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차이나] 갈란츠 경영 비법 세계시장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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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8-02-18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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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가 절감→ 가격 인하→ 판매 확대' 선순환 전략

1993년 의류회사서 전자레인지 업체 변신
저가 전략 선도… 진출 2년만에 '국내 1위'
미국 연구센터 설립 등 글로벌 행보 가속



중국의 로컬기업은 국제시장에서 다른 나라의 로컬기업 및 다국적기업들과 이중의 경쟁에 대처해야 한다. 치열한 시장환경 속에서 생존의 모범이 되는 기업 가운데 갈란츠(Galanz)가 우뚝 서 있다.

갈란츠는 중국 최대의 전자레인지 생산업체다. 생존의 원천은 원가경쟁력이다. 전자레인지 산업화 초기 갈란츠는 저가전략을 선도하면서 시장경쟁의 우위를 확보했다. 이후 갈란츠는 지속적인 가격인하 전략을 통해 경쟁사들을 압박하면서 해외시장을 개척했다.

갈란츠의 경영전략은 한마디로 `최적의 원가전략`(Best-cost provider strategy)으로 요약된다. 고부가가치 제품을 제공해 품질과 서비스 등에서 소비자의 만족도를 높이는 한편 경쟁사 대비 원가우위를 유지하는 것이다. `규모의 경제를 통한 원가절감→원가 우위를 통한 가격인하→가격 우위를 통한 판매확대'라는 선순환 전략이 시장에서 선도적 지위를 유지하는 갈란츠의 성공적인 경영 비결이다.

◇운명의 해 1993년=1993년 갈란츠는 오리털 의류회사에서 전자레인지 생산업체로 전환했다. 그해 세계 최고의 전자레인지 생산라인을 도입하며 연간 생산량 1만 대를 기록한 게 사업의 시작이다. 이후 2년 만에 갈란츠는 중국 전자레인지 시장에서 1위 기업이 됐다.

1995년 최초로 국내 판매량 1위를 기록한 뒤 1996년에는 전자레인지 판매가를 40% 인하하면서 연간 65만 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1997년에는 저가 우위와 대대적인 마케팅 전략을 통해 중국시장에서 규모 우위를 확보했다. 이때 갈란츠는 생산량을 198만 대로 증대시켰고 당시 국내 최대의 경쟁사인 월풀(whirlpool)-센화의 150만 대 수준을 넘어서게 됐다.

1998년이 되면서 갈란츠는 해외 진출 확대를 통해 글로벌 전자레인지 생산량 1위에 등극했다. 해외 80여 개 사의 생산라인을 통합하고 200여 개 사와 제휴관계를 구축한 게 주효했다. 원가 우위 기반의 지속적인 가격경쟁력은 갈란츠의 핵심 성공 요인이 됐다. 1993년부터 2002년까지 10년간 갈란츠는 8차례의 가격인하를 단행했고 매번 평균 인하폭은 20% 수준이었다.

◇세계시장으로의 진출=갈란츠는 글로벌 전자레인지 시장에서도 두각을 보였다. 저렴한 노동원가는 갈란츠가 원가우위를 확보하게 하는 중요한 기반이 됐다. 1991년 중국 제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 임금은 미국의 1.7% 수준에 불과했다. 갈란츠가 세계시장의 문을 본격적으로 두드린 1998년에는 미국, 일본, 한국의 노동임금은 각각 중국의 47.8배, 29.9배, 12.9배에 달했다.

중국 노동법이 완화되면서 24시간 연속 작업을 통해 생산성을 극대화한 것도 도움이 됐다. 자동 스탬핑 기기가 시간당 600대를 처리하는 반면, 숙련노동자의 경우 700~800대를 처리한다. 저가에 노동자들을 동원할 수 있는 갈란츠는 경쟁력을 더욱 높일 수 있었다.

특히 1997년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권에 불어닥친 금융 위기를 계기로 유럽시장의 전자레인지 생산 발주가 중국 대륙의 갈란츠로 대거 이동했다. 이후 갈란츠는 저렴한 생산원가를 기반으로 다수의 유럽기업 생산을 대행했다. 그 결과 1996년에 65만 대를 기록한 수출 실적은 2000년에는 1000만 대로 급증했다. 갈란츠는 매주 20시간을 할당해 외국기업의 수주를 처리하고 기타 140시간은 자체 브랜드를 생산하는 등 생산라인을 풀 가동했다.

