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옥 컴퓨팅부장
얼마 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한 시각장애인 국회의원이 헌정사상 처음으로 국회 단상에서 대정부 질문을 해 화제가 됐다. 주인공 정화원 의원은 질문에 필요한 점자 원고를 모두 외워 발표해 다른 의원들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질의 시간인 47분을 만들기 위해 그가 기울였을 노력과 극복해야 했던 어려움을 짐작한 때문이다. 정 의원의 손가락 끝은 의정활동을 위한 점자 자료를 읽느라 끝이 다 벗겨질 지경이라고 한다.
오래 전부터 정부는 복지국가를 실현하겠다고 외치고 있지만 아직 우리 사회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이동수단이 없어 매일 외출하지 못하는 장애인이 40%에 달하고, 70% 이상의 장애인이 실업에 허덕이며 약 50%가 초등학교 졸업 이하의 학력을 갖고 있다.
정보통신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세계 최고의 정보통신 인프라를 자랑하고 있지만 장애인 등 마이너리티를 위한 배려나 지원은 아직 미흡한 실정이다. 정보문화진흥원이 최근 발간한 정보격차 이슈리포트에 따르면 일반국민과 장애인 간 인터넷 이용률 격차가 미국과 일본은 각각 19.6%P와 15.0%P인 반면 우리나라는 35.4%p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같은 정보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는 스크린리더, 점자정보단말기, 영상전화 등 다양한 정보화 보조기기를 보급하고 있지만 수요에는 크게 못 미치는 실정이다. 정보통신부가 발표한 정보격차해소중장기계획(2004~2008)에 따르면 향후 5년간 저소득층과 장애인 가구에 중고PC 47만대를 중점 보급하고 장애 유형별로 필요한 정보화 보조기기를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장애인을 위한 기술개발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장애우를 위한 전자정보통신기술 개발 현황에 따르면 중증 장애우를 위한 마우스와 휠체어 제어시스템, 뇌파 키보드, 색각 장애우를 위한 색상변환기술, 음성키보드 시스템, 청각장애우를 위한 골도전화기 등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문제는 이들 제품의 상용화와 보급이다.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많은 정보기기들이 상품성이 없다는 이유로 사장되고 있다. 국내에는 고가의 해외 장비만 판매되고 어려운 형편의 장애인들에게는 그림의 떡이 되고 있다. 또 제품이 출시되더라도 홍보가 미흡해 시장이 형성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장애인의 날을 맞아 일회성 행사나 이벤트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장애인들에게 당장 상용화가 필요한 제품이 어떤 것이고, 관련 시장을 육성하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할지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장애인에게 정보의 접근성을 보장하고 활용 능력을 높이는 것은 인권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장애인의 삶의 질을 높이는 중요한 수단이 될 것이다.
점자자료를 읽기 위해 손가락 끝이 다 헤어졌다는 일화는 장애를 극복한 감동적인 이야기는 될지 몰라도 우리 정보화 수준의 측면에서 보면 부끄러운 이야기다. 자료를 읽어주는 TTS나 음성인식 기술을 지원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보편화된다면 앞으로 정 의원의 대정부 질문 모습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까.
얼마 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한 시각장애인 국회의원이 헌정사상 처음으로 국회 단상에서 대정부 질문을 해 화제가 됐다. 주인공 정화원 의원은 질문에 필요한 점자 원고를 모두 외워 발표해 다른 의원들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질의 시간인 47분을 만들기 위해 그가 기울였을 노력과 극복해야 했던 어려움을 짐작한 때문이다. 정 의원의 손가락 끝은 의정활동을 위한 점자 자료를 읽느라 끝이 다 벗겨질 지경이라고 한다.
오래 전부터 정부는 복지국가를 실현하겠다고 외치고 있지만 아직 우리 사회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이동수단이 없어 매일 외출하지 못하는 장애인이 40%에 달하고, 70% 이상의 장애인이 실업에 허덕이며 약 50%가 초등학교 졸업 이하의 학력을 갖고 있다.
정보통신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세계 최고의 정보통신 인프라를 자랑하고 있지만 장애인 등 마이너리티를 위한 배려나 지원은 아직 미흡한 실정이다. 정보문화진흥원이 최근 발간한 정보격차 이슈리포트에 따르면 일반국민과 장애인 간 인터넷 이용률 격차가 미국과 일본은 각각 19.6%P와 15.0%P인 반면 우리나라는 35.4%p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같은 정보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는 스크린리더, 점자정보단말기, 영상전화 등 다양한 정보화 보조기기를 보급하고 있지만 수요에는 크게 못 미치는 실정이다. 정보통신부가 발표한 정보격차해소중장기계획(2004~2008)에 따르면 향후 5년간 저소득층과 장애인 가구에 중고PC 47만대를 중점 보급하고 장애 유형별로 필요한 정보화 보조기기를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장애인을 위한 기술개발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장애우를 위한 전자정보통신기술 개발 현황에 따르면 중증 장애우를 위한 마우스와 휠체어 제어시스템, 뇌파 키보드, 색각 장애우를 위한 색상변환기술, 음성키보드 시스템, 청각장애우를 위한 골도전화기 등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문제는 이들 제품의 상용화와 보급이다.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많은 정보기기들이 상품성이 없다는 이유로 사장되고 있다. 국내에는 고가의 해외 장비만 판매되고 어려운 형편의 장애인들에게는 그림의 떡이 되고 있다. 또 제품이 출시되더라도 홍보가 미흡해 시장이 형성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장애인의 날을 맞아 일회성 행사나 이벤트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장애인들에게 당장 상용화가 필요한 제품이 어떤 것이고, 관련 시장을 육성하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할지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장애인에게 정보의 접근성을 보장하고 활용 능력을 높이는 것은 인권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장애인의 삶의 질을 높이는 중요한 수단이 될 것이다.
점자자료를 읽기 위해 손가락 끝이 다 헤어졌다는 일화는 장애를 극복한 감동적인 이야기는 될지 몰라도 우리 정보화 수준의 측면에서 보면 부끄러운 이야기다. 자료를 읽어주는 TTS나 음성인식 기술을 지원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보편화된다면 앞으로 정 의원의 대정부 질문 모습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