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통신기업 지분투자ㆍM&A로 컨버전스 경쟁력 강화
통신업계의 투자 패턴이 바뀌고 있다.
통신업체에 집중됐던 투자와 지분참여 및 인수합병(M&A)이 최근에는 통신보다는 비(非) 통신분야에 몰리고 있다. 유선과 무선을 넘어 통신과 비 통신간 융합이란 글로벌 트렌드에 속에서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컨버전스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이른바 `통신기업 이후'(Beyond Telco)를 위한 행보이기도 하다.
통신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이전의 통신과 비 통신간 결합이 제휴와 협력을 통해 이뤄졌다면, 최근에는 관련 기술을 직접 개발하거나 관련기업을 직접 인수 혹은 지분투자하려는 움직임이 강해지고 있다"며 "이는 컨버전스 경쟁력이 생존과 동일어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통신에서 비 통신으로의 투자 전환은 컨버전스가 화두로 부상한 지난 2007년을 전후해 시작됐으며, 지난해 KT-KTF 합병으로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이런 움직임은 국내 양대 통신업체인 KT와 SK텔레콤에서 가장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으며, 이는 국내 통신업계의 융합추세를 알려주는 바로미터이기도 하다.
KT는 대표적인 국산 소프트웨어 주자인 티맥스소프트웨어와 소프트웨어 합작사를 설립할 예정이다. 또 최근에는 금호렌터카 인수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며, BC카드 인수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티맥스와의 합작사 설립은 통신 분야에서 소프트웨어의 경쟁력이 날로 중요해지고 있는 점이 반영된 것이다. 하지만 별도의 전문 합작회사까지 설립한다는 것은 향후 통신과 비 통신분야의 결합에 따른 ICT경쟁력 확보의 강한 의지로도 볼 수 있다.
KT 관계자는 "통신과 비 통신 영역 결합으로 발생하는 다양한 분야의 소프트웨어 요구사항을 적기에 수용할 수 있는 기술력을 확보하는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자동차 렌털 분야의 강자인 금호렌터카 인수 역시 장기적으로 텔레매틱스 등 통신과 자동차 분야 융합에 따른 인프라 확보차원 성격이 짙다. BC카드 인수 추진은 아직은 답보상태지만 한 가지 눈여겨볼 대목이 있다.
KT를 비롯한 통신업체들이 이종 산업과의 융합분야에서 그나마 공을 들여온 대상은 바로 금융이다. 하지만 통신과 금융업체간 이해관계가 엇갈리면서 실제 융합의 속도는 생각만큼 빠르게 진행되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통신이든 금융이든 주도적으로 융합을 실현할 세력이 등장하지 못했던 것이다. KT는 지난 2007년 신한은행과 함께 모바일카드 합작사를 설립하기도 했지만 성과는 미진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진행중인 BC카드 인수는 통신업체가 주도하는 통신과 금융간 컨버전스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최근 SK텔레콤이 추진하는 하나카드 지분인수도 이와 맥을 같이 하고 있다.
SK텔레콤의 비 통신분야 투자는 차세대 성장 키워드로 뽑아든 IPE(기업생산성증대)의 연장선에 있다. SK텔레콤이 IPE란 화두를 꺼내 든 배경에는 컨버전스가 대세라는 점 이외에도, 국내 통신시장의 포화와 해외 통신분야 직접투자가 국적성(Nationality)이란 장벽을 넘지 못한 것도 작용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최근 중국 차이나유니콤의 지분을 전량 매각했으며, 그 이익금을 컨버전스 분야 투자로 돌리고 있다.
IPE는 정보통신기술(ICT)을 적극 활용해 각 산업분야의 생산성을 증대할 수 있는 기술과 인프라를 제공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서는 비 통신분야의 핵심 기술력을 확보하는 것이 숙제로 지적된다. SK텔레콤이 최근 개발과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는 전자종이(e-Paper) 개발, 음성 인식기술, 실시간 3D입체기술 등은 이런 숙제를 풀기 위한 행보다.
e-Paper는 전자디스플레이와 종이의 특성을 동시에 가진 빛 반사형 디스플레이를 통칭하는 것으로, 현재의 디스플레이 기술인 LCD와 OLED를 뛰어넘는 차세대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상용화되면 차세대 휴대폰은 물론, 전자책, ESL(Electric Shelf Label), PC 및 주변기기 보조 디스플레이, 스마트카드 등에 적용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이와 함께 음성인식 및 번역기술 확보를 통해 출판, 번역, 유통, 물류, 무역 등에서의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이를 위해 ETRI, 다음소프트, 코난, 연세대, 고려대, YBM시사, 번역사 등이 보유한 각 그룹 기술의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SK텔레콤은 또 평면영상으로 제작된 영화ㆍ드라마 등을 3D 입체 영상으로 변환하는 3D입체기술을 개발, 내년에 칩(chip) 형태로 상용화해 TV, IPTV, 휴대폰, 컴퓨터 등 다양한 멀티미디어 기기에 적용할 계획이다.
SK텔레콤 고위 관계자는 "핵심 기술력 확보를 위해 필요하다면 국내외 관련업체를 인수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KT와 SK텔레콤 등 통신업체들의 통신과 비 통신간 융합을 위한 투자 확대는 한국만의 흐름이라기 보다는 글로벌한 현상이다. 이런 점에서 우리 통신업체들이 보다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재원마련과 함께 우리 실정에 맞는 선별적 투자, 성공적인 사업화 및 상용화가 관건으로 지적된다.
