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이자 음악가인 새스차 앤더슨은 1980년대 동독정부와 비밀경찰 슈타지(Stasi)에 맞서 목소리를 높였던 반체제인사중 한사람이다. 그러나 그는 공산정권이 붕괴되자 자신과 의견을 달리하는 동료들을 밀고해왔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앤더슨씨는 당시의 진실을 말해줄 슈타지 파일은 폐기됐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사실 지난 1989년 가을 동독정권이 붕괴되기 직전 쓰레기더미속으로 들어간 수백만 조각의 서류중 일부가 다시 복원됐다. 독일정부 계획대로라면 모두 1만6000개 봉투에 나눠 버려진 쓰레기중 아직 남아 있는 서류의 내용도 복원될 예정이다.
스캐닝 기술이 진화하면서(축제일에 뿌리는) 색종이 조각처럼 잘게 찢겨진 서류들까지 복원이 가능해졌다. 요즘에는 대부분 기밀서류가 디지털문서로 보관되는 추세지만 아직도 문서절단기를 사용하는 기업이 많다. 휼렛패커드 한 연구원은 "문서절단기로 서류를 깨끗하게 폐기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고 설명한다.
알고 보면 문서를 복원하는 기술은 문서를 폐기하는 기술만큼이나 역사가 오래됐다. 1979년 테헤란 주재 미국대사관을 점거한 이란인들은 찢겨진 문서조각들을 찾아 바닥에 펼쳐놓고 하나하나 고유번호를 매긴 뒤 카펫 직공들을 시켜 일일이 문서를 짜맞추기도 했다. 이렇게 복원된 서류들은 테헤란 거리에서 몇년동안 판매됐다.
그러한 일련의 사건들은 미국정부가 서류의 폐기절차를 개선할 필요성을 깨닫는 계기가 됐다. 요즘엔 기밀서류를 가루로 분쇄시키거나 화학약품을 써서 분해시키는 새로운 문서폐기 기술들이 나와 있다. 그러나 이런 복잡한 방법들은 비상사태가 발생했을 때 아무 소용이 없을 수도 있다.
슈타지 서류의 경우 이처럼 복잡한 방법으로 분쇄된 것은 아니지만 그 방대한 분량 때문에 문서복원 분야의 연구원들에게 도전해 볼만한 과제로 여겨지고 있다. 1995년 독일정부는 슈타지 파일을 복원시키기 위한 프로젝트팀을 구성했다. 지난 2001년까지 프로젝트가 진행됐지만 겨우 300개 정도의 쓰레기 봉투를 복원하는데 그쳤다. 정부측은 3300만페이지나 남아있는 문서를 좀 더 빨리 복원해줄 다른 방법을 찾아야만 했다.
이번에는 프라운호퍼(Fraunhofer IPK)연구소를 비롯한 4개 업체가 독일정부의 프로젝트에 참여할 준비를 하고 있다. 프라운호퍼는 5년안에 수백만페이지를 복원하기 위한 기초작업을 진행중이다.
"단지 퍼즐을 맞추는 알고리즘 정도로 생각하면 오산"이라고 프라운호퍼의 문서복원 프로젝트팀장인 버트럼 니콜라이씨는 말한다. 슈타지의 방대한 파일들은 타이프라이터로 작성된 문서와 손으로 직접 쓴 글이 뒤섞여 찢겨져 있다.
어떤 문서복원 업체들은 문서조각의 모양과 색깔, 찢어진 정도에 초점을 맞추는 반면 또다른 업체들은 키워드를 넣어서 가능한 조합을 찾아내는 의미론적 방법론에 무게를 두고 있다.
프라운호퍼의 경우 다년간의 문서복원 노하우에다 `스마트 스캐닝 소프트웨어(Smart Scanning Software)' 기술을 결합시킬 예정이다. 문서조각들을 인치당 200도트의 해상도로 스캐닝한 후 소프트웨어가 가능한 조합을 찾아내면 그 결과를 보고 담당자가 취사선택을 하는 방식이다.
일부 회사들은 이미 그와 유사한 기술을 상용화시켰다고 주장한다. 처치스트리트(ChurchStreet)사의 경우 소프트웨어가 각 문서조각의 가장자리 그래픽패턴을 분석한다. 그 다음 종이위에 서류조각들을 붙여서 이를 스캐닝하고 소프트웨어가 가능한 조합을 분석해낸다. 이같은 방법은 원문 복원보다 내용별로 자료를 분류 추출하는데 중점을 둔 것으로 현재 문서내용의 70% 정도를 복원할 수 있다고 회사측은 주장한다.
회사 고객들은 주로 로펌이나 개인법률사무소로 100페이지 정도의 찢어진 조각을 복원하는 비용으로 2000여달러를 지불한다. 또 이 회사는 곧 십자형태로 찢어진, 즉 두방향으로 잘린 문서를 복원하는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인데 가격은 8000~1만달러선으로 보고 있다.
전문적으로 복원된 서류는 일반적으로 지문이나 필체보다 더 다양하게 법정에서 증거로 채택된다. 복원된 페이지들은 법의학적 문제를 해결하는데도 광범위하게 쓰인다.
휼렛팩커드사의 경우 폐기된 문서를 나중에 다시 복원할 수 있도록 위치추적정보를 남기는 문서절단기를 개발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슈타지 파일로 인해 의혹을 사고 있는 새스차 앤더슨씨는 독일정부의 프로젝트가 진행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프로젝트가 진실을 규명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또 "의심을 받고 있는 만큼 조용히 지낼 생각"이라며 "역사의 진실이 밝혀져 그동안의 심적 괴로움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덧붙였다.
