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봅시다] 전자공시 재무제표 보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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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 한번이면 기업 살림살이 '한눈에'

매출ㆍ이익 등 실적부터 사무실 보증금까지 돈 흐름 '쫙'



한 외국계 SW회사 공시사례 통해 배우기

주요 IT 기업들의 공시가 잇달아 발표되고 있습니다. 보통 공시는 주식시장에서 투자를 결정하는 참고 자료 정도로 활용되지만 이를 자세히 보면 일반인에게도 그 기업을 이해할 수 있는 유용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특히 공식적으로 국내 매출을 발표하지 않는 외국계 IT 기업들의 경우 전자공시 내역을 들여다보면 국내에서의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매출, 본사로 보내는 로열티 내역, 기업의 경제적 가치 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전자공시시스템(http://dart.fss.or.kr)에 등록된 재무제표는 크게 대차대조표, 손익계산서, 이익잉여금처분계산서, 현금흐름표 등으로 구분됩니다.

대차대조표와 손익계산서는 기업 재무상태에 대한 스냅샷과 동영상으로 비유됩니다. 전자가 특정일을 기준으로 그 기업의 재무상태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정리한 것이라면 후자는 회계연도 전반에 걸친 주요 변화상을 보여줍니다.

이익잉여금 처분계산서는 회사의 이익, 손실을 주주총회에서 어떻게 처리했는지를 정리한 것으로 증자나 배당 등을 적고 있고, 현금흐름표는 회사가 갖고 있는 현금의 증감을 표시한 것으로 영업활동이나 투자활동, 부채상황 등의 재무활동 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흔히 투자자들은 손익계산서 외에도 현금흐름표를 많이 본다고 합니다.

지난해 국내 매출이 2300억원 정도였던 한 외국계 SW 기업을 예로 들어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대차대조표=대차대조표의 항목은 현금화가 수월한 순서로 나열합니다. 고정 자산에서 보증금은 사무실에 대한 전세금 등입니다. 이 기업의 경우 40억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고정이연법인세자산은 세법상 과세표준과의 차이 때문에 기업이 먼저 세금으로 내고 나중에 돌려받을 금액입니다. 퇴직급여충당금은 직원이 일시 퇴직했을 때 지급해야 할 비용으로 이 기업의 경우 100억원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퇴직금을 중간 정산하는 기업은 이 항목이 없습니다.

◇손익계산서=첫 항목이 매출 총액인데, 영업수익이라고 표시하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 매출은 단일 항목으로 표시하는데, 자세하게 표시해봐야 투자자에게 도움이 안되고 오히려 경쟁사에 매출 구조만 노출시킬 것을 우려하기 때문입니다. 급여 항목은 1년간 직원에게 지급된 액수의 총액으로 물가인상분을 고려한 전년 대비 변동을 통해 직원 수의 변화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재라이선스수수료는 본사로 보내는 로열티입니다. 이 업체의 경우 800억원 가량을 본사에 직접 지급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기업은 450억원(매출의 약 20%)이 수익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소프트웨어 기업은 영업이익 5~10% 정도면 양호한 것으로 판단합니다. 이익잉여분처분계산서는 해당 기업이 이익을 어떻게 처리했는가를 나타냅니다. 이 기업의 경우 당기순이익 330억 가운데 230억 정도를 현금 배당했는데 대부분의 외국계 IT 기업이 본사가 주식 100%를 갖고 있으므로 이 금액은 본사로 송금됩니다.

◇주석=주석은 재무제표를 읽는 또 다른 중요한 지표입니다. 회계개요, 회계기준, 매출을 어떻게 산정할 것인지 등이 자세히 서술돼 있습니다.

수익인식의 기준은 기업이 매출을 어떤 기준에 따라 산정하는지 서술한 것으로 가장 중요한 항목 가운데 하나입니다. 가끔 기업이 홍보를 위해 발표하는 매출액과 재무제표 상의 매출액이 다른 경우가 있는데 이는 홍보팀에서 계약이 이뤄지고 제품이 공급된 프로젝트를 매출로 잡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기업의 매출은 계약을 하고 제품을 공급하고 가격을 협상하고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판매자가 의무를 다한 시점에서 공식적으로 이루어집니다. 중간 과정에서 매출로 잡아 재무제표에 반영할 경우 과징금을 물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모기업이나 자회사가 있는 경우 특수관계자와의 거래내역 항목도 유심히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기업의 경우 지배회사인 본사에게 프로그램 매출의 39%, 교육훈련 매출액의 3.7%를 재라이센스수수료로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군요.

부가가치계산을 위한 자료 항목도 유심히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것은 이 회사가 국내에 존재함으로써 경제에 주는 영향을 수치화한 것으로 그 가치가 535억원에 이르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적자 투성이 문제 기업을 퇴출시키지 않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는데 비록 수익은 안나도 급여 지급 등을 통해 경제에 기여하는 부분이 크기 때문입니다.

◇재무제표를 볼 수 없는 기업들=한편 국내에서 경제활동을 하는 자산 70억원 이상인 주식회사는 반드시 재무제표에 대한 외부감사를 받아 그 결과를 공시해야 합니다.

단 유한회사는 이러한 법적 의무에서 자유로운데 한국HP,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야후코리아 등이 재무제표를 공개하지 않은 것은 이 때문입니다.

그러나 한국HP는 2003년 매출 1조7000억원을 돌파했습니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해 3000억원대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본사가 직접 매출을 관리하는 삼성, LG, TG의 PC 사업 윈도우 라이선스 매출을 합치면 국내 매출 규모는 7000~8000억원대에 이른다는 분석입니다. 외국계 IT 기업들이 유한회사 형태를 선호하는 것은 외부감사를 피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습니다.

박상훈 기자 nanu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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