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규모 모태펀드 투명한 관리ㆍ운영
공익ㆍ수익성 모두 충족"
큰 키의 날씬한 체구, 까만 머리. 지천명(知天命)을 훌쩍 넘겼다는 나이가 선뜻 믿기지 않았다.
19일 서울 삼성동 한국벤처투자 사무실에서 만난 권성철(57) 사장은 어눌한 듯 하면서도 단어 한 마디를 사용할 때도 정확성을 기하는 듯 했다. 정확성과 판단력을 요구하는 오랜 투자금융인의 생활이 밑바탕에 깔린 것 같다.
지난달 출범한 한국벤처투자는 정부 벤처활성화 대책의 핵심사안인 1조 규모 모태펀드의 관리ㆍ운영기관이다. 초대 대표로 선임된 권 사장은 혁신선도형 중소기업의 성장에 필수인 투자지원을 확대하고 국내 벤처캐피털 산업의 선진화를 이끄는 중책을 맡게 됐다.
모태펀드는 중소ㆍ벤처산업계의 장기적 발전을 위한 투자재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업계는 물론 정부에서도 그 운용에 높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이같은 주위의 시선이 부담스럽지 않느냐는 질문에 권 사장의 대답은 다소 의외였다.
"정직한 게 단순하게 사는 것 아닙니까."
투명하면 모든 게 심플해져 오히려 마음이 편하다는 설명이었다. 모태펀드 운영 목표에 맞게 공공성과 수익성을 추구하고, 절차를 투명하게 진행하면 주변의 관심도 크게 신경 쓰이지 않는다는 뜻일 것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에서 한국벤처투자로 자리를 옮기며 권 사장의 행동 반경도 여의도에서 삼성동으로 자연스럽게 변화했다. 만나는 사람들도 벤처기업인, 벤처캐피털리스트 등 벤처관계자들로 다소 젊어졌다. 하지만 권 사장은 "상황은 달라도 지향점은 같다"고 말한다. 투자 대상은 달라도 `가치창출`이라는 목표에서 자신이 해야할 일은 동일하다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권 사장의 책상에는 미국 벤처캐피털 투자 사례가 담긴 책이 놓여있었다. 한국벤처투자 대표가 된 후 벤처투자사례를 공부하기 위해 구입했다는 것이다.
`20년 이상 경력의 투자전문가에게도 공부할 게 남아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지금도 일주일에 한권 정도는 책을 읽는다며 톰 피터스의 `미래를 경영하라', 무라카미 류의 `69' 등 최근 읽은 책을 소개했다.
한 시간여 가량의 인터뷰 도중에도 끊임없이 울려대는 핸드폰이 그의 정신 없이 바쁜 일상을 대변해 주는 것 같았다. 이처럼 바쁜 일상 속에서 책을 읽으며 공부하는 것은 보통 정성이 아닐 듯싶다. 그의 왕성한 학습욕과 철저한 자기관리 노력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권 사장은 "선진 벤처캐피털의 투자사례를 자세히 알고 싶고, 시간이 허락하면 해외 벤처캐피탈 시장도 직접 둘러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일반 투자와 달리 벤처투자는 수년간의 신뢰성 있는 데이터가 없기 때문에 옥석을 가리기 위해서는 한마디로 `필(feel)'이 꽂혀야 한다"며 "제대로 된 감을 잡기 위해서는 젊음보다는 오히려 오랜 경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권 사장은 대학원을 마치고 서울대에서 강의를 시작하는 것으로 첫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그 후 미국에서 버지니아주립대 조교수, 메릴린치증권 포트폴리오 매니저 등을 역임하며 15년을 보냈다. 귀국 후에는 고려증권에 잠시 몸을 담았다 전혀 새로운 분야인 언론사에 입사했다. 중앙일보의 금융분야 전문기자로 5년간을 보낸 것이다. 기자생활은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어 귀중한 경험이었다고 그는 회고했다. 그리고 다시금 투자업계를 향한 회귀본능이 솟구쳐 금융업계로 컴백, 템피스투자자문을 거쳐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를 지냈다.
이같은 그의 경력 때문인지, 권 사장은 투자이론과 실무를 겸비하고 경제정책 전반에 식견이 풍부하다는 주위를 평가를 받고 있다.
권 사장은 한국벤처투자 대표로 선임된 후 모태펀드 운영에서 공공성과 수익성의 상반된 두 면을 어떻게 충족시켜야 할 지 줄곧 고민해왔다. 그래서 내놓은 게 투자가이드이다. 얼마 전 운영설명회를 열고 펀드선정의 구체적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회사는 1차 투자조합 공모를 실시, 32개사 38개 조합이 신청했고, 그중 19개사 21개 조합이 서류심사를 통과했다. 회사는 25일부터 현장실사를 거쳐 다음달 12일 최종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한국벤처투자는 올해 약 1700억원 규모의 재정자금을 투입해 5000억원 규모의 벤처투자재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제 모태펀드 운영의 출범을 알리는 닻은 올랐다. 권 사장은 `완벽하려면 작은 데까지 충실해야한다'는 평소 신조대로, 돌다리도 두들기는 심정으로 제대로 된 투자가 이뤄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공익ㆍ수익성 모두 충족"
큰 키의 날씬한 체구, 까만 머리. 지천명(知天命)을 훌쩍 넘겼다는 나이가 선뜻 믿기지 않았다.