김응열기자 uykim@
통신업체에 집중됐던 투자와 지분참여 및 인수합병(M&A)이 최근에는 통신보다는 비(非) 통신분야에 몰리고 있다. 유선과 무선을 넘어 통신과 비 통신간 융합이란 글로벌 트렌드에 속에서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컨버전스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이른바 `통신기업 이후'(Beyond Telco)를 위한 행보이기도 하다.
통신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이전의 통신과 비 통신간 결합이 제휴와 협력을 통해 이뤄졌다면, 최근에는 관련 기술을 직접 개발하거나 관련기업을 직접 인수 혹은 지분투자하려는 움직임이 강해지고 있다"며 "이는 컨버전스 경쟁력이 생존과 동일어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통신에서 비 통신으로의 투자 전환은 컨버전스가 화두로 부상한 지난 2007년을 전후해 시작됐으며, 지난해 KT-KTF 합병으로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이런 움직임은 국내 양대 통신업체인 KT와 SK텔레콤에서 가장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으며, 이는 국내 통신업계의 융합추세를 알려주는 바로미터이기도 하다.
KT는 대표적인 국산 소프트웨어 주자인 티맥스소프트웨어와 소프트웨어 합작사를 설립할 예정이다. 또 최근에는 금호렌터카 인수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며, BC카드 인수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티맥스와의 합작사 설립은 통신 분야에서 소프트웨어의 경쟁력이 날로 중요해지고 있는 점이 반영된 것이다. 하지만 별도의 전문 합작회사까지 설립한다는 것은 향후 통신과 비 통신분야의 결합에 따른 ICT경쟁력 확보의 강한 의지로도 볼 수 있다.
KT 관계자는 "통신과 비 통신 영역 결합으로 발생하는 다양한 분야의 소프트웨어 요구사항을 적기에 수용할 수 있는 기술력을 확보하는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자동차 렌털 분야의 강자인 금호렌터카 인수 역시 장기적으로 텔레매틱스 등 통신과 자동차 분야 융합에 따른 인프라 확보차원 성격이 짙다. BC카드 인수 추진은 아직은 답보상태지만 한 가지 눈여겨볼 대목이 있다.
KT를 비롯한 통신업체들이 이종 산업과의 융합분야에서 그나마 공을 들여온 대상은 바로 금융이다. 하지만 통신과 금융업체간 이해관계가 엇갈리면서 실제 융합의 속도는 생각만큼 빠르게 진행되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통신이든 금융이든 주도적으로 융합을 실현할 세력이 등장하지 못했던 것이다. KT는 지난 2007년 신한은행과 함께 모바일카드 합작사를 설립하기도 했지만 성과는 미진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진행중인 BC카드 인수는 통신업체가 주도하는 통신과 금융간 컨버전스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최근 SK텔레콤이 추진하는 하나카드 지분인수도 이와 맥을 같이 하고 있다.
SK텔레콤의 비 통신분야 투자는 차세대 성장 키워드로 뽑아든 IPE(기업생산성증대)의 연장선에 있다. SK텔레콤이 IPE란 화두를 꺼내 든 배경에는 컨버전스가 대세라는 점 이외에도, 국내 통신시장의 포화와 해외 통신분야 직접투자가 국적성(Nationality)이란 장벽을 넘지 못한 것도 작용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최근 중국 차이나유니콤의 지분을 전량 매각했으며, 그 이익금을 컨버전스 분야 투자로 돌리고 있다.
IPE는 정보통신기술(ICT)을 적극 활용해 각 산업분야의 생산성을 증대할 수 있는 기술과 인프라를 제공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서는 비 통신분야의 핵심 기술력을 확보하는 것이 숙제로 지적된다. SK텔레콤이 최근 개발과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는 전자종이(e-Paper) 개발, 음성 인식기술, 실시간 3D입체기술 등은 이런 숙제를 풀기 위한 행보다.
e-Paper는 전자디스플레이와 종이의 특성을 동시에 가진 빛 반사형 디스플레이를 통칭하는 것으로, 현재의 디스플레이 기술인 LCD와 OLED를 뛰어넘는 차세대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상용화되면 차세대 휴대폰은 물론, 전자책, ESL(Electric Shelf Label), PC 및 주변기기 보조 디스플레이, 스마트카드 등에 적용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이와 함께 음성인식 및 번역기술 확보를 통해 출판, 번역, 유통, 물류, 무역 등에서의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이를 위해 ETRI, 다음소프트, 코난, 연세대, 고려대, YBM시사, 번역사 등이 보유한 각 그룹 기술의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SK텔레콤은 또 평면영상으로 제작된 영화ㆍ드라마 등을 3D 입체 영상으로 변환하는 3D입체기술을 개발, 내년에 칩(chip) 형태로 상용화해 TV, IPTV, 휴대폰, 컴퓨터 등 다양한 멀티미디어 기기에 적용할 계획이다.
SK텔레콤 고위 관계자는 "핵심 기술력 확보를 위해 필요하다면 국내외 관련업체를 인수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KT와 SK텔레콤 등 통신업체들의 통신과 비 통신간 융합을 위한 투자 확대는 한국만의 흐름이라기 보다는 글로벌한 현상이다. 이런 점에서 우리 통신업체들이 보다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재원마련과 함께 우리 실정에 맞는 선별적 투자, 성공적인 사업화 및 상용화가 관건으로 지적된다.
김응열기자 uyk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