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매ㆍ배송대행 '21세기 보부상'
미국ㆍ홍콩등서 제품 들여와 판매
시장확대 개인 사업자까지 등장
인터넷 구매대행과 배송 대행 서비스. 말뜻은 이해되지만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한 서비스다. 이 서비스는 인터넷이라는 미디어를 새로운 장터로 활용해 구매와 배송을 대행해 주는 것으로 이 영역에서 꿈을 일구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 일종의 인터넷 보부상들인 이들은 유통비용의 절감을 통해 반값이하로 가격을 낮춰 파는 인터넷 쇼핑몰의 또 다른 형태를 취하며 구매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예를 들어 `폴로'나 `타미휠피거' 등 유명 브랜드 의류를 백화점에서 구입하려면 많게는 수십 만원 정도 거금을 투자해야 하지만 인터넷 구매대행이나 배송대행 서비스를 이용하면 같은 제품을 절반에서 최대 1/4 가격에도 구입할 수 있다.
◇트렌드를 읽는 인터넷 보부상들=브랜드 제품을 남들보다 싸게 구입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의 트렌드를 정확하게 읽은 것이 인터넷 구매대행과 배송대행 서비스다. 이 서비스를 일궈내고 있는 이른바 인터넷 보부상들은 미국, 홍콩 등이 우리나라에 비해 브랜드 제품이 저렴한 것에 착안해 직접 미국 등지에서 제품을 들여와 국내에 비해 싼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이들은 주로 상업적인 목적으로도 이용이 가능한 다음 카페에 신규 카페를 오픈하거나 직접 사이트를 운영하며 고객들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이들 사업자 중에는 아기를 키우는 엄마나 회사를 다니다 그만두고 사업에 뛰어든 여성들도 많다.
다음 카페에 `폴로홀릭스'를 운영하고 있는 조혜지씨도 이러한 경우이다. `폴로홀릭스(cafe.daum.net/poloholics)'를 운영하는 조혜지씨는 폴로, 타미휠피거, 갭 등을 지인을 통해 들여와 정식 수입 제품에 비해 저렴한 가격에 판매해 매니아 고객들을 보유하고 있다. 회원수도 2800명이 넘는다. 특히 자신이 직접 옷을 입고 촬영한 사진을 올려 사이즈나 입은 모습 때문에 고민하는 고객들의 고민을 해결해 주는 점이 인기 요인이다.
그는 폴로 등 브랜드 의류를 즐겨 입다 친구를 통해 미국에서 직접 옷을 구입할 경우, 더 싸게 살 수 있는 방법을 전해 듣고 지인을 통해 종종 옷을 사 입다가, 이를 사업화해도 괜찮겠다는 생각에 직장에 취직하는 대신 인터넷 구매대행을 택한 케이스다.
그는 미국에 사는 지인을 통해 처음에는 조금씩 옷을 들여와 판매했는데 회원수가 늘어나면서 도매사업자를 소개받아 지금은 여러 경로를 통해 옷과 소품을 들여오고 있다.
"4시에서 7시까지는 배송 업무 때문에 정신 없이 바쁘고 일주일에 3~4일은 들어온 옷을 정리해야 합니다. 그리고 매일 저녁 사진을 찍어야 하는 등 숨 쉴 틈 없이 하루가 지나가지만, 적성에 맞아 힘든 지 모르고 일하고 있어요. 미국과 연락을 자주 하다 보니 밤낮이 바뀌어 새벽 4시에 자고 늦게 일어나는 습관으로 바뀌었는데 처음에는 이것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인터넷 카페나 독립 사이트로 운영= 인터넷 카페에서 공동구매 등 형태로 구매대행이나 배송대행 서비스를 이용하다 직접 사업에 뛰어드는 경우도 있다.
`디올맘(www.diormom.com)' 사이트를 운영하는 임채순씨는 아이를 키우는 전업주부로 네이버 카페 스텝진으로 활동하면서 비싼 수입 유아용품이나 수입 의류를 조금이라도 싸게 구입해볼 생각으로 카페 회원들과 공동구매를 추진했다.
