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망 연계 등 새 비즈모델 개척… 유료시장 입지 강화 포석도
사이버 공간의 보안과 안전을 위한 무료 백신 경쟁이 뜨겁게 달아 오를 전망이다.
무료 백신 경쟁은 향후 소프트웨어 시장의 비즈니스 모델의 변화를 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백신 사용자에게 직접 사용료를 받던 과거 수익 모델이 사용자에는 공짜로 공급하고 대신 제휴 기업으로부터 이용료 획득, 인터넷 광고료 등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이스트소프트는 현재 KT와 제휴해 초고속인터넷인 KT메가패스 이용자에게 무료백신인 `알약(메가닥터)'을 제공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보안업체들이 새로운 버전의 무료 백신 소프트웨어(SW)를 속속 출시하고 무료 백신 시장에 잇따라 진출할 계획을 밝히고 있어 하반기에 무료 백신 SW 경쟁 체제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2007년부터 무료 백신이 등장한 이후 지난해 이스트소프트와 안철수연구소 등의 무료 백신이 본격적인 경쟁을 시작하면서 사용자들이 급격히 늘었다. 인터넷 리서치 업체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지난 6월 무료 백신 SW 사용자는 2553만7867명으로 전체 PC 사용 추정자 약 3400만명 중 75%에 달하고 있다.
이스트소프트는 무료백신 `알약'을 출시한 이후 1년 6개월만에 약 1727만 명의 사용자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또 안철수연구소는 지난해 12월 무료 백신 V3라이트를 출시한 이후 약 545만 명의 사용자를 확보해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NHN의 무료 백신 `PC그린' 사용자도 약 281만 명에 이르고 있다.
이런 무료 백신 SW 시장이 올해 하반기에 더욱 불붙을 것으로 보인다. 급속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안철수연구소의 무료 백신 `V3라이트'는 계속적인 업데이트를 통해 점진적으로 성능을 높여 개인사용자들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또 무료 백신 SW 1위를 지키고 있는 이스트소프트가 이르면 올 10~11월 중 알약의 차기버전인 `알약2.0'을 출시해 더 개선된 백신 SW로 1위 굳히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유료 백신을 고수해왔던 에스지어드밴텍이 오는 9월 자사의 `바이러스체이서' 무료 버전을 내놓고 시장에 뛰어들 계획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마이크로소프트도 무료 백신 `MS 시큐리티 에센셜(이하 MSE)'을 올 하반기 공식 출시할 예정이다. 한국MS에서는 무료 백신 국내 공급에 대해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MS 제품의 사용자가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국내에 MSE가 출시될 경우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무료 백신 출시가 경쟁 가열 속에서도 계속 진전되는 데 대해 관련 기업들이 공공 및 기업 고객을 향한 기반 확장을 위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 보안업체 관계자는 "당장 무료 백신이 돈이 되지는 않지만 제품과 기업을 알리는데는 높은 효과가 있다"며 "이런 기반이 확산되면 자연히 유료 백신에서의 입지도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기존 유료 백신의 입지 강화 외에도 무료 백신을 토대로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하기 위한 사전 포석"이라고 말했다.
강진규기자 kj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