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톱(palmtops)의 황금시대(1996년쯤)를 기억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당시엔 매년 새로운 모델이 출시됐고 기술잡지의 커버기사로 팜톱이 등장했다. 팜 애호가들에게는 벅차고 감격스러운 시절이었다.
오늘날 팜톱은 흔해졌다. 비행기나 기차를 타보면 5명중 1명은 팜톱을 갖고 있다. 희소성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는 얘기다. 팜톱을 구입하는 일이 면도크림이나 잉크제트프린트 리필잉크를 사는 것만큼 간단한 세상이 된 것이다.
새로 나온 포켓PC 2003 운영체제(MS는 사람들이 `Windows Mobile 2003 for Pocket PC'로 불러주길 희망한다)는 팜톱 소프트웨어가 성숙기로 접어들었음을 증명해 준다. 이 운영체제는 휼렛패커드, 도시바, 델, 파나소닉, 게이트웨이, JVC, 뷰소닉 등에서 이미 채택했거나 곧 탑재될 예정이다.
포켓PC 제품은 무선인터넷(802.11 혹은 와이파이)이 가능하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자동 무선네트워크 연결(automatic wireless-network connection)' 기능이다. 사무실이나 호텔, 스타벅스 커피숍, 맥도널드 매장에 걸어들어 갔을 때 거기가 무선접속이 가능한 곳이라면 팜톱 화면에 네트워크 이름이 뜬다. 스타일러스펜으로 누르기만 하면 곧바로 인터넷에 연결된다. 네트워크 전문용어들이 잔뜩 써있는 다이얼로그 박스를 거쳐야 했던 기존 무선인터넷 연결방식보다 한수 위다.
지난주 호텔에서 포켓PC를 사용해보고 깜짝 놀랐다. 그 호텔이 누군가의 무선네트워크 서비스 지역에 포함된다는 사실을 발견했기 때문이었다. 누가 신청한 서비스인지는 따져 묻지 말자. 그 호텔은 공짜샴푸도 제공하지 않는 곳인데 무료인터넷으로 웹서핑을 했으면 그만이다.
그밖에 빌트인(built-in)으로 내장된 프로그램중에 `픽처스(Pictures)'는 디지털사진을 볼 수 있고 팜톱에서 직접 사진편집도 할 수 있다. 또 스펠링 자동수정 기능과 이메일주소 자동완성 기능이 있다. 비디오 화질을 개선하기 위해 MS에서 제공되는 윈도미디어 플레이어9 축소판도 있다.(비디오를 보려면 메모리크기가 매우 커야하고 비행기에서 영화 한편을 다 감상하려면 요금이 제법 나온다.)
경쟁제품인 팜 오거나이저를 따라잡기 위한 일부 신규기능도 있다. 주소록 검색시 원하는 이름의 일부만 입력해도, 예를 들어 G-A-T라고만 쳐도 빌 게이츠(Bill Gates) 주소를 찾아준다.
대부분 다른 고급 기능들은 기업고객을 겨냥한 것이다. MS 관계자는 "(포켓PC로) 통합된 닷넷 콤팩트 프레임워크(.NET Compact Framework)는 개발자와 기업이 각종 데이터에 액세스하도록 해주고 웹서비스 개발환경을 단일화시켜주는 강력한 신규 애플리케이션"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이번에도 MS는 그동안 지속적으로 발생했던 문제점을 해결하지 못했다. 말하자면 자동차를 정비소로 보내 부서진 미등(尾燈)을 손봤지만 여전히 소음기에 문제가 있는 것과 같다. 팜과 달리 일일계획표에 오후1시 약속시간을 직접 적어 넣을 수 없다. 신규약속 버튼을 누르고 대화상자에 기입해야 한다. 스타트 메뉴에는 단지 9개 프로그램만이 리스트돼있어 원하는 프로그램을 찾으려면 일일이 메뉴들을 검색해야 한다. MS에게 단순함과 편리함은 여전히 추가 고려사항인 모양이다.
다행히도 이런 소프트웨어적 결함은 하드웨어를 보면 사라진다. 모든 포켓PC 모델은 크고 밝은 240x320 픽셀 터치스크린에 녹음용 마이크로폰과 소형스피커가 있고 MP3용 헤드폰잭도 있다. 달력, 주소록, 아웃룩 이메일 등을 윈도PC와 동기화할 수 있다.(매킨토시와 동기화하려면 www.pocketmac.net에서 추가 소프트웨어를 받으면 된다.)
포켓PC는 모두 비슷비슷하므로 원하는 크기-가격-기능을 고려해 제품을 선택하면 된다. 포켓PC 2003이 내장된 신형모델인 휴렛패커드의 IPaq 제품군(h1945과 h5555)과 도시바의 e755를 먼저 살펴봤다.
소형이며 얇고 저렴한 제품을 원하면 휼렛팩커드의 iPaq h1945가 좋다. 4.5x2.75x0.5인치 크기에 무게는 4.4온스다. 경쟁제품보다 사양은 좀 떨어진다. 266㎒에 64메가 메모리, 내장 와이파이도 없다. 그러나 가격이 300달러로 저렴하고 크기도 작다.
