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세상 모든길은 네트워크로 통한다
네트워크가 세상을 지배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지난 1ㆍ25 인터넷 대란을 겪으면서 네티즌들은 역설적이게도 네트워크의 고마움을 새삼 절감하게 됐다. 특히 2600만 명이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네트워크는 공기와 같은 개념으로 우리 생활에 깊숙이 파고들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디지털타임스는 세계적인 네트워크 장비업체인 시스코시스템즈와 공동으로 인터넷의 핵심인 네트워크에 대해 분석하고 네트워크의 진화 방향을 전망하는 기획시리즈를 마련했다.
앞으로 10회 동안 진행되는 이 시리즈 기사는 인터넷의 기본적인 구성에서부터 기업과 통신사업자의 네트워크 진화방향 그리고 네트워크 운영의 효율화 등을 비롯한 네트워크를 통한 삶의 변화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명할 계획이다.
①프롤로그
십여년 전까지만 해도 일부 시내엔 아스팔트길은 물론이고 비포장 도로 조차 제대로 만들어지지 못한 곳이 남아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디를 가도 비포장 도로를 찾기 힘들다.
또 불과 십 수년전만해도 사무실에서 가장 중요한 장비는 바로 타자기였다. 한 부서에서 겨우 한 두명만이 `첨단 기기'인 타자기를 만질 수 있었다. 군대에서도 타자 잘치는 사람은 타자병으로 선발했다.
그리고 수년이 흐른 10여년전 우리 앞에는 컴퓨터라는 기계가 등장했다.
녹색바탕의 모니터와 커다란 디스켓을 끼우는 방식의 컴퓨터는 크기와 가격만으로도 우리를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자유자재로 구현할 수 있고 계산기 보다 훨씬 많은 기능과 연산능력을 갖추고 있었다. 당연히 사람들은 컴퓨터에 매료됐다.
컴퓨터의 매력에 빠져 지내던 어느 날 드디어 우리 앞에 인터넷이 나타난다.
사실 인터넷의 시작은 아주 오래전이었지만 지금과 같이 그래픽 중심의 인터넷이 시작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미국의 연구기관과 학교, 그리고 국방성 등 특수기관에서 시작된 인터넷은 처음엔 특수 목적을 위한 것이었다. 각 기관의 정보를 공유하고 필요한 자료를 손쉽게 찾아낼 수 있게 하기 위한 인터넷은 1990년대 말부터 급속한 상업화로 우리들에게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다.
인터넷 구성 요소 가운데 가장 핵심은 바로 `라우터'라는 장비이다. 이 장비는 복잡한 인터넷의 주소를 제대로 찾아가게 만들어 주는 장비로 전 세계의 인터넷 지도를 한 손에 들고 끊임없이 들어오는 트래픽을 처리하는 도로의 교통순경과 같은 장비다.
이제 세계의 컴퓨터들은 이 라우터의 도움으로 서로 연결돼 마치 거미줄처럼 서로 엮이고 있다.
인터넷의 거대화가 이루어지는 동안 우리의 생활 역시 많이 변했다.
요즘 명함을 보다보면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보이지 않았던 이상한 문자들이 대부분 포함돼 있다. 바로 골뱅이(@)로 불리는 전자우편 주소의 구성요소이다. 어느 순간부터 우리는 집 주소나 회사주소이외에 또 하나의 주소를 갖게 된 것이다.
아이들의 생활도 변했다. 전에는 주머니에 동전 몇 개를 넣고 오락실로 향하던 어린이들이 이제는 인터넷 게임방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갤러그와 제비우스가 게임의 전부였던 시절과 비교하면 요즘 게임은 너무도 다르다. 혼자서 모니터를 보고 즐기는 게임이 아닌 전 세계 친구들과 네트워크를 통해 이뤄지는 것이다.
모두 네트워크의 덕분이다.
비즈니스맨들의 업무 패턴도 이제는 모두 인터넷을 통한 방식으로 바뀌었으며, 관공서에서도 인터넷 서비스를 통한 업무처리 개선과 투명성을 꾀하고 있다.
이제 굳이 영화관에 가지 않고서도 영화를 볼수 있으며, 전화기를 들지 않고도 피자를 주문할 수 있고 백화점에 가지 않고도 백화점의 모든 물건을 쇼핑할 수 있게됐다. 이것 모두 역시 인터넷이 바꾸어 놓은 우리의 생활이다.
