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철강기업 걸맞는 경영혁신 '대역사'
포스코의 수퍼돔 도입은 지난 99년부터 2년 반 동안 전사적으로 추진해 온 경영 혁신 프로젝트인 PI(Process Innovation) 작업의 일환이었다. 세계 최대 철강기업 중 하나인 포스코의 전사적 PI인 만큼 계획을 입안할 당시 시장에 나와 있던 상용 시스템으로는 도저히 적절한 용량을 지원하기 어렵다고 판단, 당시 아직 개념적인 발표 수준이던 한국HP의 `수퍼돔'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HP의 입장에서도 수퍼돔을 포스코에 세계 최초로 적용하는 것이어서 본격적인 검증의 기회가 되기도 했다.
포스코 PI는 대외 고객을 지향하는 업무 위주의 접근 방식으로 전사적자원관리(ERP) 프로그램으로 오라클의 `오라클 11i'를 선택했고 하드웨어도 메인프레임이 아닌 유닉스를 선택했다. 사실 포스코의 PI 프로젝트는 수퍼돔 뿐만 아니라 오라클 11i도 당시는 데모 버전인 상태여서 모험적인 측면이 많았다.
원래 제조분야에서 출발한 ERP는 철강분야에 딱 들어맞는 패키지를 찾기 어렵다. 제조분야에서도 전자, 화학 등 부품 조립이나 원료 결합의 성격이 강한 분야는 비교적 쉽게 지원할 수 있지만 철강은 조립분야처럼 프로세스가 간단하지 않기 때문에 시스템 선택에서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었다.
`1+1=2'라는 공식이 적용되지 않는 철강분야의 특성을 반영하려면 데이터웨어하우스ㆍCRM 등 다양한 신기술을 수용하는 동시에 시스템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유연성이 필수적이었다.
포스코의 ERP는 40여개에 이르는 ERP 전체 모듈을 다 사용할 만큼 대규모 프로젝트로 트랜잭션도 엄청나다. 업무 크기를 따져서 용량을 계산했을 때 당시 상용화된 기종으로는 적합한 시스템이 없었다. 또 오라클 ERP를 최적의 도구로 선택했기 때문에 메인프레임은 처음부터 고려 대상에서 제외했다.
포스코는 ERP 데이터베이스(DB)를 분할할 것인가, 아니면 대용량 서버를 도입할 것인가 하는 방법론을 놓고도 고민했다. 하지만 ERP를 분할할 경우 손실이 커서 결국 PI를 추진하는 의미가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사실 포스코는 과거에도 부분적으로 최적화를 위해 다양한 서버 시스템을 도입했지만 이제 각 시스템의 데이터 항목을 통일하고 동일한 시각과 기준을 적용하는 등 전사적 통합 인프라를 갖추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됐던 것이다.
결국 2000년 6월 포스코는 아직 상용 제품이 나오지 않은 상태인 HP 수퍼돔을 도입하기로 결정하고 2001년 2월에 제품을 설치하기로 했다. 하지만 그해 7월 1일 가동에 맞추려면 이것도 너무 늦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결국 포스코 고위 임원이 직접 HP 본사로 찾아가 협상하여 설치를 앞당기기로 했다. 1월 9일에 제품을 들여와 이 때부터 본격적으로 테스트와 안정화 작업에 들어갔다.
이 단계에서 포스코 특유의 강한 추진력이 큰 역할을 했다. 포스코 PI 지원실 정보기술팀 이상대 팀장은 "안전한 방법만을 채택했더라면 오히려 손실도 컸을 것"이라며 "무모한 방식이기도 했지만 포스코 특유의 집중력으로 인해 결과는 좋았다"고 평가했다.
사실 당시에 아직 ERP 패키지가 안정되지 않아 업그레이드가 계속 이뤄지던 상황이었다는 것을 고려해 보면 당시 작업이 얼마나 엄청난 것이었는지 짐작할 수 있다.