"수입 유아용품 가격이 해외에서 구입하는 것보다 2~3배 정도 부풀려져 비싸게 판매되다보니 해외에서 사오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을 했어요. 마침 배송대행 사업을 하는 사람을 알고 있어서 거기에 의뢰해 다른 엄마들과 같이 해외 사이트에서 용품을 구입해 국내에 들여오는 방법을 이용하게 됐습니다."
그가 이용한 방법은 미국카드를 가진 지인을 통해 미국 사이트에서 직접 제품을 구입하고 배송대행지로 이를 발송하는 방법. 도착한 상품을 배송대행지에서 받아 국내 주소로 보내주게 된다. 그러다 점차 해외 쇼핑에 익숙해지게 됐고 카페에서 할 수 있는 범위에 제약이 많아 아예 사이트를 개설한 경우다.
그는 한국카드로 결제를 못 하는 고객이 구매대행을 요청할 경우, 해외 사이트에서 제품 구입 및 결제부터 배송까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구매대행 서비스와 함께 해외 사이트에서 직접 구입할 수 있는 고객들을 위해서 배송만 대신해주는 배송대행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배송대행 서비스를 시작하기 위해 미국 현지의 택배 회사와 직접 연락을 취해 좋은 조건의 가격과 서비스를 해줄 택배업체를 선정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다고 한다.
그는 "배송대행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들은 대부분 얼리어답터 성격이 강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꼼꼼히 따지는 경우가 많다"며 "스트레스를 잘 견디는 성격이 이 사업에 적합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최근 유명 인터넷 쇼핑몰에서 속속 구매대행 서비스와 배송대행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이 시장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들 개인 사업자들이 주목을 받고 있는 이유는 유명 쇼핑몰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고 일단 서비스에 만족하면 단골 고객이 되는 경향 때문이다.
이같이 `디지털 시대의 신(新) 상인'들이 인터넷 전자상거래의 한 부문으로 자리잡으면서 인터넷 쇼핑 문화가 어떻게 변모해 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채윤정기자 echo@
미국ㆍ홍콩등서 제품 들여와 판매
시장확대 개인 사업자까지 등장
인터넷 구매대행과 배송 대행 서비스. 말뜻은 이해되지만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한 서비스다. 이 서비스는 인터넷이라는 미디어를 새로운 장터로 활용해 구매와 배송을 대행해 주는 것으로 이 영역에서 꿈을 일구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 일종의 인터넷 보부상들인 이들은 유통비용의 절감을 통해 반값이하로 가격을 낮춰 파는 인터넷 쇼핑몰의 또 다른 형태를 취하며 구매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예를 들어 `폴로'나 `타미휠피거' 등 유명 브랜드 의류를 백화점에서 구입하려면 많게는 수십 만원 정도 거금을 투자해야 하지만 인터넷 구매대행이나 배송대행 서비스를 이용하면 같은 제품을 절반에서 최대 1/4 가격에도 구입할 수 있다.
◇트렌드를 읽는 인터넷 보부상들=브랜드 제품을 남들보다 싸게 구입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의 트렌드를 정확하게 읽은 것이 인터넷 구매대행과 배송대행 서비스다. 이 서비스를 일궈내고 있는 이른바 인터넷 보부상들은 미국, 홍콩 등이 우리나라에 비해 브랜드 제품이 저렴한 것에 착안해 직접 미국 등지에서 제품을 들여와 국내에 비해 싼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이들은 주로 상업적인 목적으로도 이용이 가능한 다음 카페에 신규 카페를 오픈하거나 직접 사이트를 운영하며 고객들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이들 사업자 중에는 아기를 키우는 엄마나 회사를 다니다 그만두고 사업에 뛰어든 여성들도 많다.
