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로봇대전 Z
인기 애니는 물론 마이너 작품까지 총망라
미국서도 보기 힘든 볼륨ㆍ깊이 있는 콘텐츠
마니아층 많은 일본 문화콘텐츠 시장 저력
발매 이전부터 많은 기대를 받아온 플레이스테이션(PS) 2용 게임인 `슈퍼로봇대전 Z'(이하 슈로대Z)가 정식 발매되었다. 발매 이후의 평가나 판매고 역시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인기 시리즈의 신작다운 면모를 한껏 과시하고 있다.
그런데 이 슈로대라는 시리즈는 일반인들 입장에서 생각하기에는 이해하기 쉽지 않은, 혹은 이해하더라도 즐기기 쉽지 않은 콘텐츠다. 1970년대부터 최근 2~3년 사이까지의 로봇 애니메이션 중 여러 작품을 추려내, 이들을 하나의 세계관과 시나리오 속에서 싸우게 하는 게임이기 때문이다.
즉, 이 게임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최소한 각 참전 작품들에 대해서 간략하게나마 알고 있어야 한다. 나아가 시나리오를 보다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작품들의 세계관은 물론, 각 캐릭터의 성우나 작품 내 명대사 등에 대한 지식까지 있어야 한다. 슈퍼히어로 물이 발전한 미국에서도 이 정도의 볼륨과 깊이를 가지는 콘텐츠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이다.
게다가 이 중에는 `마징가 시리즈'나 `건담 시리즈' 등 아직까지 지속적으로 생명력을 얻고 있는 작품들도 있지만, 방영 당시 낮은 인기로 조기 종영되어 현재까지도 별다른 재평가는 못받고 있는 상당한 마이너 작품까지 포함되어 있다. 이는 슈로대 시리즈를 단순히 인기 있는 콘텐츠의 집합 정도로 볼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어떻게 일반인이라면 커버하기도 힘들 정도의 방대한 간극을 가지는 콘텐츠들이 한 데 모일 수 있고, 그러한 집합이 어떻게 상품이 될 수가 있으며, 또한 그 상품이 인기를 끌어서 몇 십개의 시리즈를 내면서 승승장구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보면 70~80년대 국내 로봇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하나로 묶어도 슈로대 같은 게임은 나올 수 있을 것 같다. `태권브이 시리즈', `로보트 킹', `철인 캉타우', `황금날개', `혹성로보트 썬더A', 나아가 `먹통X' 같은 90년대의 명작까지 존재하지 않는가.
하지만 이같은 조합이 꼭 좋은 게임이 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태권브이를 제외하고는 제대로 된 생명력을 가지고 이어져 내려온 콘텐츠가 없기 때문이다. 심지어 태권브이의 경우도 디지털 복원이 된지 채 몇 년도 되지 않았다는 점을 생각하면 말이다.
반면 일본의 경우 소위 오타쿠 문화(원래는 조금 다른 의미지만, 여기서는 매니아와 비슷한 뜻으로 읽어도 좋겠다)의 발전을 통해서 과거의 콘텐츠들이 지속되어 왔으며, 산업적으로도 이러한 과거의 콘텐츠에 지속적인 생명력을 부여해 왔다.
굳이 내년이면 30년이 되는 건담 시리즈를 언급하지 않더라도 이번 슈로대Z에 등장하는 작품들의 상당수는 90년대 이전의 작품들이다. 게다가 이들 중 상당수는 슈로대 시리즈로의 참전을 통해 재평가를 받고 다시 한번 문화 콘텐츠로서의 가치를 지니게 되었다.
또한 해당 게임의 제작사인 반다이는 별도의 완구/프라모델 계열의 사업부에서 슈로대 시리즈에 참전한 작품들의 완구를 현대 기술력으로 재탄생시켜 상호간의 시너지 효과를 내는 작업도 발맞춰 진행하고 있다.
방영 당시 낮은 인기 때문에 프라모델 라인업이 완벽히 완성되지 않았던 전투메카 자붕글의 경우, 슈로대 시리즈에서의 인지도 상승을 통해 주역 메카 워커 개리어가 고품질의 프라모델과 초합금 완구로 재발매되었던 사례를 예로 들 수 있겠다.
이러한 로봇대전은 선순환을 통한 콘텐츠 발전의 구도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데에서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당장 이번 슈로대Z에 참여한 `우주대제 갓 시그마'나 `우주전사 발디오스'의 경우 로봇 애니메이션 팬들에게 다시 한번 재조명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아직 DVD로 발매되어 있지 않은 우주대제 갓 시그마의 경우는 DVD화도 점쳐볼 수 있겠다. 이미 많은 작품들이 슈로대 시리즈에서 재조명되고 새 생명을 얻었던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게임 내에서의 오리지널 계획으로 출발했던 진겟타로보의 경우 겟타로보의 정통 후속작으로 만들어졌을 뿐 아니라 이후 네오겟타까지 확대된 바가 있다.
즉, 새로운 작품들의 유입을 통해 시나리오적 참신성을 유지할 뿐 아니라 이들의 내용을 게임 내에 적극적으로 반영함으로써, 현재의 로봇 애니메이션 팬들에게 과거의 명작을 다시 한 번 알릴 수 있는 계기를 만들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러한 콘텐츠의 재활용/선순환 시스템을 가능케 하는 것은 바로 지속적인 관심과 애정이다. 옛 것의 훌륭함을 인정하고 이를 기억함은 물론, 이들에 대한 데이터 역시 최대한으로 수집하고 보존하는 일본인들의 콘텐츠 산업에 대한 자세가 바로 슈로대라는 메가히트 프랜차이즈 상품을 내놓은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다.