고생은 많이 했지만 가동 이후에는 시스템 전체적으로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 2단계에 걸쳐 운영 테스트를 하고 이후 종합 테스트를 거쳤다. 현업 직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실제로는 병행 가동이나 마찬가지 상황이었다. 데이터 이행 역시 몇 차례 연습을 통해 데이터 정합성을 거의 100% 단계까지 끌어올렸던 것이다.
업무 부하 테스트도 함께 이루어졌다. 그 과정에서 시스템 증설이 뒤따랐다. 비슷한 시기에 시스템을 가동했던 몇몇 기업이 가동 이후에 증설하느라 소동을 빚었던 것에 비해 포스코는 무모한 듯 보이지만 탄탄하게 단계를 밟는 방식을 선택했다.
가동 이전에 자체 개발해 사용하던 경영정보 시스템(MIS)에 비해 비즈니스 개선 효과가 뛰어났다. 과거 6일 걸리던 월 결산을 단 하루만에 처리할 수 있게 됐고 제품 납기 역시 과거 20∼30일에서 14일(열연제품 기준) 정도로 단축됐다.
수퍼돔을 납품한 한국HP는 기술지원과 장애 대응, 업무 확장과 추가를 지원하는 역할을 했다. 포스코의 프로젝트 추진 자체가 워낙 신속성을 요구하고 탄력적인 대응을 요구하는 것이어서 한국HP의 서비스 품질은 프로젝트 성공에 중요한 요인일 수밖에 없었다.
포스코는 수퍼돔 도입을 결정하는 단계에서 공급사인 한국HP의 서비스 수준에 대해서 철저한 점검을 거쳤다.
포스코의 전사 공동업무 시스템인 `포스피아'는 ERP 외에 공급망 기획(SCP, Supply Chain Planning)ㆍ설비관리ㆍ데이터웨어하우스ㆍ데이터 딕셔너리(Data Dictionary)ㆍ물품표준화 시스템 등으로 구성돼 있다.
여기에는 조업관리시스템도 포함된다. ERP패키지는 오라클 11i, ERP의 DB서버는 HP의 수퍼돔을 사용하며 SCP솔루션으로는 i2테크놀로지의 `리듬' 패키지를 이용했다. 설비관리 시스템에는 멕시모 패키지를 사용한다.
ERP만으로는 스케줄링 기능이 약해 생산계획과 수요 예측을 위해 SCP를 도입할 필요가 생겼다. ERP는 일종의 백엔드 온라인트랜잭션프로세서(OLTP) 역할을 하는 셈이다. 이 시스템들은 모두 웹 기반으로 단일한 인터페이스를 제공한다.
포항과 광양의 조업관리 시스템은 실적관리와 지시 등을 처리하며 이 시스템은 아직 메인프레임 환경을 유지하고 있다.
이 팀장은 "똑같은 내용의 계약이라 해도 업체에 따라 실제 서비스의 내용에는 너무 큰 차이가 있다"며 "수퍼돔 도입에서 서비스 품질에 대한 사전 조사를 가장 중요한 점검 사항으로 정했다"고 말했다.
이밖에 기간 업무인 ERP DB에 대한 지원, 안정성, 고가용성 및 오라클 패키지 지원 등이 중요한 체크 포인트였다.
포스코는 이제 PI 1기를 마무리하고 PI 2기로 넘어가고 있다. 이 단계에서는 조업관리 시스템의 개선과 6시그마가 중요한 과제로 떠올라 이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포스코의 수퍼돔 도입은 지난 99년부터 2년 반 동안 전사적으로 추진해 온 경영 혁신 프로젝트인 PI(Process Innovation) 작업의 일환이었다. 세계 최대 철강기업 중 하나인 포스코의 전사적 PI인 만큼 계획을 입안할 당시 시장에 나와 있던 상용 시스템으로는 도저히 적절한 용량을 지원하기 어렵다고 판단, 당시 아직 개념적인 발표 수준이던 한국HP의 `수퍼돔'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HP의 입장에서도 수퍼돔을 포스코에 세계 최초로 적용하는 것이어서 본격적인 검증의 기회가 되기도 했다.
