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현 경제부 기자
IMF 외환위기 이후 기업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단행된 정부의 각종 경제 개혁정책이 겉돌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국내 37개 민간 기업집단을 상대로 재벌 총수의 지분과 실질 의결권 행사를 조사한 결과, 총수 일가는 평균 25.2%의 지분으로 44.0%의 의결권을 행사해 소유-지배권간 괴리도 평균값이 18.8%포인트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ㆍLGㆍSKㆍ현대자동차 등 4대 그룹 총수 일가의 계열사 지분은 평균 8.7%에 불과했다. 이는 재벌 총수들이 보유 지분 이상으로 기업 지배권을 행사한다는 것을 확인시켜준 자료다.
이같이 부풀려진 총수의 영향력은 기업의 내부 통제 기능마저 마비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KDI는 실제 지배주주와의 거래와 관련된 안건에 대해 사외이사 참석률은 36.6%에 불과했고 특수관계인과 관련된 이사회 논의도 형식적이거나 논의없이 통과된 경우도 무려 76%에 달했다고 지적했다. 사외이사나 이사회가 거수기 역할에 불과하다는 비판은 당연하다.
한국기업지배구조지원센터도 조사대상 426개 상장법인중 대주주 추천에 의해 사외이사가 선임된 경우가 330개사로 78.7%에 달했다고 최근 밝혔다.
재계는 그런데도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는 것이 `글로벌 스탠더드'는 아니라며 정부의 기업규제를 반대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선진국의 경우 소유ㆍ경영 분산형보다 소유ㆍ경영 집중형 기업 지배구조가 더 많다'고 주장했고, 전경련은 `지배구조와 경영성과와는 특별한 관계가 없기 때문에 우리 현실과 괴리된 영미식 지배구조를 척도로 기업규제 여부를 결정하려는 시도는 재검토돼야 한다'고 목청을 높이고 있다.
재계는 올초 금융시장을 대혼란에 빠트렸던 SK글로벌 분식회계 사태의 원인을 직시해야 한다. 재벌 오너의 독단과 전횡을 이사회나 사외이사가 제대로 막을 수만 있었다면 그같은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해외투자가들이 `코리아 디스카운트' 원인으로 한결같이 `기업 지배구조 및 투명성 문제'를 꼽고 있다. 경영의 불투명성, 정경유착, 이사회 기능 부재, 주주 무시 등의 잘못된 경영행태를 혁신적으로 바꾸지 않는다면 우리는 `고친 외양간에서 또다시 소를 잃는'어리석음을 범할지도 모른다.
IMF 외환위기 이후 기업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단행된 정부의 각종 경제 개혁정책이 겉돌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국내 37개 민간 기업집단을 상대로 재벌 총수의 지분과 실질 의결권 행사를 조사한 결과, 총수 일가는 평균 25.2%의 지분으로 44.0%의 의결권을 행사해 소유-지배권간 괴리도 평균값이 18.8%포인트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ㆍLGㆍSKㆍ현대자동차 등 4대 그룹 총수 일가의 계열사 지분은 평균 8.7%에 불과했다. 이는 재벌 총수들이 보유 지분 이상으로 기업 지배권을 행사한다는 것을 확인시켜준 자료다.
이같이 부풀려진 총수의 영향력은 기업의 내부 통제 기능마저 마비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KDI는 실제 지배주주와의 거래와 관련된 안건에 대해 사외이사 참석률은 36.6%에 불과했고 특수관계인과 관련된 이사회 논의도 형식적이거나 논의없이 통과된 경우도 무려 76%에 달했다고 지적했다. 사외이사나 이사회가 거수기 역할에 불과하다는 비판은 당연하다.
한국기업지배구조지원센터도 조사대상 426개 상장법인중 대주주 추천에 의해 사외이사가 선임된 경우가 330개사로 78.7%에 달했다고 최근 밝혔다.
재계는 그런데도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는 것이 `글로벌 스탠더드'는 아니라며 정부의 기업규제를 반대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선진국의 경우 소유ㆍ경영 분산형보다 소유ㆍ경영 집중형 기업 지배구조가 더 많다'고 주장했고, 전경련은 `지배구조와 경영성과와는 특별한 관계가 없기 때문에 우리 현실과 괴리된 영미식 지배구조를 척도로 기업규제 여부를 결정하려는 시도는 재검토돼야 한다'고 목청을 높이고 있다.
재계는 올초 금융시장을 대혼란에 빠트렸던 SK글로벌 분식회계 사태의 원인을 직시해야 한다. 재벌 오너의 독단과 전횡을 이사회나 사외이사가 제대로 막을 수만 있었다면 그같은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해외투자가들이 `코리아 디스카운트' 원인으로 한결같이 `기업 지배구조 및 투명성 문제'를 꼽고 있다. 경영의 불투명성, 정경유착, 이사회 기능 부재, 주주 무시 등의 잘못된 경영행태를 혁신적으로 바꾸지 않는다면 우리는 `고친 외양간에서 또다시 소를 잃는'어리석음을 범할지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