네트워크 장비 업계 1위업체인 시스코시스템즈의 비약적인 성장도 바로 인터넷 덕분이었다. 인터넷에 들어가는 필수 장비인 라우터와 스위치를 주로 생산하는 시스코는 인터넷의 활기와 함께 세계 네트워크 시장을 장악한 것이다.
하지만 지난 2000년부터 인터넷의 거품론이 대두되면서 산업 자체에 검은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과연 인터넷 산업은 거품이었으며 이대로 주저앉고 마는 것일까?
잠깐 화제를 마라톤으로 돌려보자.
몬주익의 영웅 황영조 선수와 봉달이 이봉주 선수가 세계 마라톤을 제패하면서 마라톤의 인기가 높아졌다. 이제는 안방에서 그저 응원만하는 운동이 아닌 스스로 참가해 직접 달리는 운동으로 친숙해 진 것이다.
달리기를 하면 몸 안에 저장된 글리코겐을 운동에너지로 사용하고, 또 호흡에서 얻어진 산소로 저장된 체지방을 연소시켜 동시에 운동에너지로 사용한다. 일반인은 물론, 선수들도 약 30㎞ 정도를 달리고 나면 몸 안에 저장되었던 글리코겐이 고갈돼 몸 전반적인 활동이 급격히 둔화되고, 정신적인 피로감이 엄습해 오면서 온몸에 힘이 빠져 마치 `벽에 부딪히는' (Hitting the Wall) 것 같은 극도의 체력저하 현상을 느낀다고 한다.
바로 우리의 인터넷 산업이 마라톤에서 이야기하는 `Hitting the Wall' 현상을 만난 건 아닐까?
지난 1월25일 발생한 SQL웜 공격에 의한 인터넷 대란은 마치 지칠 대로 지친 마라토너가 심장파열 언덕(Heart Break Hill)을 만난 것과 같은 비유가 가능하다.
한마디로 울고 싶은 데 뺨맞은 격이다.
그렇다면 과연 인터넷 혁명은 이대로 끝이 나는 것일까? 또 이같은 현상은 지금까지 인터넷 산업에서만 일어났던 일이었을까?
20세기 초, 라디오 네트워크의 진화과정을 살펴보면 지금의 인터넷과 같은 현상은 오히려 당연한 수순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라디오 네트워크의 대표 주자격인 미국의 RCA사 주가 추이를 살펴보면 그 차이를 알 수 있다. 지난 1928년 2월 85달러이던 주가는 같은해 6월 200달러까지 오르면서 투자광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결국 그해 이 회사의 주가는 400달러까지 치솟으면서 미국경제의 호황으로 인한 거품현상이 한동안 지속되는 계기를 맞았다. 이듬해 이 회사의 주가는 무려 500달러를 기록하면서 정점에 이르게 된다.
하지만 1929년 10월 미국 주식시장이 붕괴되면서 호경기는 막을 내리게 되고 이어 불어닥친 경제대공황의 여파로 RCA 주식은 1930년 20달러까지 추락하게 되고 만다. 여기서 그냥 끝나버렸을까? 그렇지 않다. RCA 주가는 다시 500달러대를 회복한 것이다. 물론 시간은 30여년이 흐른 뒤였다.
그렇다면 현재 붕괴된 것처럼 보이는 인터넷이 정상으로 회복되려면 최소한 20~30년의 세월을 기다려야 한다는 말인가?
이 또한 그렇지 않다. 기존 라디오 네트워크는 이용자가 5000만 명이 될 때까지 38년의 세월이 필요하였지만 인터넷의 역사에서는 고작 4년 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같은 속도를 감안하면 인터넷의 성장은 다시 정상에 오르기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역사를 살펴보면 이와 같은 경향은 과거 여러 번 발생했다.
우선 1760년경 부터 1820년 사이 영국에서 일어난 산업혁명으로 수공업이 공장제 기계공업으로 바뀌고 방적기가 발명되면서 생산방법의 근본적인 변혁이 일어났다. 역시 영국에서 1825년부터 1875년까지의 기간동안 증기기관의 발명에 의한 철도혁명이 일어나 교통 및 유통체계의 혁신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1875년부터 1920년까지의 기간 동안에는 미국과 독일에서 철강과 전기의 혁명이 일어나 대규모 공학과 전기화의 시대를 맞게 된다. 이후 1910년에서부터 1970년에 이르기까지에는 제조업의 혁신기간으로서 대량생산과 자동차와 저가상품들이 대거 등장하게 되면서 제조업의 황금기를 맞는다.
