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웹 소외그룹 이용확대 경제성도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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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조사 유럽 이용률 20% 늘땐 2조원대 경제효과
올해 4월부터 단계적 준수 의무화…대응전략 갖춰야
■ 웹 접근성, 이제는 필수다
(상) 웹 접근성 인식을 바꾸자


장애인 차별금지 및 권리구제에 관한 법률(장차법) 시행으로 지난 4월부터 장애인 웹 접근성의 단계적 준수 의무화가 적용되면서 국내에서도 웹 접근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 법에 따르면, 웹사이트가 장애인 웹 접근성을 보장하지 않을 경우 개선권고와 시정명령을 거쳐 최고 30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되고, 손해배상 청구와 형사소송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올해 적용대상인 공공기관의 웹사이트 담당자들은 잔뜩 긴장한 모습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웹 접근성이 처벌이 무서워 마지못해 준수하는 차원을 넘어 자발적으로 지키는 단계에 다다라야 제대로 뿌리내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또 이를 위해 웹 사이트를 운영하는 기관이나 기업이 웹 접근성 준수가 매우 경제성 높은 투자라는 점을 인식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웹 접근성은 어떤 사용자, 어떤 기술 환경에서도 사용자가 전문적인 능력 없이 웹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모든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을 의미한다. 웹 접근성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것은 인터넷이 현대사회에서 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기본적인 수단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인터넷을 활용할 수 없으면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운 상황이 된 것이다. 특히 활동에 제약이 따르는 장애인이나 고령자의 경우 인터넷 뱅킹, 온라인 민원 처리, 온라인 교육, 정보 검색 등 인터넷의 자유로운 이용이 비장애인보다 더 절실하다. 하지만 현재 인터넷 환경은 장애인과 고령자에게 친절한 상대가 아니다.

한국정보화진흥원에 따르면, 2008년 말을 기준으로 국내 장애인 인터넷 이용률은 51.8%로 일반인 인터넷 이용률(77.1%)에 비해 25.3%포인트(p) 낮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장애인이 사용하기 어려운 인터넷 환경이 주된 이유로 추정된다. 같은 조사에서 장애인과 전체 국민의 컴퓨터 보유율 차이(9.9%p)보다 인터넷 이용률 차이가 훨씬 크게 나타난 것은 장애인의 인터넷 이용이 쉽지 않은 현실을 대변한다고 볼 수 있다.

이같은 문제의 가장 큰 원인은 웹접근성을 번거롭고 불필요한 일로 여기는 잘못된 인식에 있다.

전문가들은 장애인과 고령자가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웹 사이트를 만드는 것이 관련법을 준수라는 소극적인 대응 차원을 넘어 높은 경제적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유럽연합집행위원회가 상반기에 발표한 `유럽 전자정부 웹 접근성 구현의 비용-편익 경제성 평가 결과'는 웹 접근성의 경제적 효과를 실증적으로 보여준다.

유럽연합은 웹 접근성 준수에 따른 추가비용과 정보 소외계층 이용자가 웹사이트를 통해 전자정부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게 되는데 따른 편익을 비교해 전자정부 웹 접근성 준수사업의 경제성 평가 모델을 도출했다. 이 모델에서 웹 접근성 준수를 위한 추가비용을 총비용 대비 2%(신규 구축)에서 30%(기존 웹 사이트 보수)로 잡았고, 전자정부를 통한 공공업무 처리비용 절감액은 1회당 3만2786원(1유로=1800원 기준)으로 산출했다.

이를 기준으로 웹 접근성 준수를 위한 추가비용이 2% 증가하고, 정보 소외그룹의 이용률이 20% 늘어날 경우 전자정부의 웹 접근성 준수로 유럽 25개국에서 2조1979억원의 경제효과가 추산됐다. 또 이용률이 10% 증가할 때 경제효과는 1조771억원인 것으로 평가됐다. 웹 접근성 준수를 위한 추가비용이 30% 증가해도 정보 소외그룹의 이용률이 20% 늘면 경제효과가 1조5866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웹 접근성의 경제적 효과는 민간기업에도 적용된다. 웹 사이트를 만들 때 장애인을 고려하면 수많은 장애인을 새로운 고객으로 맞을 수 있다. 또 장애인의 사용성을 충분히 고려한 웹 사이트는 눈이 어두운 노인 등 인터넷 사용이 어려운 수많은 사람을 고객으로 만들 수 있다. 특히 최근 한국의 고령화가 세계 어느 나라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점은 웹 접근성 준수의 경제적 효과가 그 어느 때보다 커질 것이라는 전망을 가능하게 한다.

최근 방한한 강영우 전 미국 백악관 직속 장애인위원회 정책차관보는 "웹 사이트는 물론, 디지털TV나 휴대폰 등 디지털 제품이 장애인에게 많은 불편을 주고 있는데, 장애인이 기업에게 엄청난 잠재시장이 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는 시점에서 웹 사이트 운영 기업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 형성에 도움을 주며, 웹 페이지 구성이 논리적으로 최적화돼 디자인과 설계의 효율성을 제고하고, 개발, 유지보수, 개편비용을 줄여준다는 점도 웹 접근성 준수의 중요한 효과로 제시되고 있다.

강동식기자 dsk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