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분야 SW산업 `큰시장'
무명 소프트웨어(SW)업체인 리텍이 요즘 갑자기 유명해졌다. 바로 오라클이 리텍 소유권을 놓고 최대 경쟁사인 SAP와 한바탕 힘 겨루기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 분석가들은 두 회사가 전력을 다해 리텍을 인수하려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리텍이 어떤 회사이기에 SW업계의 두 거인, 오라클과 SAP를 으르렁거리게 만들었을까. 리텍은 유통업체용 비즈니스 시스템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회사로 이 회사는 유통업체가 제품 주문량ㆍ대리점 공급 방식ㆍ제품 색인 관리 등을 결정하는 것을 돕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왔다. 이 회사의 주요 고객으로는 미국 내 최대 의류업체인 갭(Gap)과 최대 전자제품 유통업체인 베스트바이(Best Buy) 등이 있다.
◇틈새시장의 선두업체, 리텍 인수 의도는=리텍이 이러한 틈새 시장의 선두업체이지만 판매 관리 도구 같은 관련 기술을 판매하며 압박해 오는 새로운 경쟁사들의 도전에 직면해 있다.
리텍의 어려움은 이뿐만이 아니다. IT에 대해 보수적이면서 SW업체들로부터 특별한 대우를 요구하고 있는 대형 유통업체들 탓에 리텍은 수익 감소라는 현실에 직면하고 있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오라클과 SAP가 노리는 것은 리텍의 순익이 결코 아니라는 점이다. 지난해의 경우 리텍의 순익률은 4.7%에 불과했는데 SW업체로서는 매우 작은 규모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리텍이 오라클과 SAP의 인수 대상에 오른 것은 역설적이게도 이 정도 규모의 회사를 인수하기가 적당하기 때문이다. 1억7400만 달러가 조금 넘는 리텍의 매출은 매년 수십 억 달러를 벌어들이는 오라클과 SAP에 비하면 `새 발의 피'다.
SAP와 오라클이 리텍의 순익을 노리는 것이 아니라면 그들이 탐내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이 회사의 대표적인 유통업체 고객 목록이다. 갭과 베스트바이 외에도 에이버크롬비 & 피치ㆍ노드스트롬ㆍ라디오쇼크ㆍ브리튼즈세인즈베리즈ㆍ시어즈ㆍ독일의 테스코 등이 리텍의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분석가들은 이들 업체들 중 일부에게 데이터베이스(DB) 기술은 제공하지만 애플리케이션은 공급하지 못하고 있는 오라클이 특히 리텍 인수에 관심이 많다고 설명했다. 파이퍼 재프레이의 태드 파이퍼 증권 분석가는 "오라클의 인수합병(M&A) 전략은 오라클에게 꼭 필요한 것을 골라야 하기 때문에 말처럼 단순하지 않다"면서 "현재 보유하고 있지 않은 고객 목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바로 리텍에 끌리는 이유"라고 말했다.
◇기회 가득한 미답지, 유통시장을 차지하라=리텍이 인수대상으로 매력적인 또 다른 이유는 유통업체들이 그 동안 거의 투자를 하지 않았지만 향후 소프트웨어 구매를 단계적으로 늘려나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다른 산업들은 인터넷 기업 관련 주식 시세가 과열 양상을 보이던 시기에 IT에 과잉 투자한 이후 투자액을 줄였지만 유통업체들은 아직 아무런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러한 탓에 SW 업체들은 매년 SW에 약 100억 달러를 투자하는 유통업체를 천재일우의 기회로 노리고 있는 것이다.
씽크이퀴티 파트너스의 증권 분석가 피터 콜맨은 "유통업체들은 지난 몇 년간 기술 분야 투자가 부진했다"면서 "다른 분야들처럼 과잉 투자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상당한 규모의 업그레이드가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유통 기술이 발전하고 있다는 점도 SW업체들이 유통업체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 중 하나다. 새로운 바코드 표준이 있고 셀프 계산대와 직원용 휴대형 업무기기 등 새로운 점포용 기술도 있으며 데이터 마이닝이 필요한 데이터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향후 수년 내로 유통업체에 휘몰아칠 또 다른 기술 변혁은 RFID로 월마트ㆍ타겟(Target) 등의 대형 업체들이 현재 시험중인 차세대 바코드 기술의 핵심이다. 이 기술은 재고 비용을 줄이는 한편 도난을 억제하며 다른 이점들도 가져다주고 있어 SW산업은 지금 이러한 유통분야에서 돈 냄새를 맡고 있는 것이다.
◇거대한 황금시장 `절대 놓칠 수 없다'=그러나 전문가들은 리텍의 경험이 암시하듯이 유통 정보기술 시장에 진입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고 경고하고 있다. 유통업체들은 △데이터 양이 많고 △운영이 복잡하고 △수익률이 낮고 △지금까지 알려진 가장 어려운 공급망 문제를 안고 있기 때문에 만족시키기 어렵다는 게 그 이유다.
