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의복(衣服)사 가운데 획기적인 전환점을 꼽으라면 단연 문익점(고려 공민왕)의 목화씨 반입 사건일 것이다.
우리가 배운 것처럼 문익점이 목화를 몰래 들여왔는지는 역사학자들간에 이견이 있지만, 어쨌든 그가 들여온 목화로 인해 우리는 의복사의 혁명으로 불리는 면화를 선물 받게 된다.
목화가 들어오기 전 우리 서민들은 올이 촘촘하지 못한 삼베로 옷을 해 입었다. 아무리 여러 겹을 껴입어도 매서운 겨울바람을 막는데는 한계가 있었다. 동물 가죽으로 옷을 해 입기도 했으나 이건 일반 서민들의 몫은 아니었다. 여염집에서는 옷이나 이불에 닭털이나 지푸라기를 넣기도 했다고 한다.
그런데 목화가 들어오면서 이런 생활은 일대 변혁을 맞는다. 지금이야 솜을 촌스러운 섬유 정도로 생각하지만, 누구나 두툼한 솜을 넣은 옷과 이불로 한 겨울을 날 수 있게됐다는 것은 당시로서는 가히 혁명에 가까웠다. 목화는 또 인삼과 담배 등과 함께 당시 최고의 상업 작물로 인기를 끌면서 부를 축적하는 수단이자 화폐의 대용으로도 부상했다.
문익점의 목화는 프로메테우스의 불과 같았다. 붓두껍 속의 목화씨 몇 알이 의복과 사회를 바꾸는 힘이 됐던 것이다.
문익점의 후손인 우리는 요즘 디지털 시대의 목화에 비유되는 `스마트 섬유'(Smart Textile) 개발에 한창이다. 오는 2013년 본격 상용화를 목표로 헬스케어, 디지털, 환경, 스포츠레저 등 4가지 분야의 스마트 섬유 개발이 진행중이다.
스마트 섬유의 가장 큰 특징은 옷이 전기신호나 전하를 전달할 수 있는 매개체가 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전도성이 뛰어나 반도체나 배터리를 연결해 옷에 전자회로를 구성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른바 `입을 수 있는 컴퓨터'(Wearable computer)가 가능해진다.
때문에 외부와 내부 기온을 감지할 수 있는 센서가 탑재된 옷이 인체에 가장 적합한 온도를 만들어 준다거나, 사람의 몸 상태가 좋지 않을 때 땀의 산성도를 측정해 옷 색깔로 건강상태를 알려줄 수도 있게된다. 휴대전화, MP3 플레이어, 무선 인터넷사용, 위치 확인 등의 기능을 모두 옷에서 구현할 수도 있다.
이런 옷이 등장하면 옷을 입는 행위는 단순한 의식주 가운데 하나 이상의 의미를 지니게 된다. 옷은 입는 것만으로 사람은 바로 `휴먼 디지털 디바이스'가 되는 동시에 네트워크의 중심에 서게된다. 전문가들이 조만간 사람의 몸과 가장 가까운 거리의 옷이 모든 디지털 기능을 수행하게 될 것으로 예측하는 이유다.
우리 섬유산업은 지난 1970∼80년대만 해도 세계를 주름잡았다. 물론 당시는 값싼 노동력을 통한 대량생산으로 이룩한 쾌거지만, 1980년대 후반 들어 중국 등에 밀리면서 한국의 섬유산업은 사양화는 되는 분위기였다.
2000년대 중반 들어 시작된 스마트 섬유 개발 열기는 섬유강국 한국의 옛 위상을 되살리는 동시의 IT강국 한국의 입지를 강화하는 디지털 시대의 목화다.
김응열기자 uykim@
우리가 배운 것처럼 문익점이 목화를 몰래 들여왔는지는 역사학자들간에 이견이 있지만, 어쨌든 그가 들여온 목화로 인해 우리는 의복사의 혁명으로 불리는 면화를 선물 받게 된다.
목화가 들어오기 전 우리 서민들은 올이 촘촘하지 못한 삼베로 옷을 해 입었다. 아무리 여러 겹을 껴입어도 매서운 겨울바람을 막는데는 한계가 있었다. 동물 가죽으로 옷을 해 입기도 했으나 이건 일반 서민들의 몫은 아니었다. 여염집에서는 옷이나 이불에 닭털이나 지푸라기를 넣기도 했다고 한다.
그런데 목화가 들어오면서 이런 생활은 일대 변혁을 맞는다. 지금이야 솜을 촌스러운 섬유 정도로 생각하지만, 누구나 두툼한 솜을 넣은 옷과 이불로 한 겨울을 날 수 있게됐다는 것은 당시로서는 가히 혁명에 가까웠다. 목화는 또 인삼과 담배 등과 함께 당시 최고의 상업 작물로 인기를 끌면서 부를 축적하는 수단이자 화폐의 대용으로도 부상했다.
문익점의 목화는 프로메테우스의 불과 같았다. 붓두껍 속의 목화씨 몇 알이 의복과 사회를 바꾸는 힘이 됐던 것이다.
문익점의 후손인 우리는 요즘 디지털 시대의 목화에 비유되는 `스마트 섬유'(Smart Textile) 개발에 한창이다. 오는 2013년 본격 상용화를 목표로 헬스케어, 디지털, 환경, 스포츠레저 등 4가지 분야의 스마트 섬유 개발이 진행중이다.
스마트 섬유의 가장 큰 특징은 옷이 전기신호나 전하를 전달할 수 있는 매개체가 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전도성이 뛰어나 반도체나 배터리를 연결해 옷에 전자회로를 구성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른바 `입을 수 있는 컴퓨터'(Wearable computer)가 가능해진다.
때문에 외부와 내부 기온을 감지할 수 있는 센서가 탑재된 옷이 인체에 가장 적합한 온도를 만들어 준다거나, 사람의 몸 상태가 좋지 않을 때 땀의 산성도를 측정해 옷 색깔로 건강상태를 알려줄 수도 있게된다. 휴대전화, MP3 플레이어, 무선 인터넷사용, 위치 확인 등의 기능을 모두 옷에서 구현할 수도 있다.
이런 옷이 등장하면 옷을 입는 행위는 단순한 의식주 가운데 하나 이상의 의미를 지니게 된다. 옷은 입는 것만으로 사람은 바로 `휴먼 디지털 디바이스'가 되는 동시에 네트워크의 중심에 서게된다. 전문가들이 조만간 사람의 몸과 가장 가까운 거리의 옷이 모든 디지털 기능을 수행하게 될 것으로 예측하는 이유다.
우리 섬유산업은 지난 1970∼80년대만 해도 세계를 주름잡았다. 물론 당시는 값싼 노동력을 통한 대량생산으로 이룩한 쾌거지만, 1980년대 후반 들어 중국 등에 밀리면서 한국의 섬유산업은 사양화는 되는 분위기였다.
2000년대 중반 들어 시작된 스마트 섬유 개발 열기는 섬유강국 한국의 옛 위상을 되살리는 동시의 IT강국 한국의 입지를 강화하는 디지털 시대의 목화다.
김응열기자 uyk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