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8명까지 '여럿이 즐기는' 레이싱 게임
얼굴 보며 부대끼는 '뒤끝'없는 경쟁의 묘미
완벽한 한글화 강점… 인프라 확보가 과제
MBC의 `무한도전'은 최근 방영되는 방송 프로그램 중 단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무한도전의 인기 비결을 꼽자면 여섯 출연자가 `얽히고 설킨 인간 관계를 가감 없이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늘 소개할 닌텐도 DS 라이트(이하 NDSL)용 게임인 `마리오 카트 DS(이하 카트DS)'는 여러 가지 면에서 무한도전을 닮은 제품입니다.
◇여럿이 즐기기〓본격적인 얘기에 앞서 `여럿이 즐기기'의 개념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해 보겠습니다. 이는 하나의 게임에 두 명 이상의 사람이 참여하는 방식으로 보면 되겠으며, 이러한 참여의 방식은 게임의 제작 방법에 따라서 여러 가지로 나뉘게 됩니다. 가장 쉽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온라인 게임을 생각하면 됩니다. 두 명 이상이라는 것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인간과 기계 간의 차이 때문입니다.
아무리 컴퓨터가 똑똑해지더라도 인간이 게임을 즐기는 방식 그대로를 재현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인간이 게임을 즐기는 방식이란, 단순한 사고 방식뿐 아니라 우발적인 요소와 심리적인 요소 등 계량화가 불가능한 요소들을 포함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인간과 인간 사이에서 벌어지는 게임 외적인 의사소통까지 포함해서 생각한다면, 인간과 기계간의 차이는 더욱더 명확해집니다.
◇마리오 카트 DS: 여럿이 즐긴다〓카트DS는 이렇게 `여럿이 즐긴다' 라는 개념에 충실하게 만들어져 있는 게임입니다. 일반적인 자동차 레이싱과 비슷하게 만들어져 있지만 레이싱으로써의 난이도는 상당히 낮춰져 있어 초보자들이라도 쉽게 적응할 수 있습니다. 또한 가속도의 개념 역시 채용하고 있어 뒤에서 달리고 있다고 해서 반드시 지는 것만은 아닙니다. 여기에, 게임을 좀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각종 아이템도 존재합니다. 아이템을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따라서 단숨에 순위를 바꿀 수도 있죠. 왠지 여기까지 얘기하니까 묘하게 다른 어떤 게임이 생각납니다만, 이에 대해서는 좀 뒤에서 얘기하도록 하지요. 최대 8명까지의 인원이 모여서 즐길 수도 있으며, 무선랜을 통해서 세계 각국의 카트DS 사용자들과 함께 즐기는 것 역시 가능합니다.
◇부서지는 우정에서 재미를 찾는다〓카트DS는 혼자 즐길 때도 꽤 재미있는 게임이지만, 진짜 제대로 즐기고 싶다면 여러 명이 모여서 시끌벅적하게 즐기는 편이 좋습니다. 온라인 대전에서는 느낄 수 없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부대낌이라는 건 꽤 신선하거든요.
실제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우리끼리 무한도전을 찍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앞에서 질주하는 사람이 있으면 둘이든 셋이든 협동해서 일단 1등에서 밀어내고, 그러다가 중간에 또 한 명이 배신하게 되면 상위권은 갑자기 혼란에 빠지고, 이 상황에서 뒷사람이 갑자기 치고 나가는 등, 음모와 비난, 배신이 쉴 새 없이 이어지는 게임이 바로 카트DS입니다. 이 게임을 즐겨본 분들이라면 어느 순간에 `일등 되기'보다는 `꼴찌 만들기'에 혈안이 돼 본 경험을 가지고 계실 텝니다.
여기까지 오면 `저 게임 한 판 하고 다시 얼굴이나 보겠나'하는 생각이 드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이 게임에는 놀라울 정도로 `뒤끝'이 없습니다. 사람끼리 얼굴을 마주보고, 서로 웃으면서 즐기는 게임이니 말이죠. 보이지 않는 상대에게 온갖 악담을 퍼붓게 되고 심한 경우에는 접속을 끊어 버리고 마는 일반 온라인 게임에서는 느낄 수 없는 재미가 있습니다.
