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빅3 몰락땐 현대ㆍ기아차 수혜
부품 가동중단 여파 업계전반 위축
"피아트와 제휴땐 회복 가능" 전망도
■ 이슈&스톡
미국 크라이슬러의 파산보호신청은 현대차와 기아차 등 국내 자동차 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크라이슬러의 사세가 급격히 위축됨에 따라 국내 업체들에게는 상대적인 기회 확대가 있을 것으로 시장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크라이슬러를 시작으로 미국 `빅 3'가 차례차례 몰락한다면 국내 회사들이 세계시장에서의 브랜드 격차를 대폭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반면 크라이슬러가 피아트와의 제휴에 성공해 소형차 분야의 경쟁력을 회복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도 있다.
◇크라이슬러, 파산보호 신청 통해 빠른 회생 기대=이달 초 크라이슬러는 뉴욕 남부지방법원에 파산보호절차를 신청하는 한편 피아트와의 제휴를 발표했다. 피아트는 크라이슬러에 소형차 플랫폼과 엔진, 파워트레인 등의 기술을 제공하는 대신 크라이슬러의 지분을 보유하고 글로벌 판매 및 서비스 네트워크를 공유하기로 했다. 제휴가 성사되면 크라이슬러의 자산 대부분은 피아트와 전미자동차노조(UAW) 등이 주주로 참여하는 신생법인에 매각된다. 신설법인의 지분은 △UAW 55% △피아트 20%(35%까지 확대) △미국정부 8% △캐나다정부 2% 등으로 구성된다.
미국정부는 파산보호 기간동안 크라이슬러의 정상적인 운영이 이루어지도록 13억달러를 우선 제공하고, 추가로 47억달러를 공급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30~60일 이내에 파산보호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한다는 계산이다.
◇자동차 업계 전반에 여파 이어질 듯=문제는 이 기간동안 부품업체와 딜러망이 얼마나 버틸 수 있느냐는 것이다. 파산보호 신청 후 크라이슬러는 미국 내 22개 공장 중 5개를 폐쇄했고 캐나다 조립공장 2개도 가동을 중단했다. 부품 공급업체들도 대부분 생산을 중단했으며 딜러망의 위축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투자증권 최대식 연구원은 "차 판매 감소로 사정이 악화된 부품업체 가운데 일부는 크라이슬러를 따라 파산보호에 들어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부품업체들의 몰락은 다른 완성차 업체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후폭풍이 예상된다. GM, 포드 등 미국 업체는 물론 북미 부품업체 의존도가 높은 일본 업체들에게도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대신증권 김병국 연구원은 "미 정부가 제시하고 있는 크라이슬러의 회생기간이 길지 않음을 감안하더라도 충분한 부품재고를 확보하고 있지 않은 완성차 업체들의 생산차질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대, 기아차에는 기회가 될 전망=지난 4월 현대차의 미국시장 점유율은 4.1%, 기아차는 3.1%로 각각 전년 동월 대비 1.0%포인트와 0.7% 포인트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판매대수는 10% 이상(현대차 13.6%, 기아차 14.8%) 감소했지만, 전체 시장 감소율 34.3%보다는 크게 양호했기에 가능한 결과였다. 두 회사의 합산 점유율은 7.3%로, 사상 최초로 닛산을 제치는 성과를 올렸다.
크라이슬러의 파산보호신청은 한국업체들의 상승세를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폴크스바겐 등 유럽 경쟁업체들의 소형차에 대한 시장 선호도가 그리 높지 않고 피아트도 단기간에 미국시장에 안착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일본업체들은 부품난과 엔화강세 등으로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투자증권 서성문 연구원은 "현대차와 기아차는 향후 가속화할 미국 빅 3 몰락의 최대 수혜를 볼 것"이라고 전망하고 기아차의 목표주가를 1만2000원에서 1만3000원으로 상향조정했다.