이와 달리 휼렛팩커드 제품군에서 고성능 모델을 찾자면 가격이 650달러인 iPaq h5555가 있다. 메모리 128메가, 속도는 400㎒, 블루투스와 와이파이 트랜스미터, 지문인식 보안시스템 등 기술이 내장됐다. 5.4x3.3x0.63인치 크기에 무게 7.3온스로 h1945에 비하면 헐크라고 말할 수 있다.
휼렛패커드 h5555와 사양이 비슷하고 가격은 650달러 이하인 제품도 있다. 예를 들면 도시바 e755는 가격이 500달러에 내장와이파이, 콤팩트플래시를 포함해 두개의 카드슬롯, 400㎒ 프로세서가 들어있다. 메모리는 96메가로 좀 작지만 배터리가 나가더라도 32메가는 `플래시 디스크'에 그대로 남아 있다. 크기는 4.9x3.1x0.6인치에 무게는 6.7온스로 좀 크고 디자인은 단조롭다. 그러나 가격대비 사양이 좋은 편이다.
유감스럽게도 어떤 포켓PC 모델에도 화면을 보호하는 덮개는 없다. 전화번호를 찾아보려면 제품에 함께 제공되는 슬립케이스에서 포켓PC를 꺼내야 한다. 주머니에 케이스없이 그냥 넣고 다니다 보면 같이 들어있는 열쇠와 잔돈에 화면이 긁힐 수도 있다. 안전하고 쉽게 꺼내려면 가죽케이스 벨트를 착용할 수도 있겠지만 좀 바보같은 인상을 줄 수 있다.
주의사항으로는 와이파이 사용시 배터리가 많이 소모된다는 것이다. 또 휼렛패커드나 도시바 모두 팜톱 사용빈도에 따라 배터리 수명이 크게 달라진다. 무선웹을 여행하다 보면 배터리가 하루도 못 갈 경우가 있음을 주의해야 한다.
지난 2000년 MS는 최초의 포켓PC를 전격 공개했다. 올해 포켓PC 2003 보도자료는 좀 불충분했다. 아마도 제품보호 측면이 아닌가 싶다. 팜톱업계가 타격을 입었음은 분명하다.(지난달 열린 한 전시회에서 지난달 경쟁사였던 팜과 핸드스프링이 합병에 합의했다.)
결론적으로 포켓PC를 살 생각이 있다면 포켓PC 2003 라벨이 붙은 제품을 고르는 것이 현명할 듯 보인다. 팜톱의 감격시대는 이미 지난듯 하지만 움직이지 않고 머물러 있는 것보다는 조금이라도 앞으로 나가는 편이 낫지 않을까.
오늘날 팜톱은 흔해졌다. 비행기나 기차를 타보면 5명중 1명은 팜톱을 갖고 있다. 희소성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는 얘기다. 팜톱을 구입하는 일이 면도크림이나 잉크제트프린트 리필잉크를 사는 것만큼 간단한 세상이 된 것이다.
새로 나온 포켓PC 2003 운영체제(MS는 사람들이 `Windows Mobile 2003 for Pocket PC'로 불러주길 희망한다)는 팜톱 소프트웨어가 성숙기로 접어들었음을 증명해 준다. 이 운영체제는 휼렛패커드, 도시바, 델, 파나소닉, 게이트웨이, JVC, 뷰소닉 등에서 이미 채택했거나 곧 탑재될 예정이다.
포켓PC 제품은 무선인터넷(802.11 혹은 와이파이)이 가능하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자동 무선네트워크 연결(automatic wireless-network connection)' 기능이다. 사무실이나 호텔, 스타벅스 커피숍, 맥도널드 매장에 걸어들어 갔을 때 거기가 무선접속이 가능한 곳이라면 팜톱 화면에 네트워크 이름이 뜬다. 스타일러스펜으로 누르기만 하면 곧바로 인터넷에 연결된다. 네트워크 전문용어들이 잔뜩 써있는 다이얼로그 박스를 거쳐야 했던 기존 무선인터넷 연결방식보다 한수 위다.
지난주 호텔에서 포켓PC를 사용해보고 깜짝 놀랐다. 그 호텔이 누군가의 무선네트워크 서비스 지역에 포함된다는 사실을 발견했기 때문이었다. 누가 신청한 서비스인지는 따져 묻지 말자. 그 호텔은 공짜샴푸도 제공하지 않는 곳인데 무료인터넷으로 웹서핑을 했으면 그만이다.
그밖에 빌트인(built-in)으로 내장된 프로그램중에 `픽처스(Pictures)'는 디지털사진을 볼 수 있고 팜톱에서 직접 사진편집도 할 수 있다. 또 스펠링 자동수정 기능과 이메일주소 자동완성 기능이 있다. 비디오 화질을 개선하기 위해 MS에서 제공되는 윈도미디어 플레이어9 축소판도 있다.(비디오를 보려면 메모리크기가 매우 커야하고 비행기에서 영화 한편을 다 감상하려면 요금이 제법 나온다.)