◇두 카트 사이에서〓여기까지 왔다면 카트라이더와의 비교는 어쩔 수 없이 진행되어야 할 듯합니다만, 이는 왠지 컵에 따라 놓은 모습이 흡사하다고 간장과 콜라를 비교하는 격이 아닐까 합니다.
카트DS의 가장 큰 장점은 `캐주얼'의 본래 의미를 충실하게 따르고 있다는 점입니다. 짧은 시간 동안에 배워 심각하지 않게 즐긴다는 면에서는 카트DS 쪽이 우세입니다. 반면 카트라이더는 좀 더 빠져들어서 열심히 즐겨야 하는 게임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이렇게, 기본 구성과 즐기는 방법이 모두 다른 게임인 만큼, 각각의 장점을 인정하는 편이 가장 좋지 안을까 합니다. 하지만 원조를 따지자면 당연히 카트DS 쪽입니다. 1990년대 초반부터 꾸준히 만들어져 오면서 지속적인 시스템의 개량을 추구했던 마리오 카트와 카트라이더를 동일 선상에서 비교한다는 건 넌센스에 가까운 일이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트DS와 카트라이더 간의 관계성에 대한 얘기는 끊이지 않는 걸 보면, `이승철 오빠. 박효신 오빠처럼 훌륭한 가수가 되세요' 라는 웃지 못할 일이 일어나는 건 가요계뿐이 아닌가 봅니다.
◇카트DS의 선전을 기원하며〓어쨌든 10년 넘게 이 시리즈의 팬이었던 입장에서 이 게임의 발매는 대단히 반갑습니다. 더군다나 어린이들도 즐길 수 있게 완벽하게 한글화되어 나온 점은 더욱 높이 살 만합니다. 단, 타이틀 자체의 지명도나 재미에 비해서 아직 이를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인프라가 충분하지 않은 점은 조금 아쉬운 부분이기도 합니다. 하나의 카트리지로 여러 명이 즐길 수 있다는 게임의 특성을 좀 더 강조하면 어떨지 하는 생각도 드는군요. 거리에서, 찻집에서 더 많은 NDSL 사용자들이 마리오카트로 자신만의 무한도전을 찍는 광경을 더 많이 볼 수 있다면 즐거울 텐데요.
얼굴 보며 부대끼는 '뒤끝'없는 경쟁의 묘미
완벽한 한글화 강점… 인프라 확보가 과제
MBC의 `무한도전'은 최근 방영되는 방송 프로그램 중 단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무한도전의 인기 비결을 꼽자면 여섯 출연자가 `얽히고 설킨 인간 관계를 가감 없이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늘 소개할 닌텐도 DS 라이트(이하 NDSL)용 게임인 `마리오 카트 DS(이하 카트DS)'는 여러 가지 면에서 무한도전을 닮은 제품입니다.
◇여럿이 즐기기〓본격적인 얘기에 앞서 `여럿이 즐기기'의 개념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해 보겠습니다. 이는 하나의 게임에 두 명 이상의 사람이 참여하는 방식으로 보면 되겠으며, 이러한 참여의 방식은 게임의 제작 방법에 따라서 여러 가지로 나뉘게 됩니다. 가장 쉽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온라인 게임을 생각하면 됩니다. 두 명 이상이라는 것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인간과 기계 간의 차이 때문입니다.
아무리 컴퓨터가 똑똑해지더라도 인간이 게임을 즐기는 방식 그대로를 재현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인간이 게임을 즐기는 방식이란, 단순한 사고 방식뿐 아니라 우발적인 요소와 심리적인 요소 등 계량화가 불가능한 요소들을 포함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인간과 인간 사이에서 벌어지는 게임 외적인 의사소통까지 포함해서 생각한다면, 인간과 기계간의 차이는 더욱더 명확해집니다.
◇마리오 카트 DS: 여럿이 즐긴다〓카트DS는 이렇게 `여럿이 즐긴다' 라는 개념에 충실하게 만들어져 있는 게임입니다. 일반적인 자동차 레이싱과 비슷하게 만들어져 있지만 레이싱으로써의 난이도는 상당히 낮춰져 있어 초보자들이라도 쉽게 적응할 수 있습니다. 또한 가속도의 개념 역시 채용하고 있어 뒤에서 달리고 있다고 해서 반드시 지는 것만은 아닙니다. 여기에, 게임을 좀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각종 아이템도 존재합니다. 아이템을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따라서 단숨에 순위를 바꿀 수도 있죠. 왠지 여기까지 얘기하니까 묘하게 다른 어떤 게임이 생각납니다만, 이에 대해서는 좀 뒤에서 얘기하도록 하지요. 최대 8명까지의 인원이 모여서 즐길 수도 있으며, 무선랜을 통해서 세계 각국의 카트DS 사용자들과 함께 즐기는 것 역시 가능합니다.
