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봅시다] 국내 첫 쇄빙연구선 `아라온호`

얼음 1m 두께 부수며 시속 30㎞로 극지 탐사
9월말 건조 완료…2010년부터 본격 연구활동
무게 6950톤… 일반 여객선보다 힘 네배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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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1일 부산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에서 진수식을 하면서 그 위용을 드러낸 국내 첫 쇄빙연구소 `아라온호'가 오는 9월 완공돼 정식 출항에 나설 예정입니다. 남극이나 북극해를 우리나라 기술로 만든 쇄빙선으로 운항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은 뜻 깊은 일입니다. 오늘은 쇄빙선 아라온호의 성능과 원리, 그리고 의미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아이스나이프로 얼음 자르며 전진=지난 2004년부터 총 1030억원을 투입해 제작 중인 우리나라의 첫 쇄빙선 아라온이 오는 9월말 건조를 완료하고 본격적인 탄생을 알리게 됩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남극에 기지가 있는 전 세계 20개국 중 폴란드와 더불어 쇄빙선이 없는 2개국에 속했습니다. 쇄빙선이 필요할 때마다 하루 8000만원씩을 주고 러시아 등에서 빌려 썼지만 그마저도 소유국의 일정에 따라 사용하지 못할 때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아라온의 탄생으로 전전하던 `셋방살이' 신세를 면하게 됐음은 물론, 본격적으로 극지연구를 시작해 극지연구과학 선진국으로 가는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게 됐습니다.

6950톤급의 길이 110m, 폭 19m인 아라온은 남극 대륙 주변이나 북극해처럼 얼어있는 바다에서 최고속도 16노트(시속 약 30㎞)로 독자적으로 항해할 수 있으며 시속 3노트(5.6㎞)로 1m 두께의 얼음을 연속해 깰 수 있습니다. 아라온은 일반 배와 달리 배의 아랫부분에 얼음을 자르며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아이스나이프가 달려 있습니다. 뱃머리 부분의 철판 두께도 독도함보다 2배나 두꺼운 4㎝의 강철판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배 표면에는 돌덩이처럼 단단해 잘 긁히지 않는 특수도료를 칠했으며 갑판이 얼어붙는 걸 막기 위해 갑판 전체에 열선도 깔았습니다. 극도로 추운 날씨에 배 주위 바닷물이 얼어붙어 움직이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배를 좌우로 흔들어 얼음을 깨는 기능도 갖췄습니다. 이런 성능 때문에 아라온의 얼음 속 항해가 가능한 것입니다.

아라온은 선체 앞머리를 최대 5m까지 들어 얼음을 짓눌러 깰 수도 있습니다. 아라온은 바닥에 300톤에 달하는 물을 싣고 있는데 이 물을 옮겨가며 배 자체의 무게 중심을 마음대로 바꿀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얼음을 깨기 위해서는 배 자체의 무게도 중요하기 때문에 아라온은 2000~3000톤 정도인 일반 연구선보다 훨씬 무겁습니다. 6800마력에 달하는 대형 엔진 2개를 장착해 일반 여객선의 3~4배가 넘는 힘을 가지고 있어 웬만한 얼음은 그대로 부수면서 전진할 수 있는 것도 아라온의 특징입니다. 후미에 360도 회전하는 2개의 프로펠러가 달려있어 얼음이 너무 두꺼워 더 이상 전진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후진 또는 좌우 수평이동도 가능합니다.

◇60여종 첨단 장비 탑재 연구능력 세계 최고 수준=배로 접근하기 어려운 극지 내륙지역까지 물자와 인력을 보내 줄 수 있도록 대형 헬리콥터 착륙장과 격납시설을 갖추고 있는 것도 특징입니다. 아라온은 총 85명이 탈 수 있으며, 중간에 연료나 식생활품 보급 없이 한번에 70일간 약 2만해리(3만7000㎞)를 운항할 수 있습니다. 영하 30도에서 영상 50도까지 견딜 수 있어 극지와 적도를 전천후로 누빌 수도 있습니다.

아라온은 규모면에서 외국 쇄빙선에 비해 큰 편은 아닙니다. 하지만 60여 종의 첨단 장비를 갖춰 연구능력만큼은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배 밑바닥에 장착돼 음파를 이용해 바다 밑바닥 형상을 3차원으로 재생하는 대중빔 해저지형 탐사기기(Multibeam echo sounder)를 비롯한 수십종의 연구 장비가 설치될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 △온실기체에 대한 극지해양의 역할 규명 및 해저지질 △해양생물 연구 △극지해역 및 대양역에서의 자원분포 데이터베이스 축적 등이 가능합니다. 극지연구 선진국들이 우리나라에 아라온을 활용한 극지연구 공동협력을 제안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아라온은 또한 디젤엔진을 사용하지 않고 전기엔진 2대를 장착해 진동을 최소화함으로써 바디 위에서 안정적으로 연구활동을 할 수 있게 했습니다. 전기엔진을 사용하면 떨림이 적고 조용해 바다 위에서 연구하기에 수월하며 자동위치유지장치 덕분에 해류가 흐르거나 바람이 불어도 배가 정해진 위치에 그대로 떠 있을 수 있습니다.

현재 90%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는 아라온은 오는 9월말 건조를 완료하고 인천에 있는 극지연구소로 인도됩니다. 이후 10월 동해에서 종합시험항해를 거쳐 올 연말 남극해로 출발해 본격적인 운항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이후 각종 시험 항해를 거쳐 2010년부터 본격적인 극지탐사와 연구활동에 나설 계획입니다.

안경애기자 natu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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