이렇듯 하나의 새로운 산업이 최종적인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한 두번의 시련기를 겪게 돼 있다. 그같은 시련기를 잘 이용하고 극복한 기술만이 가장 성공한 기술로 남게 되는 것이다.
"시련은 새로운 도전을 낳고 새로운 도전을 통해 거듭난 기술 혁명은 바로 그 완성을 이루게 되는 것이다."
정통부에서 올해 초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996년 말 73만 명에 불과하던 우리나라 인터넷 사용자 수가 2001년 말 2400만 명에 이르렀고, 2002년 말 현재 2600만 명을 넘어섰다. 인터넷을 통한 온라인 주식거래 비중도 1998년 3% 수준에서 지난 2001년 69%를 넘어서 세계 최고 수준에 올라 있고, 인터넷 뱅킹 및 온라인 상거래 비중 역시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하였으며,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경기 침체와 더불어 인터넷 거품이 빠지면서 바닥을 모르고 추락했지만, 인터넷은 이제 더 이상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사치품이 아니라 꼭 필요한 생활필수 도구로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과거에 산업혁명이 그랫듯이 인터넷은 우리의 삶을 향상시키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우리가 일하는 방식을 바꾸고, 살며 유희하고 교육하는 방식을 언제부터인가 조금씩 그러나 대단히 빠른 속도로 바꾸고 있는 것이다.
몸 안의 모든 에너지가 고갈된 마라토너는 `마라톤 벽'의 위기를 극복하고 돌파해야 결승점을 통과할 수 있다. 꾸준한 운동으로 지칠 줄 모르는 육체를 만들어야 할 뿐 아니라 위기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강인한 정신력이 있어야만 한계를 뛰어넘어 화려한 결승점을 밟을 수 있는 것이다.
인터넷 혁명은 계속될 것이다. 인터넷 혁명은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조태영 상무 tcho@cisco.com/진강훈 차장 gajin@cisco.com>
네트워크가 세상을 지배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지난 1ㆍ25 인터넷 대란을 겪으면서 네티즌들은 역설적이게도 네트워크의 고마움을 새삼 절감하게 됐다. 특히 2600만 명이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네트워크는 공기와 같은 개념으로 우리 생활에 깊숙이 파고들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디지털타임스는 세계적인 네트워크 장비업체인 시스코시스템즈와 공동으로 인터넷의 핵심인 네트워크에 대해 분석하고 네트워크의 진화 방향을 전망하는 기획시리즈를 마련했다.
앞으로 10회 동안 진행되는 이 시리즈 기사는 인터넷의 기본적인 구성에서부터 기업과 통신사업자의 네트워크 진화방향 그리고 네트워크 운영의 효율화 등을 비롯한 네트워크를 통한 삶의 변화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명할 계획이다.
①프롤로그
십여년 전까지만 해도 일부 시내엔 아스팔트길은 물론이고 비포장 도로 조차 제대로 만들어지지 못한 곳이 남아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디를 가도 비포장 도로를 찾기 힘들다.
또 불과 십 수년전만해도 사무실에서 가장 중요한 장비는 바로 타자기였다. 한 부서에서 겨우 한 두명만이 `첨단 기기'인 타자기를 만질 수 있었다. 군대에서도 타자 잘치는 사람은 타자병으로 선발했다.
그리고 수년이 흐른 10여년전 우리 앞에는 컴퓨터라는 기계가 등장했다.
녹색바탕의 모니터와 커다란 디스켓을 끼우는 방식의 컴퓨터는 크기와 가격만으로도 우리를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자유자재로 구현할 수 있고 계산기 보다 훨씬 많은 기능과 연산능력을 갖추고 있었다. 당연히 사람들은 컴퓨터에 매료됐다.
컴퓨터의 매력에 빠져 지내던 어느 날 드디어 우리 앞에 인터넷이 나타난다.
