다양하고 복잡해서 개별적인 연구주제로만 다뤄져 왔으며 이를 일반화함으로써 여러 분야에서 보편적으로 활용하려는 관심은 아주 최근의 일입니다.

기존 생명공학이 새로운 자연원리나 물질의 발견ㆍ적용에 초점을 맞췄다면 합성생물학은 생명현상을 구성하는 요소들의 합성(synthesis) 및 조합(assembly)을 통해 새로운 시스템을 `제작'하고자 하는 분야입니다. 일반 공학기술에 적용되는 `부품 개발→표준화→모듈 구축'의 과정을 세포기능에 적용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합성생물학의 원조 격인 미국 UC버클리의 제이 키슬링(Jay Keasling) 교수 연구팀이 이전에 식물에서 추출하던 고가의 말라리아 치료제인 아르테미시닌(artemisinin)을 대량 생산하는 인공효모를 제작한 사례는 합성생물학의 대표적인 예로 꼽힙니다.

◇나노ㆍITㆍ기계공학 등 융합 필요=합성생물학은 분자생물학, 시스템생물학, 나노기술 등 근접 연구분야를 융합한 접근이 중요하며 유전자, 단백질, 대사회로를 필요에 따라 설계ㆍ합성하고 실제 세포에서 작동되는지 여부를 검증하는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특히 인공생물체 제작을 위해서는 생물학뿐만 아니라 컴퓨터, 전기, 기계공학 등 여러 과학분야 기술이 필요합니다. 이를 통해 자연계에는 존재하지 않는 생물시스템을 인위적으로 합성하는 게 가능해질 전망입니다.

이러한 합성생물학 연구는 먼저 에너지, 석유대체 물질 및 고부가가치 대사산물을 대장균, 효모 등을 이용해 합성하는 데 적용될 수 있으며, 보다 장기적으로는 새로운 바이오 시스템 또는 인공생명체 설계 및 합성기술로 발전할 전망입니다. 에너지 개발을 위한 슈퍼효소, 미생물을 이용한 초고감도 센서, 세포기능을 지시하는 유전자 논리회로 등 다양한 연구 분야에서 급속한 진전이 기대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지구온난화와 화석자원의 고갈로 기존 산업체계에서 석유가 담당하던 역할을 재생 가능한 자원인 바이오매스로 대체하는 바이오 에너지 및 바이오 리파이너리(바이오 정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합성생물학에 대한 관심도 더욱 높아지고 있습니다.

합성생물학은 특히 초기의 PC처럼 젊은 과학자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는데, 미국 MIT가 주도하는 세계 대학생들의 합성생물학 경진대회인 `국제유전공학장치(iGEM)대회'는 4회째 참가자만 이미 1100명을 넘어섰고, 바이오 부품을 기탁해 공개적 활용을 추구하는 `바이오 브릭(biobricks)' 재단의 부품리스트도 3500개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바이오 에너지 기반기술로 주목=20세기에는 `화학'과 `합성'이 만나서 많은 물질적 풍요를 만들어 냈습니다. 오늘날의 풍요는 어느 것 하나 `화학+합성'의 영향을 받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합성화학 기반의 풍요는 매장 자원의 고갈, 대기 중 탄소 농도 증가라는 예고된 문제에 봉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어려움을 넘어서기 위해 많은 국제적 노력이 이어졌고, 그 결과 녹색기술, 저탄소 녹색성장이 전 세계적 구호로 등장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바이오매스를 이용해 21세기에도 지속 가능한 물질적 풍요를 이끌어낼 혁신적 기술로 합성생물학이 기대를 받고 있는 것입니다. 그 영향력은 20세기 초 합성화학(synthetic chemistry)이 화학관련 분야 발전에 미친 영향과 비견될 수 있으며, 기술적인 성패는 기계 또는 전자분야에서처럼 부품화ㆍ표준화를 통해 바이오 물질의 기능을 모듈화할 수 있는가, 즉 `설계 및 합성기술'의 확보 가능성에 달려있다고 판단됩니다.

이미 많은 자료에서 합성생물학을 컴퓨터, 나노기술에 이어 인류의 미래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원천기술로 보고하고 있으며, 미국, 유럽의 선진 기관, 학계, 기업에서 선도적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 경제적, 산업적 성과를 내는 데까지는 부단한 연구와 시행착오가 있어야할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내세울 만한 본격적인 성과는 없으나 합성생물학 분야의 인프라라고 할 수 있는 유전자합성기술 분야에서 바이오 벤처기업인 바이오니아가 주목을 받고 있고 미생물 발효연구에서도 산업화 경험을 갖추고 있어 상당한 수준의 기반은 갖춘 상태입니다.

또한 미생물유전체 및 대사공학 분야에서 한국생명공학연구원, KAIST 등이 세계적인 연구 성과를 보고한 바 있으며 신기능 단백질 설계 및 신물질 생산에서도 높은 성과가 기대됩니다.

관련 전문가들은 국내 기업의 인프라와 합성생물학 분야의 연구 역량을 효과적으로 결합해 국제적 경쟁력을 갖춘 원천기술을 개발하고, 미생물 이용 바이오연료 생산, 고부가가치 의약원료 합성용 인공세포 제작, 환경감시용 미생물 개발 등을 위한 체계적인 노력을 서둘러야 하는 시기라고 강조합니다.

안경애기자 naturean@

자료협조=한국생명공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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