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청회서 70만원 수준 제안… 소비자단체 "최소 150만원 돼야"
할증기준 금액 상향조정, 사고건수에 따른 할증체계 도입, 다양한 할증기준 금액 운영 등 자동차보험료 물적 사고 할증기준에 대한 다양한 개선방안이 제시됐지만 이에 대한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20일 보험개발원 주최로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개최된 `자동차보험 제도개선 공청회- 물적 사고 할증기준 개선'에서 패널토론에 참석한 토론자들은 지난 1989년 마련돼 20년간 유지돼 온 자동차보험 물적 사고 할증기준의 현실화에 공감을 나타내면서 다양한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관련 주체들이 할증기준 현실화라는 원칙에는 모두 공감하고 있지만 개선 방안에 대한 의견은 엇갈리고 있어 향후 논란이 증폭될 전망이다.
◇할증기준 금액 70만원으로 상향… 다양한 할증기준 금액도=이날 공청회에서 경희대성주호 교수는 주제 발표를 통해 현행 할증기준 금액인 50만원 초과에서 60만~70만원 초과로 상향조정하는 방안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밝혔다. 성 교수는 이 수치가 그동안의 건당 손해액 및 사고규모별 사고건수 비중의 변동 추이를 감안해 산정한 것으로 일각에서 제기하는 무사고자의 보험료 인상 부담을 최소화하는데도 가장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보험사별로 물적 사고 할증기준 금액을 50만원ㆍ70만원ㆍ100만원ㆍ150만원ㆍ200만원 등으로 다양화해 보험가입자 선택권을 확대하는 할증기준 금액 다양화도 검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할증기준 금액을 대폭 상향할 경우 도덕적 해이로 인한 위험성이 증가할 우려가 있어 소폭 상향 조정이 가장 합리적"이라면서 "할증기준 금액 다양화는 가입자의 선택에 따라 보험료가 차등 결정돼 단일 기준 금액 지정시 발생할 수 있는 일률적인 보험료 인상을 피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주제발표에 이어 진행된 지정토론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서울YMCA 신종원 시민사회개발부장은 자차 사고 손해액 증가율 등을 토대로 산출된 할증 기준금액인 75만원을 최저 할증기준 금액으로 하되 업체들간의 자율적인 기준 조정을 통한 실질적인 경쟁으로 소비자들의 자동차보험 선택권을 강화하도록 하자고 주장했다. 또 도로교통공단 장영채 센터장은 사고건수와 금액 기준을 절충해서 50만원 미만인 경우는 현행대로 1건당 0.5점, 3년간 유보를 하고 50만∼100만원은 1건당 0.5점, 100만원 이상은 1점 할증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서울산업대 류근옥 교수는 자기부담금 제도와 연계해 할증기준 금액을 차등화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는 자기부담금이 높은 운전자에게는 할증기준 금액을 높여주고 자기부담금이 없거나 적은 운전자에게는 할증기준 금액을 최대한으로 제한하겠다는 내용이다. 류 교수는 "예를 들면 30만원의 자기부담금을 내면 50만~80만원을 할증기준금액으로 하고 80만~100만원을 부담하면 170만~190만원으로 할증기준을 높여주자는 것"이라면서 "이 방안을 적용하면 도덕적 해이도 방지할 수 있고 보험가입자간 보험료 형평성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주체들간의 팽팽한 의견 대립 논란 증폭될 듯=그러나 공청회에서 이러한 다양한 개선방안이 제시됐음에도 현재 보험업계와 소비자단체 등 관련 주체들간의 의견이 팽팽하게 엇갈리고 있어 향후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보험업계에서는 현행 할증기준 금액을 일정금액으로 상향조정할 경우, 무사고자를 포함한 전체 가입자의 보험료 부담이 가중될 수 있는 데다 모럴해저드로 인한 리스크가 증가할 우려가 있어 할증기준 상향조정을 꺼리고 있는 입장이다. 할증기준금액이 상향조정되면 보험료가 할증되지 않는 소액사고 대상범위가 확대돼 보험료 할증 감소분이 발생하게 되고 이러한 감소분은 결국 가입자 부담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이날 공청회에 토론자로 참석한 손해보험협회 이득로 자동차보험본부장은 "할증기준 금액이 과다하게 상향조정될 경우, 교통사고 발생률 증가와 자동차 과잉 및 편승수리 등 도덕적 위험요인은 분명히 있다"면서도 "일단 70만원으로의 할증기준 금액 상향조정과 할증기준 금액 다양화라는 두 방안을 기초로 충분한 논의와 검토를 거쳐 최적의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보험소비자단체에서는 70만원 수준으로의 상향조정은 지난 20년간 변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것이라면서 반발하면서 최소 150만원 수준으로 올릴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행 50만원 기준이 도입, 책정된 1989년 이후 소비자물가지수는 2.3배, 보험정비수가는 4.35배나 증가했기 때문에 120만원~210만원 수준의 인상이 필요하나 240만원 이하 사고건수가 전체의 84.7%인 점을 감안, 사고건수의 약 70% 수준인 150만원 수준으로 기준금액을 인상할 필요가 있다는 논리다.