사실 인터넷의 시작은 아주 오래전이었지만 지금과 같이 그래픽 중심의 인터넷이 시작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미국의 연구기관과 학교, 그리고 국방성 등 특수기관에서 시작된 인터넷은 처음엔 특수 목적을 위한 것이었다. 각 기관의 정보를 공유하고 필요한 자료를 손쉽게 찾아낼 수 있게 하기 위한 인터넷은 1990년대 말부터 급속한 상업화로 우리들에게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다.
인터넷 구성 요소 가운데 가장 핵심은 바로 `라우터'라는 장비이다. 이 장비는 복잡한 인터넷의 주소를 제대로 찾아가게 만들어 주는 장비로 전 세계의 인터넷 지도를 한 손에 들고 끊임없이 들어오는 트래픽을 처리하는 도로의 교통순경과 같은 장비다.
이제 세계의 컴퓨터들은 이 라우터의 도움으로 서로 연결돼 마치 거미줄처럼 서로 엮이고 있다.
인터넷의 거대화가 이루어지는 동안 우리의 생활 역시 많이 변했다.
요즘 명함을 보다보면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보이지 않았던 이상한 문자들이 대부분 포함돼 있다. 바로 골뱅이(@)로 불리는 전자우편 주소의 구성요소이다. 어느 순간부터 우리는 집 주소나 회사주소이외에 또 하나의 주소를 갖게 된 것이다.
아이들의 생활도 변했다. 전에는 주머니에 동전 몇 개를 넣고 오락실로 향하던 어린이들이 이제는 인터넷 게임방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갤러그와 제비우스가 게임의 전부였던 시절과 비교하면 요즘 게임은 너무도 다르다. 혼자서 모니터를 보고 즐기는 게임이 아닌 전 세계 친구들과 네트워크를 통해 이뤄지는 것이다.
모두 네트워크의 덕분이다.
비즈니스맨들의 업무 패턴도 이제는 모두 인터넷을 통한 방식으로 바뀌었으며, 관공서에서도 인터넷 서비스를 통한 업무처리 개선과 투명성을 꾀하고 있다.
이제 굳이 영화관에 가지 않고서도 영화를 볼수 있으며, 전화기를 들지 않고도 피자를 주문할 수 있고 백화점에 가지 않고도 백화점의 모든 물건을 쇼핑할 수 있게됐다. 이것 모두 역시 인터넷이 바꾸어 놓은 우리의 생활이다.
네트워크 장비 업계 1위업체인 시스코시스템즈의 비약적인 성장도 바로 인터넷 덕분이었다. 인터넷에 들어가는 필수 장비인 라우터와 스위치를 주로 생산하는 시스코는 인터넷의 활기와 함께 세계 네트워크 시장을 장악한 것이다.
하지만 지난 2000년부터 인터넷의 거품론이 대두되면서 산업 자체에 검은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과연 인터넷 산업은 거품이었으며 이대로 주저앉고 마는 것일까?
잠깐 화제를 마라톤으로 돌려보자.
몬주익의 영웅 황영조 선수와 봉달이 이봉주 선수가 세계 마라톤을 제패하면서 마라톤의 인기가 높아졌다. 이제는 안방에서 그저 응원만하는 운동이 아닌 스스로 참가해 직접 달리는 운동으로 친숙해 진 것이다.
달리기를 하면 몸 안에 저장된 글리코겐을 운동에너지로 사용하고, 또 호흡에서 얻어진 산소로 저장된 체지방을 연소시켜 동시에 운동에너지로 사용한다. 일반인은 물론, 선수들도 약 30㎞ 정도를 달리고 나면 몸 안에 저장되었던 글리코겐이 고갈돼 몸 전반적인 활동이 급격히 둔화되고, 정신적인 피로감이 엄습해 오면서 온몸에 힘이 빠져 마치 `벽에 부딪히는' (Hitting the Wall) 것 같은 극도의 체력저하 현상을 느낀다고 한다.
바로 우리의 인터넷 산업이 마라톤에서 이야기하는 `Hitting the Wall' 현상을 만난 건 아닐까?
지난 1월25일 발생한 SQL웜 공격에 의한 인터넷 대란은 마치 지칠 대로 지친 마라토너가 심장파열 언덕(Heart Break Hill)을 만난 것과 같은 비유가 가능하다.
한마디로 울고 싶은 데 뺨맞은 격이다.
그렇다면 과연 인터넷 혁명은 이대로 끝이 나는 것일까? 또 이같은 현상은 지금까지 인터넷 산업에서만 일어났던 일이었을까?