교보증권 송상훈 연구원도 "원ㆍ달러 환율급락과 최근 주가상승 등으로 인해 단기적인 조정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환율이 1200원대에서 지지된다면 각 국 경기부양책에 따른 판매증가로 가동률과 수익성이 회복되고 신차투입과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미국과 중국 등 주요시장에서 점유율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최대식 연구원은 "크라이슬러의 파산절차가 신속하고 성공적으로 종료된다면 작지만 경쟁력 있는 회사로 거듭날 수도 있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국내 자동차 업체들의 수혜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손정협기자 sohnbros@
부품 가동중단 여파 업계전반 위축
"피아트와 제휴땐 회복 가능" 전망도
■ 이슈&스톡
미국 크라이슬러의 파산보호신청은 현대차와 기아차 등 국내 자동차 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크라이슬러의 사세가 급격히 위축됨에 따라 국내 업체들에게는 상대적인 기회 확대가 있을 것으로 시장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크라이슬러를 시작으로 미국 `빅 3'가 차례차례 몰락한다면 국내 회사들이 세계시장에서의 브랜드 격차를 대폭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반면 크라이슬러가 피아트와의 제휴에 성공해 소형차 분야의 경쟁력을 회복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도 있다.
◇크라이슬러, 파산보호 신청 통해 빠른 회생 기대=이달 초 크라이슬러는 뉴욕 남부지방법원에 파산보호절차를 신청하는 한편 피아트와의 제휴를 발표했다. 피아트는 크라이슬러에 소형차 플랫폼과 엔진, 파워트레인 등의 기술을 제공하는 대신 크라이슬러의 지분을 보유하고 글로벌 판매 및 서비스 네트워크를 공유하기로 했다. 제휴가 성사되면 크라이슬러의 자산 대부분은 피아트와 전미자동차노조(UAW) 등이 주주로 참여하는 신생법인에 매각된다. 신설법인의 지분은 △UAW 55% △피아트 20%(35%까지 확대) △미국정부 8% △캐나다정부 2% 등으로 구성된다.
미국정부는 파산보호 기간동안 크라이슬러의 정상적인 운영이 이루어지도록 13억달러를 우선 제공하고, 추가로 47억달러를 공급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30~60일 이내에 파산보호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한다는 계산이다.
◇자동차 업계 전반에 여파 이어질 듯=문제는 이 기간동안 부품업체와 딜러망이 얼마나 버틸 수 있느냐는 것이다. 파산보호 신청 후 크라이슬러는 미국 내 22개 공장 중 5개를 폐쇄했고 캐나다 조립공장 2개도 가동을 중단했다. 부품 공급업체들도 대부분 생산을 중단했으며 딜러망의 위축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투자증권 최대식 연구원은 "차 판매 감소로 사정이 악화된 부품업체 가운데 일부는 크라이슬러를 따라 파산보호에 들어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부품업체들의 몰락은 다른 완성차 업체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후폭풍이 예상된다. GM, 포드 등 미국 업체는 물론 북미 부품업체 의존도가 높은 일본 업체들에게도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대신증권 김병국 연구원은 "미 정부가 제시하고 있는 크라이슬러의 회생기간이 길지 않음을 감안하더라도 충분한 부품재고를 확보하고 있지 않은 완성차 업체들의 생산차질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대, 기아차에는 기회가 될 전망=지난 4월 현대차의 미국시장 점유율은 4.1%, 기아차는 3.1%로 각각 전년 동월 대비 1.0%포인트와 0.7% 포인트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판매대수는 10% 이상(현대차 13.6%, 기아차 14.8%) 감소했지만, 전체 시장 감소율 34.3%보다는 크게 양호했기에 가능한 결과였다. 두 회사의 합산 점유율은 7.3%로, 사상 최초로 닛산을 제치는 성과를 올렸다.
크라이슬러의 파산보호신청은 한국업체들의 상승세를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폴크스바겐 등 유럽 경쟁업체들의 소형차에 대한 시장 선호도가 그리 높지 않고 피아트도 단기간에 미국시장에 안착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일본업체들은 부품난과 엔화강세 등으로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투자증권 서성문 연구원은 "현대차와 기아차는 향후 가속화할 미국 빅 3 몰락의 최대 수혜를 볼 것"이라고 전망하고 기아차의 목표주가를 1만2000원에서 1만3000원으로 상향조정했다.
교보증권 송상훈 연구원도 "원ㆍ달러 환율급락과 최근 주가상승 등으로 인해 단기적인 조정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환율이 1200원대에서 지지된다면 각 국 경기부양책에 따른 판매증가로 가동률과 수익성이 회복되고 신차투입과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미국과 중국 등 주요시장에서 점유율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최대식 연구원은 "크라이슬러의 파산절차가 신속하고 성공적으로 종료된다면 작지만 경쟁력 있는 회사로 거듭날 수도 있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국내 자동차 업체들의 수혜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손정협기자 sohnbro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