더글러스 헤인가트너
앤더슨씨는 당시의 진실을 말해줄 슈타지 파일은 폐기됐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사실 지난 1989년 가을 동독정권이 붕괴되기 직전 쓰레기더미속으로 들어간 수백만 조각의 서류중 일부가 다시 복원됐다. 독일정부 계획대로라면 모두 1만6000개 봉투에 나눠 버려진 쓰레기중 아직 남아 있는 서류의 내용도 복원될 예정이다.
스캐닝 기술이 진화하면서(축제일에 뿌리는) 색종이 조각처럼 잘게 찢겨진 서류들까지 복원이 가능해졌다. 요즘에는 대부분 기밀서류가 디지털문서로 보관되는 추세지만 아직도 문서절단기를 사용하는 기업이 많다. 휼렛패커드 한 연구원은 "문서절단기로 서류를 깨끗하게 폐기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고 설명한다.
알고 보면 문서를 복원하는 기술은 문서를 폐기하는 기술만큼이나 역사가 오래됐다. 1979년 테헤란 주재 미국대사관을 점거한 이란인들은 찢겨진 문서조각들을 찾아 바닥에 펼쳐놓고 하나하나 고유번호를 매긴 뒤 카펫 직공들을 시켜 일일이 문서를 짜맞추기도 했다. 이렇게 복원된 서류들은 테헤란 거리에서 몇년동안 판매됐다.
그러한 일련의 사건들은 미국정부가 서류의 폐기절차를 개선할 필요성을 깨닫는 계기가 됐다. 요즘엔 기밀서류를 가루로 분쇄시키거나 화학약품을 써서 분해시키는 새로운 문서폐기 기술들이 나와 있다. 그러나 이런 복잡한 방법들은 비상사태가 발생했을 때 아무 소용이 없을 수도 있다.
슈타지 서류의 경우 이처럼 복잡한 방법으로 분쇄된 것은 아니지만 그 방대한 분량 때문에 문서복원 분야의 연구원들에게 도전해 볼만한 과제로 여겨지고 있다. 1995년 독일정부는 슈타지 파일을 복원시키기 위한 프로젝트팀을 구성했다. 지난 2001년까지 프로젝트가 진행됐지만 겨우 300개 정도의 쓰레기 봉투를 복원하는데 그쳤다. 정부측은 3300만페이지나 남아있는 문서를 좀 더 빨리 복원해줄 다른 방법을 찾아야만 했다.
이번에는 프라운호퍼(Fraunhofer IPK)연구소를 비롯한 4개 업체가 독일정부의 프로젝트에 참여할 준비를 하고 있다. 프라운호퍼는 5년안에 수백만페이지를 복원하기 위한 기초작업을 진행중이다.
"단지 퍼즐을 맞추는 알고리즘 정도로 생각하면 오산"이라고 프라운호퍼의 문서복원 프로젝트팀장인 버트럼 니콜라이씨는 말한다. 슈타지의 방대한 파일들은 타이프라이터로 작성된 문서와 손으로 직접 쓴 글이 뒤섞여 찢겨져 있다.
어떤 문서복원 업체들은 문서조각의 모양과 색깔, 찢어진 정도에 초점을 맞추는 반면 또다른 업체들은 키워드를 넣어서 가능한 조합을 찾아내는 의미론적 방법론에 무게를 두고 있다.
프라운호퍼의 경우 다년간의 문서복원 노하우에다 `스마트 스캐닝 소프트웨어(Smart Scanning Software)' 기술을 결합시킬 예정이다. 문서조각들을 인치당 200도트의 해상도로 스캐닝한 후 소프트웨어가 가능한 조합을 찾아내면 그 결과를 보고 담당자가 취사선택을 하는 방식이다.
일부 회사들은 이미 그와 유사한 기술을 상용화시켰다고 주장한다. 처치스트리트(ChurchStreet)사의 경우 소프트웨어가 각 문서조각의 가장자리 그래픽패턴을 분석한다. 그 다음 종이위에 서류조각들을 붙여서 이를 스캐닝하고 소프트웨어가 가능한 조합을 분석해낸다. 이같은 방법은 원문 복원보다 내용별로 자료를 분류 추출하는데 중점을 둔 것으로 현재 문서내용의 70% 정도를 복원할 수 있다고 회사측은 주장한다.
회사 고객들은 주로 로펌이나 개인법률사무소로 100페이지 정도의 찢어진 조각을 복원하는 비용으로 2000여달러를 지불한다. 또 이 회사는 곧 십자형태로 찢어진, 즉 두방향으로 잘린 문서를 복원하는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인데 가격은 8000~1만달러선으로 보고 있다.
전문적으로 복원된 서류는 일반적으로 지문이나 필체보다 더 다양하게 법정에서 증거로 채택된다. 복원된 페이지들은 법의학적 문제를 해결하는데도 광범위하게 쓰인다.
휼렛팩커드사의 경우 폐기된 문서를 나중에 다시 복원할 수 있도록 위치추적정보를 남기는 문서절단기를 개발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슈타지 파일로 인해 의혹을 사고 있는 새스차 앤더슨씨는 독일정부의 프로젝트가 진행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프로젝트가 진실을 규명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또 "의심을 받고 있는 만큼 조용히 지낼 생각"이라며 "역사의 진실이 밝혀져 그동안의 심적 괴로움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덧붙였다.
더글러스 헤인가트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