◇부서지는 우정에서 재미를 찾는다〓카트DS는 혼자 즐길 때도 꽤 재미있는 게임이지만, 진짜 제대로 즐기고 싶다면 여러 명이 모여서 시끌벅적하게 즐기는 편이 좋습니다. 온라인 대전에서는 느낄 수 없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부대낌이라는 건 꽤 신선하거든요.
실제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우리끼리 무한도전을 찍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앞에서 질주하는 사람이 있으면 둘이든 셋이든 협동해서 일단 1등에서 밀어내고, 그러다가 중간에 또 한 명이 배신하게 되면 상위권은 갑자기 혼란에 빠지고, 이 상황에서 뒷사람이 갑자기 치고 나가는 등, 음모와 비난, 배신이 쉴 새 없이 이어지는 게임이 바로 카트DS입니다. 이 게임을 즐겨본 분들이라면 어느 순간에 `일등 되기'보다는 `꼴찌 만들기'에 혈안이 돼 본 경험을 가지고 계실 텝니다.
여기까지 오면 `저 게임 한 판 하고 다시 얼굴이나 보겠나'하는 생각이 드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이 게임에는 놀라울 정도로 `뒤끝'이 없습니다. 사람끼리 얼굴을 마주보고, 서로 웃으면서 즐기는 게임이니 말이죠. 보이지 않는 상대에게 온갖 악담을 퍼붓게 되고 심한 경우에는 접속을 끊어 버리고 마는 일반 온라인 게임에서는 느낄 수 없는 재미가 있습니다.
◇두 카트 사이에서〓여기까지 왔다면 카트라이더와의 비교는 어쩔 수 없이 진행되어야 할 듯합니다만, 이는 왠지 컵에 따라 놓은 모습이 흡사하다고 간장과 콜라를 비교하는 격이 아닐까 합니다.
카트DS의 가장 큰 장점은 `캐주얼'의 본래 의미를 충실하게 따르고 있다는 점입니다. 짧은 시간 동안에 배워 심각하지 않게 즐긴다는 면에서는 카트DS 쪽이 우세입니다. 반면 카트라이더는 좀 더 빠져들어서 열심히 즐겨야 하는 게임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이렇게, 기본 구성과 즐기는 방법이 모두 다른 게임인 만큼, 각각의 장점을 인정하는 편이 가장 좋지 안을까 합니다. 하지만 원조를 따지자면 당연히 카트DS 쪽입니다. 1990년대 초반부터 꾸준히 만들어져 오면서 지속적인 시스템의 개량을 추구했던 마리오 카트와 카트라이더를 동일 선상에서 비교한다는 건 넌센스에 가까운 일이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트DS와 카트라이더 간의 관계성에 대한 얘기는 끊이지 않는 걸 보면, `이승철 오빠. 박효신 오빠처럼 훌륭한 가수가 되세요' 라는 웃지 못할 일이 일어나는 건 가요계뿐이 아닌가 봅니다.
◇카트DS의 선전을 기원하며〓어쨌든 10년 넘게 이 시리즈의 팬이었던 입장에서 이 게임의 발매는 대단히 반갑습니다. 더군다나 어린이들도 즐길 수 있게 완벽하게 한글화되어 나온 점은 더욱 높이 살 만합니다. 단, 타이틀 자체의 지명도나 재미에 비해서 아직 이를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인프라가 충분하지 않은 점은 조금 아쉬운 부분이기도 합니다. 하나의 카트리지로 여러 명이 즐길 수 있다는 게임의 특성을 좀 더 강조하면 어떨지 하는 생각도 드는군요. 거리에서, 찻집에서 더 많은 NDSL 사용자들이 마리오카트로 자신만의 무한도전을 찍는 광경을 더 많이 볼 수 있다면 즐거울 텐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