19일 서울 삼성동 한국벤처투자 사무실에서 만난 권성철(57) 사장은 어눌한 듯 하면서도 단어 한 마디를 사용할 때도 정확성을 기하는 듯 했다. 정확성과 판단력을 요구하는 오랜 투자금융인의 생활이 밑바탕에 깔린 것 같다.
지난달 출범한 한국벤처투자는 정부 벤처활성화 대책의 핵심사안인 1조 규모 모태펀드의 관리ㆍ운영기관이다. 초대 대표로 선임된 권 사장은 혁신선도형 중소기업의 성장에 필수인 투자지원을 확대하고 국내 벤처캐피털 산업의 선진화를 이끄는 중책을 맡게 됐다.
모태펀드는 중소ㆍ벤처산업계의 장기적 발전을 위한 투자재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업계는 물론 정부에서도 그 운용에 높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이같은 주위의 시선이 부담스럽지 않느냐는 질문에 권 사장의 대답은 다소 의외였다.
"정직한 게 단순하게 사는 것 아닙니까."
투명하면 모든 게 심플해져 오히려 마음이 편하다는 설명이었다. 모태펀드 운영 목표에 맞게 공공성과 수익성을 추구하고, 절차를 투명하게 진행하면 주변의 관심도 크게 신경 쓰이지 않는다는 뜻일 것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에서 한국벤처투자로 자리를 옮기며 권 사장의 행동 반경도 여의도에서 삼성동으로 자연스럽게 변화했다. 만나는 사람들도 벤처기업인, 벤처캐피털리스트 등 벤처관계자들로 다소 젊어졌다. 하지만 권 사장은 "상황은 달라도 지향점은 같다"고 말한다. 투자 대상은 달라도 `가치창출`이라는 목표에서 자신이 해야할 일은 동일하다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권 사장의 책상에는 미국 벤처캐피털 투자 사례가 담긴 책이 놓여있었다. 한국벤처투자 대표가 된 후 벤처투자사례를 공부하기 위해 구입했다는 것이다.
`20년 이상 경력의 투자전문가에게도 공부할 게 남아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지금도 일주일에 한권 정도는 책을 읽는다며 톰 피터스의 `미래를 경영하라', 무라카미 류의 `69' 등 최근 읽은 책을 소개했다.
한 시간여 가량의 인터뷰 도중에도 끊임없이 울려대는 핸드폰이 그의 정신 없이 바쁜 일상을 대변해 주는 것 같았다. 이처럼 바쁜 일상 속에서 책을 읽으며 공부하는 것은 보통 정성이 아닐 듯싶다. 그의 왕성한 학습욕과 철저한 자기관리 노력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권 사장은 "선진 벤처캐피털의 투자사례를 자세히 알고 싶고, 시간이 허락하면 해외 벤처캐피탈 시장도 직접 둘러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일반 투자와 달리 벤처투자는 수년간의 신뢰성 있는 데이터가 없기 때문에 옥석을 가리기 위해서는 한마디로 `필(feel)'이 꽂혀야 한다"며 "제대로 된 감을 잡기 위해서는 젊음보다는 오히려 오랜 경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권 사장은 대학원을 마치고 서울대에서 강의를 시작하는 것으로 첫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그 후 미국에서 버지니아주립대 조교수, 메릴린치증권 포트폴리오 매니저 등을 역임하며 15년을 보냈다. 귀국 후에는 고려증권에 잠시 몸을 담았다 전혀 새로운 분야인 언론사에 입사했다. 중앙일보의 금융분야 전문기자로 5년간을 보낸 것이다. 기자생활은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어 귀중한 경험이었다고 그는 회고했다. 그리고 다시금 투자업계를 향한 회귀본능이 솟구쳐 금융업계로 컴백, 템피스투자자문을 거쳐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를 지냈다.
이같은 그의 경력 때문인지, 권 사장은 투자이론과 실무를 겸비하고 경제정책 전반에 식견이 풍부하다는 주위를 평가를 받고 있다.
권 사장은 한국벤처투자 대표로 선임된 후 모태펀드 운영에서 공공성과 수익성의 상반된 두 면을 어떻게 충족시켜야 할 지 줄곧 고민해왔다. 그래서 내놓은 게 투자가이드이다. 얼마 전 운영설명회를 열고 펀드선정의 구체적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회사는 1차 투자조합 공모를 실시, 32개사 38개 조합이 신청했고, 그중 19개사 21개 조합이 서류심사를 통과했다. 회사는 25일부터 현장실사를 거쳐 다음달 12일 최종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한국벤처투자는 올해 약 1700억원 규모의 재정자금을 투입해 5000억원 규모의 벤처투자재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제 모태펀드 운영의 출범을 알리는 닻은 올랐다. 권 사장은 `완벽하려면 작은 데까지 충실해야한다'는 평소 신조대로, 돌다리도 두들기는 심정으로 제대로 된 투자가 이뤄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