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장애인 웹 접근성 개선 속도내나

금감원, 2013년 의무화 앞두고 하반기부터 업계 중점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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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이하 장차법)이 지난 4월 본격 시행되면서 전자금융서비스에서의 차별 방지를 위한 장애인 웹 접근성 이슈가 부각되고 있다. 또 금융감독원이 금융권의 웹 접근성 개선을 올 하반기 중점 과제 중 하나로 추진할 것으로 보여 그동안 소극적인 대응으로 일관해 왔던 금융권의 모습이 달라질지 주목된다.

최근 법제처는 보건복지가족부가 질의한 `장애인에 대한 인터넷뱅킹ㆍ온라인증권거래 등 서비스 제공 의무의 적용시기'에 대한 회신을 통해 전자금융서비스 의무는 장차법 제21조(정보통신ㆍ의사소통에서의 정당한 편의제공 의무)에 해당, 오는 2013년 4월11일부터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4월 11일 발효된 후 1년간의 유예기간을 거쳐 올해부터 실질적으로 적용된 장차법은 인터넷뱅킹과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등 전자금융서비스에서의 의무화 시기를 놓고 논란을 빚어 왔다. 이 법률 제17조(금융상품 및 서비스 제공에 있어서의 차별금지)에 해당, 올 4월부터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으나 이번 법제처의 해석으로 오는 2013년부터 적용하는 것으로 결정된 것이다.

◇여전히 웹 접근성 대응에 소홀한 금융권=법제처의 법령 해석으로 시간적으로 여유가 생기기는 했지만 아직까지 금융권의 장애인 대상 웹 접근성 개선 노력은 미흡한 상황이다.

현재 국민은행과 농협 등 대형 은행 중심으로 웹 접근성 국가표준과 기술 가이드라인 등을 일부 준수하고 시각 장애인을 지원하기 위한 시스템을 채택하는 등 일부 개선에 나서고는 있지만 아직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특히 주로 사이트에서의 단순 정보제공서비스에서만 개선이 이뤄지고 있을 뿐, 인터넷뱅킹 및 HTS 등 전자금융거래에서의 개선은 미미한 실정이다.

지난해 장애인인권포럼 웹와치사업단에서 발표한 `2008년 장애인 웹 접근성 사용자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권 사이트의 장애인 웹 접근성 지수는 평균 43.6점으로 공공기관은 물론 민간분야에서도 가장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 3월 한국HP와 클라우드나인크리에이티브가 공동으로 조사한 웹 접근성 실태조사에서도 공공기관과 민간기업들에 비해 크게 낮은 지수로 웹 접근성 준수가 가장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권, 웹 접근성 개선 적극 나서야=이 때문에 장애인인권단체를 중심으로 금융권 사이트들의 낮은 웹 접근성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이동이 불편한 장애인에게 언제 어디서나 전자금융거래는 필수적인데도 금융사들이 이를 외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정보화진흥원 정보격차해소사업단 현준호 연구원은 "그동안 금융권을 대상으로 지속적으로 웹 접근성 교육을 실시해 오면서 일부 은행들을 중심으로 조금씩 개선되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 그 속도는 미미한 상황"이라면서 "물론 개선에 있어 어려움은 있겠지만 2013년 의무화가 결정된 만큼 이제부터라도 적극적으로 대응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융권에서도 장애인을 위한 웹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비용 측면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데다 보안문제도 고려할 수밖에 없는 만큼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또 최근 이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연구에 착수하는 등 나름의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민은행 온라인채널부 김경렬 e뱅킹팀장은 "전체 사이트에 음성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웹 접근성 관련 안내 메뉴를 개설하는 등 개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전자금융거래와 관련해서는 인증서 규격을 관리하는 한국인터넷진흥원과 보안프로그램 개발업체들과 논의가 필요한 사안이기 때문에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감원, 하반기 중점 과제로 점검=이러한 가운데 금융감독원이 금융권의 웹 접근성 개선을 올 하반기 중점 과제 중 하나로 추진할 방침이어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금감원은 최근 이를 위해 인권위원회 등 관련 정부부처와 논의를 거친 것으로 알려졌으며 조만간 이를 개선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대형 은행들을 중심으로 증권ㆍ보험사들의 웹 접근성 준수 여부를 점검하면서 이에 따라 각 사에서 자율적인 방안을 마련, 개선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또 사이트와 홈페이지 등 정보 제공 서비스 위주로 우선 검토하고 보안문제 등이 걸려 있는 전자거래서비스에는 추후 적용하는 등 단계적으로 접근할 계획이다.

금감원 감독서비스총괄국 최재환 부국장(IT업무팀장)은 "일단 금융권 전반에 웹 접근성 준수 분위기가 나타나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둘 것"이라면서 "각 금융사로부터 향후 웹 접근성 준수를 위한 장기적인 계획이나 로드맵을 보고하도록 해 개선을 위한 최적의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홍석기자 redst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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