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공공기관 중심 `차별없는 웹환경` 선도

프린트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중앙부처ㆍ광역지자체 웹 접근성 우수
민간기업은 아직 저조 인식 전환 필요
■ 웹 접근성, 이제는 필수다
(하) 여명기 맞은 웹 접근성 준수


최근 국내에서도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웹 접근성을 준수하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여기에 아직은 미미하지만 웹 접근성을 적용하기 위한 일부 민간기업들의 노력도 조금씩 눈에 띄고 있다. 공공기관과 일부 기업의 이같은 움직임은 외국에 비해 떨어지는 국내 웹 접근성 향상의 시발점으로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장애인이 불편 없이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인터넷을 활용하기까지는 여전히 걸림돌이 적지 않아 웹 접근성에 대한 인식 개선 등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아 있다.

◇공공기관의 웹 접근성 향상 노력=2008년 말 현재의 공공기관 대표 홈페이지의 웹 접근성 수준은 평균 81.0점이었다. 중앙부처 및 광역자치단체는 평균 90점 이상으로 일부 기관을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우수한 수준이었으나 공기업, 준정부기관, 국ㆍ공립대학교 등은 평균 70점대이고, 기관별로도 수준차이가 커 개선을 위한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조사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정부ㆍ지자체의 소속기관과 종합병원, 특수학교, 사회복지시설 등은 웹 접근성 준수 인식 및 수준이 더욱 낮을 것으로 추정된다.

공공부문의 웹 사이트 중 특히 관심의 대상인 것은 전자정부 서비스이다. 스크린 리더 프로그램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시각장애인 웹 사이트에서 어떤 서비스를 하고 있는지 인지하기 어려운 것을 비롯해 장애인 이용에 제약이 많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정부도 이같은 문제를 인식하고 전자정부 서비스의 개선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7월 행정안전부는 대표적인 전자정부 서비스인 통합민원창구(www.egov.go.kr)와 정보공개시스템(www.open.go.kr)의 웹 접근성을 개선했다고 밝혔다. 글자크기 조절, 스크린 리더를 통한 음성제공 등을 통해 장애인, 고령자 등이 콘텐츠를 좀 더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행정안전부는 2011년까지 150개 전자정부 대민 사이트에 대해 브라우저 호환성 및 장애인 접근성이 확보되도록 개선을 실시할 계획이다. 또 재정문제 등으로 웹 접근성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39개 지방자치단체에 36억8000만원의 특별교부세를 지원해 장애인 웹 접근성을 개선하도록 했다.

정부의 이같은 웹 접근성 강화 노력은 적지 않은 경제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08년 주요 민원 20종 분석결과 온라인화로 2394억원의 비용이 절감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아직도 방문민원에 따라 4조8995억원의 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따라서 웹 접근성 문제로 전자정부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해 해당기관을 직접 방문하는 장애인과 고령자가 온라인으로 민원을 처리할 수 있다면 적지 않은 비용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기업의 인식 전환 필요=민간분야에서도 포털기업 등을 중심으로 웹 접근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움직임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다음의 경우 사내 체크리스트에 표준 관련 항목을 추가하고, 정기적인 웹 접근성 간담회를 개최하고 있다. 또 사내에 웹 접근성 향상 테스크포스팀을 만들고, 스크린 리더 이용자 사용성 테스트 등을 실시하고 있다.

전정환 다음 프론트엔드기술센터장은 "개발자를 대상으로 웹 접근성 교육과 가이드 제시를 강화하고 있고, 리치인터넷애플리케이션(RIA) 등 신기술 적용 시 웹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인터넷 신기술과 모바일 분야의 접근성 향상 노력을 계속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기업은 아직까지 웹 접근성에 큰 관심을 두고 있지 않은 실정이다.

한국장애인인권포럼이 지난해 1100여개 사이트를 대상으로 웹 접근성 사용자 평가를 실시한 결과, 민간기업의 웹 접근성 점수는 평균 46.0점으로 공공기관(57.9점)에 비해 11.9점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장애인인권포럼은 이에 대해 전체적으로 웹 접근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데다 특히 웹사이트를 화려하고 편리하게 만들어 주는 액티브X 프로그램이나 플래시와 같은 플러그인을 무분별하게 사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장애인인권포럼이 예로 든 A병원 사이트의 경우 1차 평가에서 90점 이상을 받았지만, 1차 평가 이후 웹 접근성을 떨어뜨리는 플래시 사용으로 사이트가 개편되면서 60점을 받았다.

이와 함께 온라인 금융업무의 장애인 접근성 문제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지난 9월 금융감독원은 금융회사가 인터넷 웹 콘텐츠 접근성 지침 및 가이드라인을 참고해 웹 사이트를 개편하는 등 자사의 웹 사이트 환경에 적합한 웹 접근성 제고방안을 마련해야 하는 것 등을 골자로 한 장애인의 전자금융서비스 이용 편의성 제고방안을 발표했다. 이 방안은 금융상품정보 및 공지사항 등을 제공하는 홈페이지를 대상으로 웹 접근성 제고방안을 우선적으로 이행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조회, 자금이체, 주식매매 등의 보안성 확보가 필요한 전자금융거래의 경우 보안대책을 확보한 후 2013년 4월 말까지 순차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해 앞으로도 상당기간은 불편을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쉽게 개선되지 않고 있는 민간분야의 웹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기업들이 웹 접근성 준수가 매우 효과 높은 투자라는 점을 인식하게 하는 것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성일 성균관대 교수는 "웹 접근성을 향상시키는 것은 장애인과 고령자라는 잠재적이지만 확실한 신규 수요자를 끌어들일 수 있는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라며 "기업들이 한 명의 수요자라도 더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면서도 웹 접근성에 관심을 두지 않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성일 교수는 또 "웹 접근성 향상이 장애인에게 시혜를 베풀거나 법에 의해 억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수요자를 확보할 수 있는, 매우 경제성 높은 투자라는 점을 기업들이 인식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강동식기자 dsk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