경쟁제품인 팜 오거나이저를 따라잡기 위한 일부 신규기능도 있다. 주소록 검색시 원하는 이름의 일부만 입력해도, 예를 들어 G-A-T라고만 쳐도 빌 게이츠(Bill Gates) 주소를 찾아준다.
대부분 다른 고급 기능들은 기업고객을 겨냥한 것이다. MS 관계자는 "(포켓PC로) 통합된 닷넷 콤팩트 프레임워크(.NET Compact Framework)는 개발자와 기업이 각종 데이터에 액세스하도록 해주고 웹서비스 개발환경을 단일화시켜주는 강력한 신규 애플리케이션"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이번에도 MS는 그동안 지속적으로 발생했던 문제점을 해결하지 못했다. 말하자면 자동차를 정비소로 보내 부서진 미등(尾燈)을 손봤지만 여전히 소음기에 문제가 있는 것과 같다. 팜과 달리 일일계획표에 오후1시 약속시간을 직접 적어 넣을 수 없다. 신규약속 버튼을 누르고 대화상자에 기입해야 한다. 스타트 메뉴에는 단지 9개 프로그램만이 리스트돼있어 원하는 프로그램을 찾으려면 일일이 메뉴들을 검색해야 한다. MS에게 단순함과 편리함은 여전히 추가 고려사항인 모양이다.
다행히도 이런 소프트웨어적 결함은 하드웨어를 보면 사라진다. 모든 포켓PC 모델은 크고 밝은 240x320 픽셀 터치스크린에 녹음용 마이크로폰과 소형스피커가 있고 MP3용 헤드폰잭도 있다. 달력, 주소록, 아웃룩 이메일 등을 윈도PC와 동기화할 수 있다.(매킨토시와 동기화하려면 www.pocketmac.net에서 추가 소프트웨어를 받으면 된다.)
포켓PC는 모두 비슷비슷하므로 원하는 크기-가격-기능을 고려해 제품을 선택하면 된다. 포켓PC 2003이 내장된 신형모델인 휴렛패커드의 IPaq 제품군(h1945과 h5555)과 도시바의 e755를 먼저 살펴봤다.
소형이며 얇고 저렴한 제품을 원하면 휼렛팩커드의 iPaq h1945가 좋다. 4.5x2.75x0.5인치 크기에 무게는 4.4온스다. 경쟁제품보다 사양은 좀 떨어진다. 266㎒에 64메가 메모리, 내장 와이파이도 없다. 그러나 가격이 300달러로 저렴하고 크기도 작다.
이와 달리 휼렛팩커드 제품군에서 고성능 모델을 찾자면 가격이 650달러인 iPaq h5555가 있다. 메모리 128메가, 속도는 400㎒, 블루투스와 와이파이 트랜스미터, 지문인식 보안시스템 등 기술이 내장됐다. 5.4x3.3x0.63인치 크기에 무게 7.3온스로 h1945에 비하면 헐크라고 말할 수 있다.
휼렛패커드 h5555와 사양이 비슷하고 가격은 650달러 이하인 제품도 있다. 예를 들면 도시바 e755는 가격이 500달러에 내장와이파이, 콤팩트플래시를 포함해 두개의 카드슬롯, 400㎒ 프로세서가 들어있다. 메모리는 96메가로 좀 작지만 배터리가 나가더라도 32메가는 `플래시 디스크'에 그대로 남아 있다. 크기는 4.9x3.1x0.6인치에 무게는 6.7온스로 좀 크고 디자인은 단조롭다. 그러나 가격대비 사양이 좋은 편이다.
유감스럽게도 어떤 포켓PC 모델에도 화면을 보호하는 덮개는 없다. 전화번호를 찾아보려면 제품에 함께 제공되는 슬립케이스에서 포켓PC를 꺼내야 한다. 주머니에 케이스없이 그냥 넣고 다니다 보면 같이 들어있는 열쇠와 잔돈에 화면이 긁힐 수도 있다. 안전하고 쉽게 꺼내려면 가죽케이스 벨트를 착용할 수도 있겠지만 좀 바보같은 인상을 줄 수 있다.
주의사항으로는 와이파이 사용시 배터리가 많이 소모된다는 것이다. 또 휼렛패커드나 도시바 모두 팜톱 사용빈도에 따라 배터리 수명이 크게 달라진다. 무선웹을 여행하다 보면 배터리가 하루도 못 갈 경우가 있음을 주의해야 한다.
지난 2000년 MS는 최초의 포켓PC를 전격 공개했다. 올해 포켓PC 2003 보도자료는 좀 불충분했다. 아마도 제품보호 측면이 아닌가 싶다. 팜톱업계가 타격을 입었음은 분명하다.(지난달 열린 한 전시회에서 지난달 경쟁사였던 팜과 핸드스프링이 합병에 합의했다.)
결론적으로 포켓PC를 살 생각이 있다면 포켓PC 2003 라벨이 붙은 제품을 고르는 것이 현명할 듯 보인다. 팜톱의 감격시대는 이미 지난듯 하지만 움직이지 않고 머물러 있는 것보다는 조금이라도 앞으로 나가는 편이 낫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