리텍과 유사한 제품을 자체적으로 개발해 온 SAP조차도 이러한 어려움을 겪은 바 있어 리텍을 인수하려고 하는 이유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SW전문가들은 오라클과 SAP는 해법을 발견할 시간과 자원이 있고 어느 회사든 리텍을 인수할 수 있다면 그 회사 입장에서는 축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씽크이퀴티의 콜맨 분석가는 리텍 인수전에 뛰어든 오라클에 경의를 표하면서 "SAP 입장에서는 이번 인수가 시장에서의 자신들의 위치를 향상시키고 경쟁사를 시장에서 퇴출시킬 수 있는 보약과 같은 것이다"면서 "리텍을 보유하는 것이 좋지만 반드시 필요한 것이 아닌 SAP와는 달리 오라클은 리텍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씨넷/앨로리 길버트 기자
무명 소프트웨어(SW)업체인 리텍이 요즘 갑자기 유명해졌다. 바로 오라클이 리텍 소유권을 놓고 최대 경쟁사인 SAP와 한바탕 힘 겨루기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 분석가들은 두 회사가 전력을 다해 리텍을 인수하려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리텍이 어떤 회사이기에 SW업계의 두 거인, 오라클과 SAP를 으르렁거리게 만들었을까. 리텍은 유통업체용 비즈니스 시스템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회사로 이 회사는 유통업체가 제품 주문량ㆍ대리점 공급 방식ㆍ제품 색인 관리 등을 결정하는 것을 돕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왔다. 이 회사의 주요 고객으로는 미국 내 최대 의류업체인 갭(Gap)과 최대 전자제품 유통업체인 베스트바이(Best Buy) 등이 있다.
◇틈새시장의 선두업체, 리텍 인수 의도는=리텍이 이러한 틈새 시장의 선두업체이지만 판매 관리 도구 같은 관련 기술을 판매하며 압박해 오는 새로운 경쟁사들의 도전에 직면해 있다.
리텍의 어려움은 이뿐만이 아니다. IT에 대해 보수적이면서 SW업체들로부터 특별한 대우를 요구하고 있는 대형 유통업체들 탓에 리텍은 수익 감소라는 현실에 직면하고 있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오라클과 SAP가 노리는 것은 리텍의 순익이 결코 아니라는 점이다. 지난해의 경우 리텍의 순익률은 4.7%에 불과했는데 SW업체로서는 매우 작은 규모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리텍이 오라클과 SAP의 인수 대상에 오른 것은 역설적이게도 이 정도 규모의 회사를 인수하기가 적당하기 때문이다. 1억7400만 달러가 조금 넘는 리텍의 매출은 매년 수십 억 달러를 벌어들이는 오라클과 SAP에 비하면 `새 발의 피'다.
SAP와 오라클이 리텍의 순익을 노리는 것이 아니라면 그들이 탐내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이 회사의 대표적인 유통업체 고객 목록이다. 갭과 베스트바이 외에도 에이버크롬비 & 피치ㆍ노드스트롬ㆍ라디오쇼크ㆍ브리튼즈세인즈베리즈ㆍ시어즈ㆍ독일의 테스코 등이 리텍의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분석가들은 이들 업체들 중 일부에게 데이터베이스(DB) 기술은 제공하지만 애플리케이션은 공급하지 못하고 있는 오라클이 특히 리텍 인수에 관심이 많다고 설명했다. 파이퍼 재프레이의 태드 파이퍼 증권 분석가는 "오라클의 인수합병(M&A) 전략은 오라클에게 꼭 필요한 것을 골라야 하기 때문에 말처럼 단순하지 않다"면서 "현재 보유하고 있지 않은 고객 목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바로 리텍에 끌리는 이유"라고 말했다.
◇기회 가득한 미답지, 유통시장을 차지하라=리텍이 인수대상으로 매력적인 또 다른 이유는 유통업체들이 그 동안 거의 투자를 하지 않았지만 향후 소프트웨어 구매를 단계적으로 늘려나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다른 산업들은 인터넷 기업 관련 주식 시세가 과열 양상을 보이던 시기에 IT에 과잉 투자한 이후 투자액을 줄였지만 유통업체들은 아직 아무런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러한 탓에 SW 업체들은 매년 SW에 약 100억 달러를 투자하는 유통업체를 천재일우의 기회로 노리고 있는 것이다.
씽크이퀴티 파트너스의 증권 분석가 피터 콜맨은 "유통업체들은 지난 몇 년간 기술 분야 투자가 부진했다"면서 "다른 분야들처럼 과잉 투자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상당한 규모의 업그레이드가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유통 기술이 발전하고 있다는 점도 SW업체들이 유통업체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 중 하나다. 새로운 바코드 표준이 있고 셀프 계산대와 직원용 휴대형 업무기기 등 새로운 점포용 기술도 있으며 데이터 마이닝이 필요한 데이터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향후 수년 내로 유통업체에 휘몰아칠 또 다른 기술 변혁은 RFID로 월마트ㆍ타겟(Target) 등의 대형 업체들이 현재 시험중인 차세대 바코드 기술의 핵심이다. 이 기술은 재고 비용을 줄이는 한편 도난을 억제하며 다른 이점들도 가져다주고 있어 SW산업은 지금 이러한 유통분야에서 돈 냄새를 맡고 있는 것이다.
◇거대한 황금시장 `절대 놓칠 수 없다'=그러나 전문가들은 리텍의 경험이 암시하듯이 유통 정보기술 시장에 진입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고 경고하고 있다. 유통업체들은 △데이터 양이 많고 △운영이 복잡하고 △수익률이 낮고 △지금까지 알려진 가장 어려운 공급망 문제를 안고 있기 때문에 만족시키기 어렵다는 게 그 이유다.
리텍과 유사한 제품을 자체적으로 개발해 온 SAP조차도 이러한 어려움을 겪은 바 있어 리텍을 인수하려고 하는 이유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SW전문가들은 오라클과 SAP는 해법을 발견할 시간과 자원이 있고 어느 회사든 리텍을 인수할 수 있다면 그 회사 입장에서는 축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씽크이퀴티의 콜맨 분석가는 리텍 인수전에 뛰어든 오라클에 경의를 표하면서 "SAP 입장에서는 이번 인수가 시장에서의 자신들의 위치를 향상시키고 경쟁사를 시장에서 퇴출시킬 수 있는 보약과 같은 것이다"면서 "리텍을 보유하는 것이 좋지만 반드시 필요한 것이 아닌 SAP와는 달리 오라클은 리텍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씨넷/앨로리 길버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