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봅시다] 3G+와이브로 `불편한 동거`냐 `찰떡궁합`이냐

와이브로 '이통'에 실어 활성화 시킨다
이동전화ㆍ무선인터넷 서비스 장점 결합
대규모 망투자 확대 없인 커버리지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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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봅시다] 3G+와이브로 `불편한 동거`냐 `찰떡궁합`이냐
KT가 지지부진한 와이브로의 활성화 카드로 `3G 이동전화+와이브로'란 카드를 뽑아들었습니다. 음성은 3G HSDPA망을 통해, 데이터는 와이브로망을 통해 이동전화와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컨셉입니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홀로서기가 어려운 와이브로의 저변을 확대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시도"라는 평부터 "와이브로 활성화를 위해 뭐라도 해야하는 KT의 궁여지책"이란 평까지 다양한 반응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다들 일리가 있는 이야기라 성공 여부를 속단하기는 어렵습니다. 3G+와이브로가 `불편한 동거'로 끝날지 `찰떡궁합'이 될지 지켜보는 시선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편집자주>

와이브로란 말을 들으면 참 속 타는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한국 통신 역사상 처음으로 세계 이동통신 표준의 하나로 채택됐다는 점은 누가 뭐래도 자랑스러운 일입니다. 한데 현실을 둘러보면 커버리지, 가입자, 단말기 뭐 하나 한국형 세계표준이란 타이틀에 걸맞는 게 없습니다.

이젠 KT와 SK텔레콤이 기존의 이동통신 서비스와의 카니벌라이제이션 등으로 투자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으며, 이로 인해 가입자가 상용화 3년이 넘도록 30만명에도 못 미친다는 이야기는 뉴스거리도 안될 정도로 와이브로 부진은 현실이 됐습니다.

그렇다고 이렇게 주저앉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당연히 아니란 답이 많습니다. 어떻게든 국내 활성화를 도모해 세계 속의 한국 이통기술을 전파하고, 덤으로 장비와 솔루션 등의 수출도 이뤄야한다는 꿈은 아직도 유효합니다. 특히 규제기관인 방송통신위원회의 와이브로에 대한 애정과 집착은 확고해 보입니다.

합병KT의 3G+와이브로 카드는 바로 이런 상황에서 등장했습니다. 와이브로 활성화에 대한 `KT역할론'과 이석채 KT회장의 `공인으로서의 와이브로 투자 약속' 등과도 때를 같이하고 있습니다.

3G+와이브로는 대체 어떤 서비스일까요. 아직 KT가 구체적인 서비스와 요금제를 발표하지 않았지만, 기존 음성위주의 이동전화는 3G망을 통해, 무선인터넷은 와이브로를 통해 제공하겠다는 게 핵심입니다. 최대 다운로드 37Mbps의 데이터 전송속도를 자랑하는 와이브로의 장점을 음성 이동전화와 결합하겠다는 것입니다.

특히 데이터 서비스의 경우 자동차, 중공업, 의료 등 이종산업의 요구를 반영한 서비스를 제공해 차별화를 시도하겠다는 복안입니다. KT가 추진하고 있는 현대차와의 텔레매틱스 사업, 현대중공업의 와이브로 조선소, 현대아산병원 등의 모바일 오피스 등은 3G+와이브로의 방향타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3G+와이브로에서 가장 주목되는 것은 이종산업간의 결합(컨버전스)입니다. 이는 통신산업 전체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이란 점에서 의미 있는 시도로 보이며, 이 과정에서 와이브로의 저변이 활성화될 가능성도 엿보입니다.

하지만 가만히 살펴보면 3G+와이브로는 수조원을 들여 구축한 3G망을 반쪽짜리로 만들 개연성도 존재합니다. 3G망은 고속데이터통신에 장점을 지닌 `꿈의 이동통신'으로 불렸습니다. 와이브로에 비해 속도는 떨어지지만 음성과 고속데이터통신까지 겸비한 상당히 훌륭한 네트워크입니다.

그런데 이런 3G가 와이브로와 결합하면 데이터 분야의 장점은 매우 제한적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3G는 데이터 시장이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무늬만 바뀐 2G'라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여기에 정부가 내놓은 음성 와이브로 정책(010 식별번호)과 와이브로를 4G표준으로 세운다는 정책 등은 3G의 잠재적 경쟁 요소들입니다.

정리하자면 3G와 와이브로는 이종산업과의 결합처럼 특정 분야에서는 시너지와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가능성이 있지만, 그 이면에는 언제든지 서로의 장점이 충돌하거나 한 서비스가 피해를 볼 개연성이 충분한 구조입니다. 불편한 동거생활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런 부정적 요인들을 KT도 인지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T가 3G+와이브로란 양날의 칼을 꺼내든 것은 방통위의 와이브로 활성화 정책과 이에 따른 KT역할론 부상 등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KT-KTF합병 시점과 맞물려 뭐라도 해야하는 다급한 상황에서 꺼내든 궁여지책일수 있다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서비스 커버리지가 부족한 와이브로는 현재로선 단일 서비스로서의 경쟁력이 매우 낮다는 점입니다. 와이브로가 3G와의 동거를 통해 회생의 발판을 마련하더라도, KT는 언젠가는 와이브로 망투자 확대를 다시 진지하게 고민해야하는 상황을 맞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3년전 와이브로 상용화때부터 시작된 와이브로 망투자 문제가 언제까지 계속될지 주목됩니다.

김응열기자 uy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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