인기 애니는 물론 마이너 작품까지 총망라
미국서도 보기 힘든 볼륨ㆍ깊이 있는 콘텐츠
마니아층 많은 일본 문화콘텐츠 시장 저력
발매 이전부터 많은 기대를 받아온 플레이스테이션(PS) 2용 게임인 `슈퍼로봇대전 Z'(이하 슈로대Z)가 정식 발매되었다. 발매 이후의 평가나 판매고 역시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인기 시리즈의 신작다운 면모를 한껏 과시하고 있다.
그런데 이 슈로대라는 시리즈는 일반인들 입장에서 생각하기에는 이해하기 쉽지 않은, 혹은 이해하더라도 즐기기 쉽지 않은 콘텐츠다. 1970년대부터 최근 2~3년 사이까지의 로봇 애니메이션 중 여러 작품을 추려내, 이들을 하나의 세계관과 시나리오 속에서 싸우게 하는 게임이기 때문이다.
즉, 이 게임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최소한 각 참전 작품들에 대해서 간략하게나마 알고 있어야 한다. 나아가 시나리오를 보다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작품들의 세계관은 물론, 각 캐릭터의 성우나 작품 내 명대사 등에 대한 지식까지 있어야 한다. 슈퍼히어로 물이 발전한 미국에서도 이 정도의 볼륨과 깊이를 가지는 콘텐츠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이다.
게다가 이 중에는 `마징가 시리즈'나 `건담 시리즈' 등 아직까지 지속적으로 생명력을 얻고 있는 작품들도 있지만, 방영 당시 낮은 인기로 조기 종영되어 현재까지도 별다른 재평가는 못받고 있는 상당한 마이너 작품까지 포함되어 있다. 이는 슈로대 시리즈를 단순히 인기 있는 콘텐츠의 집합 정도로 볼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어떻게 일반인이라면 커버하기도 힘들 정도의 방대한 간극을 가지는 콘텐츠들이 한 데 모일 수 있고, 그러한 집합이 어떻게 상품이 될 수가 있으며, 또한 그 상품이 인기를 끌어서 몇 십개의 시리즈를 내면서 승승장구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보면 70~80년대 국내 로봇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하나로 묶어도 슈로대 같은 게임은 나올 수 있을 것 같다. `태권브이 시리즈', `로보트 킹', `철인 캉타우', `황금날개', `혹성로보트 썬더A', 나아가 `먹통X' 같은 90년대의 명작까지 존재하지 않는가.
하지만 이같은 조합이 꼭 좋은 게임이 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태권브이를 제외하고는 제대로 된 생명력을 가지고 이어져 내려온 콘텐츠가 없기 때문이다. 심지어 태권브이의 경우도 디지털 복원이 된지 채 몇 년도 되지 않았다는 점을 생각하면 말이다.
반면 일본의 경우 소위 오타쿠 문화(원래는 조금 다른 의미지만, 여기서는 매니아와 비슷한 뜻으로 읽어도 좋겠다)의 발전을 통해서 과거의 콘텐츠들이 지속되어 왔으며, 산업적으로도 이러한 과거의 콘텐츠에 지속적인 생명력을 부여해 왔다.
굳이 내년이면 30년이 되는 건담 시리즈를 언급하지 않더라도 이번 슈로대Z에 등장하는 작품들의 상당수는 90년대 이전의 작품들이다. 게다가 이들 중 상당수는 슈로대 시리즈로의 참전을 통해 재평가를 받고 다시 한번 문화 콘텐츠로서의 가치를 지니게 되었다.
또한 해당 게임의 제작사인 반다이는 별도의 완구/프라모델 계열의 사업부에서 슈로대 시리즈에 참전한 작품들의 완구를 현대 기술력으로 재탄생시켜 상호간의 시너지 효과를 내는 작업도 발맞춰 진행하고 있다.
방영 당시 낮은 인기 때문에 프라모델 라인업이 완벽히 완성되지 않았던 전투메카 자붕글의 경우, 슈로대 시리즈에서의 인지도 상승을 통해 주역 메카 워커 개리어가 고품질의 프라모델과 초합금 완구로 재발매되었던 사례를 예로 들 수 있겠다.
이러한 로봇대전은 선순환을 통한 콘텐츠 발전의 구도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데에서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당장 이번 슈로대Z에 참여한 `우주대제 갓 시그마'나 `우주전사 발디오스'의 경우 로봇 애니메이션 팬들에게 다시 한번 재조명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아직 DVD로 발매되어 있지 않은 우주대제 갓 시그마의 경우는 DVD화도 점쳐볼 수 있겠다. 이미 많은 작품들이 슈로대 시리즈에서 재조명되고 새 생명을 얻었던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게임 내에서의 오리지널 계획으로 출발했던 진겟타로보의 경우 겟타로보의 정통 후속작으로 만들어졌을 뿐 아니라 이후 네오겟타까지 확대된 바가 있다.
즉, 새로운 작품들의 유입을 통해 시나리오적 참신성을 유지할 뿐 아니라 이들의 내용을 게임 내에 적극적으로 반영함으로써, 현재의 로봇 애니메이션 팬들에게 과거의 명작을 다시 한 번 알릴 수 있는 계기를 만들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러한 콘텐츠의 재활용/선순환 시스템을 가능케 하는 것은 바로 지속적인 관심과 애정이다. 옛 것의 훌륭함을 인정하고 이를 기억함은 물론, 이들에 대한 데이터 역시 최대한으로 수집하고 보존하는 일본인들의 콘텐츠 산업에 대한 자세가 바로 슈로대라는 메가히트 프랜차이즈 상품을 내놓은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