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30여년… 이젠 30년후를 본다
CEO 마다한 투자교육 전도사
"절대 몸을 낮춘 게 아닙니다. 이 일은 투자자는 물론 저 자신을 위한 일이기도 한 걸요."
증시 활황기를 맞아 누구보다 바쁜 하루를 보내는 있는 강창희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장(58)은 인터뷰를 시작하기 앞서 이 점을 분명히 하고 싶다고 했다. 마치 대단한 일을 하고 있는 듯 자신을 바라보는 세간의 시선이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사실 올해로 증권업계에 몸담은 지 32년째라는 강 소장은 대우증권에서 20여 년간 국제 업무를 총지휘한 것을 비롯, 현대투자신탁운용과 굿모닝투자신탁운용에서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인물이다. 이런 그가 지난 2004년 번듯한 금융회사 CEO 영입 제의도 물리치고 투자교육 `전도사'를 자처하고 나섰으니 주변에서 이상하게 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
"증권사에 근무할 때 주요 관심사는 지수가 얼마까지 갈까, 어떤 종목이 대박 날까 하는 것들이었죠. 그런데 98년부터 투신운용업계에 종사하게 되면서 생각해보니 투자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주가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고, 투자의 목적을 분명히 하고 장기계획을 세우는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렇게 시작한 투자교육이 지난 10월 말까지 418회를 넘어섰다. 길지 않은 기간이었지만 투자자들의 변화를 몸으로 느끼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 초창기 만해도 `장기 분산 투자'에 대해 얘기하려면 `본론으로 들어가자, 무슨 주식을 사야 하느냐'고 관심을 보이지 않았지만, 요즘엔 투자자들 스스로 필요성을 인식하고 심각하게 경청하고 질문도 한다는 것.
그렇다면 그가 말하는 장기 분산 투자란 어떤 것일까? "지금 우리의 문제점은 저금리 시대와 고령화 시대를 동시에 맞이하고 있다는 겁니다. 금리가 3%여도 60살까지만 살면 문제없습니다. 또 100살까지 살아도 금리가 두 자리수면 그럭저럭 살만하지요. 하지만 이 두 가지가 겹치면 문제가 복잡해집니다." 즉, 이제는 오래 사는 위험에 대비해서 투자를 해야 하며, 그 정답은 장기 분산 투자라는 게 강 소장의 설명이다.
"먼저 금융자산 운용은 `세 개의 주머니'로 해야 합니다. 첫째가 생계용 저축 주머니고, 둘째는 오락용 주머니입니다. 셋째가 바로 노후대비용 자산형성 주머니인데, 우리나라 가정은 이 주머니가 거의 없습니다. 이를 준비하자는 것이지요."
하지만 직접 투자는 안 된다. "급변하는 시장에서 개인이 매일매일 시세표를 들여다보면서 자산을 운용하기란 어렵습니다. 그 시간을 뺏기면 본업은 어떻게 할 겁니까?" 간접 투자라고 해서 주식형 펀드만 생각해서도 안 된다. "간접 투자도 포트폴리오를 갖고 접근해야 합니다. 아직 이 부문에 대한 투자자들의 인식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이에 강 소장은 머니마켓펀드(MMF 또는 예금), 채권형 펀드, 주식형 펀드 세 가지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물론 자기의 형편에 맞춰 이 세 가지의 비율을 정하면 된다. 그리고 평소에는 잊어버리고 본업에 충실하다가 6개월마다 한번씩 점검해서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기만 하면 된다는 것이다.
이 대목에서 강 소장 자신의 포트폴리오도 소개했다. "부동산은 살고 있는 집과 더 나이 먹었을 때 출근할 수 있는 사무실이 하나 있습니다. 나머지는 금융자산인데 50%는 주식형에, 40%는 채권형에, 나머지 10%는 MMF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했습니다. 이렇게 몇 년 동안 운용해오고 있는데 성적이 좋은 편입니다."
인생관 한 토막도 덧붙였다. "아들에게 항상 하는 말이 있습니다. `스스로 기회를 만들어서 그 기회가 나를 속박하게 만들라'는 것입니다. 아버지가 재벌도 아니고, 천재도 아닌 보통 사람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이런 방법이라도 써야 하지 않겠습니까?"
업계 후배들에게도 비슷한 말을 자주 한다고 한다. "증권가만큼 세대교체가 빠른 곳도 없습니다. 아마 지금도 60년대 전반 출생자들은 초조해하고 있을 것입니다. 살아 남으려면 주특기를 개발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자기 자신을 어떤 방법으로든 옭아매는 방법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강 소장은 강의를 시작할 때 가장 중요한 노후대비는 `보람 있는 일'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시작한다고 한다. "이제 늙어서도 일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돈 때문이기도 하고, 또 일을 안하고 버티기에는 너무 오래 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체면 때문에 일을 못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투자교육은 강 소장 자신을 위한 노후대비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80세까지 일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려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하는데, 투자교육이야 말로 제가 오랫동안 할 수 있는 일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강소장은 지난해 제테크 분야 베스트셀러중 하나로 꼽히는 `30세 이후의 인생재테크 펀드투자로 시작하라'는 책을 내는 등 저작활동도 꾸준히 하고 있다. 부인과 1남 1녀를 두고 있으며, 아들은 현재 펀드매니저로 활동하며 아버지의 뒤를 잇고 있다.