◇조직구조를 간소하게=갈란츠는 생산을 중심으로 경영관리와 판매부문을 간소화했다. 2002년 총 1만3000여 명의 인력 중 관리인원과 판매인원은 각각 190명과 160명에 불과했다.

대신 전문 유통채널업체에 판매기능을 위탁했고 그 결과 고정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 국내시장에서 네트워크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필요한 인력은 대충 3000~5000명 선. 이 경우 노동자 임금은 한 달에 1000만 위안 이상이 들어간다. 갈란츠는 그 비용을 줄이는 대신 유통업체을 지원하는 업무에 주력하고 소매 및 판매대리업체의 적정이익을 보장함으로써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했다.

갈란츠는 R&D인력을 효율적으로 배치하고 개발속도를 고도화하는 등의 방식으로도 원가를 효율적으로 절감했다. 이에 따라 신규제품 컨셉 선정에서 출시까지 2개월의 시간밖에 걸리지 않았다. 전자레인지의 핵심부품인 마그네트론(magnetron)을 생산하기 위해 외국기업은 8억~10억 달러를 필요로 했지만 갈란츠는 4억 위안(약6000만달러)이면 개발을 완료할 수 있었다.

◇경쟁사 사냥하기=선도적 우위를 확보한 후에는 가격인하를 통해 경쟁사를 시장에서 퇴출하는 방식으로 시장지위를 강화하는 게 갈란츠의 경영기법이었다.

1995년 중국 전자레인지 생산업체 수는 31개사로 광저우(廣州)에 12개사, 상하이(上海)에 7개사가 있었다. 한 해 뒤인 1996년에는 그 수가 3배가 넘는 100여 개사로 확대됐다.

물론 난립과 퇴출이 병행됐다. 1996년 이후 갈란츠의 가격인하 공세로 전자레인지 수익이 줄어들면서 소규모 기업들은 다수 퇴출되기 시작했다. 같은 해 100여 개의 업체 중 공장 가동률은 38.5%선에 불과했다. 1999년에는 도태 등으로 대륙 내 전자레인지 생산업체가 30개 사 미만으로 줄어들었고 갈란츠의 시장점유율은 70% 이상으로 확대됐다.

2002년 이후 갈란츠는 전천후 차별화 전략을 시도하면서 수차례에 걸쳐 대폭적으로 가격을 인하하는 방식으로 경쟁사에게 압력을 행사하고 시장에서 퇴출시켜 나갔다. 유럽기업들은 갈란츠에 생산을 맡기면서 원가절감을 통해 일본 및 한국기업과 경쟁했고, 갈란츠는 저렴한 대리가공 사업을 하면서도 일본 및 한국기업과 직접적 경쟁을 회피할 수 있었다.

◇최적 원가전략의 위력=갈란츠가 1996년부터 2002년 사이에 행한 8차례의 가격인하 가운데 최대 하락 폭은 24%였다. 갈란츠의 주력 모델은 가격 하락을 통해 제품의 시장점유율이 41% 상승했다. 갈란츠의 판매량과 시장점유율은 △1996년 65만 대, 35%에서 △2002년에는 600만 대, 70%로 확대됐다.



원가경쟁력은 R&D와 기술력 증대에 그대로 이어졌다. 이른바 `최적의 원가전략'이다. 1997년 갈란츠는 2000만 달러를 투자해 미국 연구센터를 설립했다. 전자레인지 R&D에 주력한 결과 2005년엔 R&D 총 투자액이 15억 위안으로 총수익의 60%에 육박했다.

2000년 이후 갈란츠는 전자레인지 핵심부품인 마그네트론의 개발에 성공했고 2001년 `제21회 홍콩전자전시회'와 `제90회 광저우교역회'에서 200만 대의 디지털 광파레인지 주문량을 유치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최적의 원가전략으로 2004년 경쟁사인 톈진(天津)LG는 그해 1000만 달러의 적자를 기록하며 전자레인지 사업을 축소했다. 지난해 6월엔 중국의 최대 가전업체 하이얼이 전자레인지 시장에서 물러났다.

베이징(중국)=허민특파원 minsk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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