다음 카페에 `폴로홀릭스'를 운영하고 있는 조혜지씨도 이러한 경우이다. `폴로홀릭스(cafe.daum.net/poloholics)'를 운영하는 조혜지씨는 폴로, 타미휠피거, 갭 등을 지인을 통해 들여와 정식 수입 제품에 비해 저렴한 가격에 판매해 매니아 고객들을 보유하고 있다. 회원수도 2800명이 넘는다. 특히 자신이 직접 옷을 입고 촬영한 사진을 올려 사이즈나 입은 모습 때문에 고민하는 고객들의 고민을 해결해 주는 점이 인기 요인이다.
그는 폴로 등 브랜드 의류를 즐겨 입다 친구를 통해 미국에서 직접 옷을 구입할 경우, 더 싸게 살 수 있는 방법을 전해 듣고 지인을 통해 종종 옷을 사 입다가, 이를 사업화해도 괜찮겠다는 생각에 직장에 취직하는 대신 인터넷 구매대행을 택한 케이스다.
그는 미국에 사는 지인을 통해 처음에는 조금씩 옷을 들여와 판매했는데 회원수가 늘어나면서 도매사업자를 소개받아 지금은 여러 경로를 통해 옷과 소품을 들여오고 있다.
"4시에서 7시까지는 배송 업무 때문에 정신 없이 바쁘고 일주일에 3~4일은 들어온 옷을 정리해야 합니다. 그리고 매일 저녁 사진을 찍어야 하는 등 숨 쉴 틈 없이 하루가 지나가지만, 적성에 맞아 힘든 지 모르고 일하고 있어요. 미국과 연락을 자주 하다 보니 밤낮이 바뀌어 새벽 4시에 자고 늦게 일어나는 습관으로 바뀌었는데 처음에는 이것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인터넷 카페나 독립 사이트로 운영= 인터넷 카페에서 공동구매 등 형태로 구매대행이나 배송대행 서비스를 이용하다 직접 사업에 뛰어드는 경우도 있다.
`디올맘(www.diormom.com)' 사이트를 운영하는 임채순씨는 아이를 키우는 전업주부로 네이버 카페 스텝진으로 활동하면서 비싼 수입 유아용품이나 수입 의류를 조금이라도 싸게 구입해볼 생각으로 카페 회원들과 공동구매를 추진했다.
"수입 유아용품 가격이 해외에서 구입하는 것보다 2~3배 정도 부풀려져 비싸게 판매되다보니 해외에서 사오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을 했어요. 마침 배송대행 사업을 하는 사람을 알고 있어서 거기에 의뢰해 다른 엄마들과 같이 해외 사이트에서 용품을 구입해 국내에 들여오는 방법을 이용하게 됐습니다."
그가 이용한 방법은 미국카드를 가진 지인을 통해 미국 사이트에서 직접 제품을 구입하고 배송대행지로 이를 발송하는 방법. 도착한 상품을 배송대행지에서 받아 국내 주소로 보내주게 된다. 그러다 점차 해외 쇼핑에 익숙해지게 됐고 카페에서 할 수 있는 범위에 제약이 많아 아예 사이트를 개설한 경우다.
그는 한국카드로 결제를 못 하는 고객이 구매대행을 요청할 경우, 해외 사이트에서 제품 구입 및 결제부터 배송까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구매대행 서비스와 함께 해외 사이트에서 직접 구입할 수 있는 고객들을 위해서 배송만 대신해주는 배송대행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배송대행 서비스를 시작하기 위해 미국 현지의 택배 회사와 직접 연락을 취해 좋은 조건의 가격과 서비스를 해줄 택배업체를 선정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다고 한다.
그는 "배송대행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들은 대부분 얼리어답터 성격이 강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꼼꼼히 따지는 경우가 많다"며 "스트레스를 잘 견디는 성격이 이 사업에 적합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최근 유명 인터넷 쇼핑몰에서 속속 구매대행 서비스와 배송대행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이 시장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들 개인 사업자들이 주목을 받고 있는 이유는 유명 쇼핑몰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고 일단 서비스에 만족하면 단골 고객이 되는 경향 때문이다.
이같이 `디지털 시대의 신(新) 상인'들이 인터넷 전자상거래의 한 부문으로 자리잡으면서 인터넷 쇼핑 문화가 어떻게 변모해 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채윤정기자 ech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