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글로벌-IT 유럽] 프랑스 톰슨, 헐리우드서 맹활약

  • 프린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프랑스 전기전자 제조업체인 톰슨이 디지털영상 전문업체로 이미지를 확 바꾸면서 미국 헐리우드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톰슨은 최근 1~2년전부터 미국 디지털영상 전문업체들의 뜻밖에 선전으로 모기업 이미지를 크게 변화하고 있다.

22일 프랑스 일간휘가로에 따르면 톰슨이 2년전 인수한 미국 캘리포니아 소재 테크니칼라(Technicolor)는 필름복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헐리우드 영화사 고객들로부터 크게 인기를 끌고 있다.

또 지난해 인수한 시청각장비 전문제조업체인 그라스 밸리(Grass Valley)는 필름의 디지털화, 색조조정 분야 등에서 독보적인 기술을 자랑해 톰슨의 이미지업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이같은 변신은 6년전 CEO였던 티에리 브레통 전 회장의 개혁정책에 힘은 바 크다. 현재 프랑스텔레콤 최고사령탑으로 개혁과 성장 드라이브에 총력을 기울이는 브레통은 당시 톰슨의 문제가 낡고 닳은 이미지 유산에 있다고 보고 대대적인 개혁을 단행했다. 그중 하나가 오랫동안 쌓여온 TV 제조사로서 이미지를 벗어나는 것이었다.

당시 프랑스의 전기전자 분야는 3개 회사로 나눠졌다. 방위 분야에서는 톰슨CSF(이후 탈레스), 부품 분야에서는 ST마이크로닉스, 일반소비 분야는 톰슨일렉트로닉스(지난 1995년에 톰슨멀티미디어, 2002년에 톰슨으로 변화) 등이었다. 당시 브레통이 최고경영자로 취임했을 때 톰슨멀티미디어는 일반 소비 분야가 전체매출의 90%를 차지했다. 그때까지 국가통제를 받아온 회사는 결국 구조조정과 채무변제, 민영화 등 정책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톰슨은 그후 영상 분야에 대한 재정비를 단행해 헐리우드에서 거의 독보적인 회사로 성가를 날리고 있다. 현재 디즈니의 포스트프로덕션을 맡고 있는데 얼마전에는 매트릭스리로디드(Matrix Reloaded)를 수주했다.

또 2002년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피아니스트(Pianiste)도 포스트프로덕션을 담당한 톰슨에게 영광을 안겨준 영화이기도 하다.

포스트프로덕션은 촬영을 마친후 상영까지 제작과정으로 필름, 편집영상을 넣어 나중에 화상에 일치시키는 일이다.

톰슨이 포스트프로덕션에서 거둔 성과의 대부분은 지난 2002년 인수한 시청각장비 전문제조업체인 그라스 밸리의 다양한 필름관련 기술에 힘입고 있다.

이 회사는 뛰어난 필름복제 기술을 갖고 있는데 세계 어느 나라에서나 같은 시간에 같은 질의 영화를 제공하고 있다. 또 디지털영상을 압축해 케이블 통신사업자, 위성사업자에게 제공하는데 조만간 통신사업자에게도 서비스할 계획이다.

톰슨의 인력담당 크리스티앙 브리에르 이사는 "테크니칼라와 그라스 밸리의 근로자들을 통합할 시간적 여유가 필요했다"며 "다행스럽게도 그것은 정치적이 아니라 업무에 기초한 것이어서 쉽게 통합을 이룰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현재 톰슨은 3개 경영조직이 이끌어가고 있다. 15명으로 구성된 이사회가 결정을 내리면 79명 고급간부들로 구성된 운영위원회가 분기별로 모여 그 결정을 조율한다. 또 마지막으로 450명 중간간부들이 연간 2차례 모임을 가지면서 그 결정의 실행에 전념한다.

새롭게 변신한 톰슨의 사업 분야는 크게 4개로 나뉜다. 첫째가 일반소비용품으로 TV, 데코더(특정TV 수신장치), 오디오, 비디오 등 작은 기기들이다. 이들 제품은 전체매출의 53%를 차지하지만 전체 순이익의 6%에 그친다. 둘째는 브라운관, 스크린, 광학렌즈 등을 생산하는 부품 분야로 현재 수익성이 괜찮은 편이다. 셋째가 현재 수익성에 크게 기여하는 특허 분야다. 마지막으로 콘텐츠ㆍ네트워크 분야로 디지털카메라, 영상처리 등이다. 이 분야는 전체매출의 4분의 1을 차지하고 전체 경상이익의 거의 절반을 차지해 톰슨의 미래를 약속하고 있다.

톰슨은 수년전부터 미국시장에서 승부가 세계시장 승패를 가늠한다고 보고 대미전략에 역량을 집중해왔다. 이에 따라 3년전에는 프린스턴대에 연구원 35명으로 구성된 연구소를 설립해 영상물 소비의 미래패턴을 연구하고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또 미국에서 아직 실험중인 갖가지 놀라운 혁신제품들을 실험하고 있다. 예를 들어 최근에 실험한 24시간 수명을 지닌 DVD는 공기에 노출되면 자연적으로 생명을 얻었다가 그후 자체파괴되는 것으로 대여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톰슨이 헐리우드 시장에 연착한 것을 두고 휘가로는 영화제목 매트릭스리로디드에 빗대 헐리우드리로디드라고 표현하는 등 프랑스 자존심을 한껏 드높이는 모습이다.

그러나 이같은 성공적 변신은 근로자들에 대한 무지막지한 구조조정과도 무관치 않다는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현재 1만여명 근로자들이 톰슨의 TV 조립공장에서 일하고 있는데 조만간 상당수가 구조조정계획 희생자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미 일레빌레느시 공장에서 60여명이 해고됐고 지난 2일에는 근로자 150여명이 렌에서 경영진의 인력 구조조정 계획에 반발해 시위를 벌였다.

그러나 사회적으로 시대변화에 따른 인력 구조조정의 흐름을 대체적으로 피할 수 없다는 분위기이어서 톰슨의 변신은 속도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

파리=성일권기자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추천기사



가장 많이 본 기사

스타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