보험소비자연맹 조연행 부회장은 "다른 개선방안으로 제시된 사고건수에 따른 할증체계의 경우, 사고 크기가 아닌 사고건수에 따라 할증이 이뤄져 소액 물적 사고도 보통사고와 같이 할증 처리돼 소비자 입장에서는 더욱 불리한 제도"라면서 "할증기준 금액 다양화도 할증기준 금액의 상향 조정을 피하기 위한 꼼수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홍석기자 redstone@
20일 보험개발원 주최로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개최된 `자동차보험 제도개선 공청회- 물적 사고 할증기준 개선'에서 패널토론에 참석한 토론자들은 지난 1989년 마련돼 20년간 유지돼 온 자동차보험 물적 사고 할증기준의 현실화에 공감을 나타내면서 다양한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관련 주체들이 할증기준 현실화라는 원칙에는 모두 공감하고 있지만 개선 방안에 대한 의견은 엇갈리고 있어 향후 논란이 증폭될 전망이다.
◇할증기준 금액 70만원으로 상향… 다양한 할증기준 금액도=이날 공청회에서 경희대성주호 교수는 주제 발표를 통해 현행 할증기준 금액인 50만원 초과에서 60만~70만원 초과로 상향조정하는 방안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밝혔다. 성 교수는 이 수치가 그동안의 건당 손해액 및 사고규모별 사고건수 비중의 변동 추이를 감안해 산정한 것으로 일각에서 제기하는 무사고자의 보험료 인상 부담을 최소화하는데도 가장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보험사별로 물적 사고 할증기준 금액을 50만원ㆍ70만원ㆍ100만원ㆍ150만원ㆍ200만원 등으로 다양화해 보험가입자 선택권을 확대하는 할증기준 금액 다양화도 검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할증기준 금액을 대폭 상향할 경우 도덕적 해이로 인한 위험성이 증가할 우려가 있어 소폭 상향 조정이 가장 합리적"이라면서 "할증기준 금액 다양화는 가입자의 선택에 따라 보험료가 차등 결정돼 단일 기준 금액 지정시 발생할 수 있는 일률적인 보험료 인상을 피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주제발표에 이어 진행된 지정토론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서울YMCA 신종원 시민사회개발부장은 자차 사고 손해액 증가율 등을 토대로 산출된 할증 기준금액인 75만원을 최저 할증기준 금액으로 하되 업체들간의 자율적인 기준 조정을 통한 실질적인 경쟁으로 소비자들의 자동차보험 선택권을 강화하도록 하자고 주장했다. 또 도로교통공단 장영채 센터장은 사고건수와 금액 기준을 절충해서 50만원 미만인 경우는 현행대로 1건당 0.5점, 3년간 유보를 하고 50만∼100만원은 1건당 0.5점, 100만원 이상은 1점 할증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서울산업대 류근옥 교수는 자기부담금 제도와 연계해 할증기준 금액을 차등화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는 자기부담금이 높은 운전자에게는 할증기준 금액을 높여주고 자기부담금이 없거나 적은 운전자에게는 할증기준 금액을 최대한으로 제한하겠다는 내용이다. 류 교수는 "예를 들면 30만원의 자기부담금을 내면 50만~80만원을 할증기준금액으로 하고 80만~100만원을 부담하면 170만~190만원으로 할증기준을 높여주자는 것"이라면서 "이 방안을 적용하면 도덕적 해이도 방지할 수 있고 보험가입자간 보험료 형평성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주체들간의 팽팽한 의견 대립 논란 증폭될 듯=그러나 공청회에서 이러한 다양한 개선방안이 제시됐음에도 현재 보험업계와 소비자단체 등 관련 주체들간의 의견이 팽팽하게 엇갈리고 있어 향후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보험업계에서는 현행 할증기준 금액을 일정금액으로 상향조정할 경우, 무사고자를 포함한 전체 가입자의 보험료 부담이 가중될 수 있는 데다 모럴해저드로 인한 리스크가 증가할 우려가 있어 할증기준 상향조정을 꺼리고 있는 입장이다. 할증기준금액이 상향조정되면 보험료가 할증되지 않는 소액사고 대상범위가 확대돼 보험료 할증 감소분이 발생하게 되고 이러한 감소분은 결국 가입자 부담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이날 공청회에 토론자로 참석한 손해보험협회 이득로 자동차보험본부장은 "할증기준 금액이 과다하게 상향조정될 경우, 교통사고 발생률 증가와 자동차 과잉 및 편승수리 등 도덕적 위험요인은 분명히 있다"면서도 "일단 70만원으로의 할증기준 금액 상향조정과 할증기준 금액 다양화라는 두 방안을 기초로 충분한 논의와 검토를 거쳐 최적의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보험소비자단체에서는 70만원 수준으로의 상향조정은 지난 20년간 변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것이라면서 반발하면서 최소 150만원 수준으로 올릴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행 50만원 기준이 도입, 책정된 1989년 이후 소비자물가지수는 2.3배, 보험정비수가는 4.35배나 증가했기 때문에 120만원~210만원 수준의 인상이 필요하나 240만원 이하 사고건수가 전체의 84.7%인 점을 감안, 사고건수의 약 70% 수준인 150만원 수준으로 기준금액을 인상할 필요가 있다는 논리다.
보험소비자연맹 조연행 부회장은 "다른 개선방안으로 제시된 사고건수에 따른 할증체계의 경우, 사고 크기가 아닌 사고건수에 따라 할증이 이뤄져 소액 물적 사고도 보통사고와 같이 할증 처리돼 소비자 입장에서는 더욱 불리한 제도"라면서 "할증기준 금액 다양화도 할증기준 금액의 상향 조정을 피하기 위한 꼼수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홍석기자 redston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