CEO 마다한 투자교육 전도사
"절대 몸을 낮춘 게 아닙니다. 이 일은 투자자는 물론 저 자신을 위한 일이기도 한 걸요."
증시 활황기를 맞아 누구보다 바쁜 하루를 보내는 있는 강창희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장(58)은 인터뷰를 시작하기 앞서 이 점을 분명히 하고 싶다고 했다. 마치 대단한 일을 하고 있는 듯 자신을 바라보는 세간의 시선이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사실 올해로 증권업계에 몸담은 지 32년째라는 강 소장은 대우증권에서 20여 년간 국제 업무를 총지휘한 것을 비롯, 현대투자신탁운용과 굿모닝투자신탁운용에서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인물이다. 이런 그가 지난 2004년 번듯한 금융회사 CEO 영입 제의도 물리치고 투자교육 `전도사'를 자처하고 나섰으니 주변에서 이상하게 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
"증권사에 근무할 때 주요 관심사는 지수가 얼마까지 갈까, 어떤 종목이 대박 날까 하는 것들이었죠. 그런데 98년부터 투신운용업계에 종사하게 되면서 생각해보니 투자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주가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고, 투자의 목적을 분명히 하고 장기계획을 세우는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렇게 시작한 투자교육이 지난 10월 말까지 418회를 넘어섰다. 길지 않은 기간이었지만 투자자들의 변화를 몸으로 느끼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 초창기 만해도 `장기 분산 투자'에 대해 얘기하려면 `본론으로 들어가자, 무슨 주식을 사야 하느냐'고 관심을 보이지 않았지만, 요즘엔 투자자들 스스로 필요성을 인식하고 심각하게 경청하고 질문도 한다는 것.
그렇다면 그가 말하는 장기 분산 투자란 어떤 것일까? "지금 우리의 문제점은 저금리 시대와 고령화 시대를 동시에 맞이하고 있다는 겁니다. 금리가 3%여도 60살까지만 살면 문제없습니다. 또 100살까지 살아도 금리가 두 자리수면 그럭저럭 살만하지요. 하지만 이 두 가지가 겹치면 문제가 복잡해집니다." 즉, 이제는 오래 사는 위험에 대비해서 투자를 해야 하며, 그 정답은 장기 분산 투자라는 게 강 소장의 설명이다.
"먼저 금융자산 운용은 `세 개의 주머니'로 해야 합니다. 첫째가 생계용 저축 주머니고, 둘째는 오락용 주머니입니다. 셋째가 바로 노후대비용 자산형성 주머니인데, 우리나라 가정은 이 주머니가 거의 없습니다. 이를 준비하자는 것이지요."
하지만 직접 투자는 안 된다. "급변하는 시장에서 개인이 매일매일 시세표를 들여다보면서 자산을 운용하기란 어렵습니다. 그 시간을 뺏기면 본업은 어떻게 할 겁니까?" 간접 투자라고 해서 주식형 펀드만 생각해서도 안 된다. "간접 투자도 포트폴리오를 갖고 접근해야 합니다. 아직 이 부문에 대한 투자자들의 인식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이에 강 소장은 머니마켓펀드(MMF 또는 예금), 채권형 펀드, 주식형 펀드 세 가지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물론 자기의 형편에 맞춰 이 세 가지의 비율을 정하면 된다. 그리고 평소에는 잊어버리고 본업에 충실하다가 6개월마다 한번씩 점검해서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기만 하면 된다는 것이다.
이 대목에서 강 소장 자신의 포트폴리오도 소개했다. "부동산은 살고 있는 집과 더 나이 먹었을 때 출근할 수 있는 사무실이 하나 있습니다. 나머지는 금융자산인데 50%는 주식형에, 40%는 채권형에, 나머지 10%는 MMF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했습니다. 이렇게 몇 년 동안 운용해오고 있는데 성적이 좋은 편입니다."
인생관 한 토막도 덧붙였다. "아들에게 항상 하는 말이 있습니다. `스스로 기회를 만들어서 그 기회가 나를 속박하게 만들라'는 것입니다. 아버지가 재벌도 아니고, 천재도 아닌 보통 사람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이런 방법이라도 써야 하지 않겠습니까?"
업계 후배들에게도 비슷한 말을 자주 한다고 한다. "증권가만큼 세대교체가 빠른 곳도 없습니다. 아마 지금도 60년대 전반 출생자들은 초조해하고 있을 것입니다. 살아 남으려면 주특기를 개발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자기 자신을 어떤 방법으로든 옭아매는 방법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강 소장은 강의를 시작할 때 가장 중요한 노후대비는 `보람 있는 일'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시작한다고 한다. "이제 늙어서도 일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돈 때문이기도 하고, 또 일을 안하고 버티기에는 너무 오래 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체면 때문에 일을 못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투자교육은 강 소장 자신을 위한 노후대비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80세까지 일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려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하는데, 투자교육이야 말로 제가 오랫동안 할 수 있는 일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강소장은 지난해 제테크 분야 베스트셀러중 하나로 꼽히는 `30세 이후의 인생재테크 펀드투자로 시작하라'는 책을 내는 등 저작활동도 꾸준히 하고 있다. 부인과 1남 1녀를 두고 있으며, 아들은 현재 펀드매니저로 활동하며 아버지의 뒤를 잇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