20세기 초, 라디오 네트워크의 진화과정을 살펴보면 지금의 인터넷과 같은 현상은 오히려 당연한 수순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라디오 네트워크의 대표 주자격인 미국의 RCA사 주가 추이를 살펴보면 그 차이를 알 수 있다. 지난 1928년 2월 85달러이던 주가는 같은해 6월 200달러까지 오르면서 투자광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결국 그해 이 회사의 주가는 400달러까지 치솟으면서 미국경제의 호황으로 인한 거품현상이 한동안 지속되는 계기를 맞았다. 이듬해 이 회사의 주가는 무려 500달러를 기록하면서 정점에 이르게 된다.
하지만 1929년 10월 미국 주식시장이 붕괴되면서 호경기는 막을 내리게 되고 이어 불어닥친 경제대공황의 여파로 RCA 주식은 1930년 20달러까지 추락하게 되고 만다. 여기서 그냥 끝나버렸을까? 그렇지 않다. RCA 주가는 다시 500달러대를 회복한 것이다. 물론 시간은 30여년이 흐른 뒤였다.
그렇다면 현재 붕괴된 것처럼 보이는 인터넷이 정상으로 회복되려면 최소한 20~30년의 세월을 기다려야 한다는 말인가?
이 또한 그렇지 않다. 기존 라디오 네트워크는 이용자가 5000만 명이 될 때까지 38년의 세월이 필요하였지만 인터넷의 역사에서는 고작 4년 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같은 속도를 감안하면 인터넷의 성장은 다시 정상에 오르기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역사를 살펴보면 이와 같은 경향은 과거 여러 번 발생했다.
우선 1760년경 부터 1820년 사이 영국에서 일어난 산업혁명으로 수공업이 공장제 기계공업으로 바뀌고 방적기가 발명되면서 생산방법의 근본적인 변혁이 일어났다. 역시 영국에서 1825년부터 1875년까지의 기간동안 증기기관의 발명에 의한 철도혁명이 일어나 교통 및 유통체계의 혁신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1875년부터 1920년까지의 기간 동안에는 미국과 독일에서 철강과 전기의 혁명이 일어나 대규모 공학과 전기화의 시대를 맞게 된다. 이후 1910년에서부터 1970년에 이르기까지에는 제조업의 혁신기간으로서 대량생산과 자동차와 저가상품들이 대거 등장하게 되면서 제조업의 황금기를 맞는다.
이렇듯 하나의 새로운 산업이 최종적인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한 두번의 시련기를 겪게 돼 있다. 그같은 시련기를 잘 이용하고 극복한 기술만이 가장 성공한 기술로 남게 되는 것이다.
"시련은 새로운 도전을 낳고 새로운 도전을 통해 거듭난 기술 혁명은 바로 그 완성을 이루게 되는 것이다."
정통부에서 올해 초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996년 말 73만 명에 불과하던 우리나라 인터넷 사용자 수가 2001년 말 2400만 명에 이르렀고, 2002년 말 현재 2600만 명을 넘어섰다. 인터넷을 통한 온라인 주식거래 비중도 1998년 3% 수준에서 지난 2001년 69%를 넘어서 세계 최고 수준에 올라 있고, 인터넷 뱅킹 및 온라인 상거래 비중 역시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하였으며,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경기 침체와 더불어 인터넷 거품이 빠지면서 바닥을 모르고 추락했지만, 인터넷은 이제 더 이상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사치품이 아니라 꼭 필요한 생활필수 도구로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과거에 산업혁명이 그랫듯이 인터넷은 우리의 삶을 향상시키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우리가 일하는 방식을 바꾸고, 살며 유희하고 교육하는 방식을 언제부터인가 조금씩 그러나 대단히 빠른 속도로 바꾸고 있는 것이다.
몸 안의 모든 에너지가 고갈된 마라토너는 `마라톤 벽'의 위기를 극복하고 돌파해야 결승점을 통과할 수 있다. 꾸준한 운동으로 지칠 줄 모르는 육체를 만들어야 할 뿐 아니라 위기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강인한 정신력이 있어야만 한계를 뛰어넘어 화려한 결승점을 밟을 수 있는 것이다.
인터넷 혁명은 계속될 것이다. 인터넷 혁명은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조태영 상무 tcho@cisco.com/진강훈 차장 gajin@cisc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