포스코 PI는 대외 고객을 지향하는 업무 위주의 접근 방식으로 전사적자원관리(ERP) 프로그램으로 오라클의 `오라클 11i'를 선택했고 하드웨어도 메인프레임이 아닌 유닉스를 선택했다. 사실 포스코의 PI 프로젝트는 수퍼돔 뿐만 아니라 오라클 11i도 당시는 데모 버전인 상태여서 모험적인 측면이 많았다.
원래 제조분야에서 출발한 ERP는 철강분야에 딱 들어맞는 패키지를 찾기 어렵다. 제조분야에서도 전자, 화학 등 부품 조립이나 원료 결합의 성격이 강한 분야는 비교적 쉽게 지원할 수 있지만 철강은 조립분야처럼 프로세스가 간단하지 않기 때문에 시스템 선택에서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었다.
`1+1=2'라는 공식이 적용되지 않는 철강분야의 특성을 반영하려면 데이터웨어하우스ㆍCRM 등 다양한 신기술을 수용하는 동시에 시스템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유연성이 필수적이었다.
포스코의 ERP는 40여개에 이르는 ERP 전체 모듈을 다 사용할 만큼 대규모 프로젝트로 트랜잭션도 엄청나다. 업무 크기를 따져서 용량을 계산했을 때 당시 상용화된 기종으로는 적합한 시스템이 없었다. 또 오라클 ERP를 최적의 도구로 선택했기 때문에 메인프레임은 처음부터 고려 대상에서 제외했다.
포스코는 ERP 데이터베이스(DB)를 분할할 것인가, 아니면 대용량 서버를 도입할 것인가 하는 방법론을 놓고도 고민했다. 하지만 ERP를 분할할 경우 손실이 커서 결국 PI를 추진하는 의미가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사실 포스코는 과거에도 부분적으로 최적화를 위해 다양한 서버 시스템을 도입했지만 이제 각 시스템의 데이터 항목을 통일하고 동일한 시각과 기준을 적용하는 등 전사적 통합 인프라를 갖추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됐던 것이다.
결국 2000년 6월 포스코는 아직 상용 제품이 나오지 않은 상태인 HP 수퍼돔을 도입하기로 결정하고 2001년 2월에 제품을 설치하기로 했다. 하지만 그해 7월 1일 가동에 맞추려면 이것도 너무 늦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결국 포스코 고위 임원이 직접 HP 본사로 찾아가 협상하여 설치를 앞당기기로 했다. 1월 9일에 제품을 들여와 이 때부터 본격적으로 테스트와 안정화 작업에 들어갔다.
이 단계에서 포스코 특유의 강한 추진력이 큰 역할을 했다. 포스코 PI 지원실 정보기술팀 이상대 팀장은 "안전한 방법만을 채택했더라면 오히려 손실도 컸을 것"이라며 "무모한 방식이기도 했지만 포스코 특유의 집중력으로 인해 결과는 좋았다"고 평가했다.
사실 당시에 아직 ERP 패키지가 안정되지 않아 업그레이드가 계속 이뤄지던 상황이었다는 것을 고려해 보면 당시 작업이 얼마나 엄청난 것이었는지 짐작할 수 있다.
고생은 많이 했지만 가동 이후에는 시스템 전체적으로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 2단계에 걸쳐 운영 테스트를 하고 이후 종합 테스트를 거쳤다. 현업 직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실제로는 병행 가동이나 마찬가지 상황이었다. 데이터 이행 역시 몇 차례 연습을 통해 데이터 정합성을 거의 100% 단계까지 끌어올렸던 것이다.
업무 부하 테스트도 함께 이루어졌다. 그 과정에서 시스템 증설이 뒤따랐다. 비슷한 시기에 시스템을 가동했던 몇몇 기업이 가동 이후에 증설하느라 소동을 빚었던 것에 비해 포스코는 무모한 듯 보이지만 탄탄하게 단계를 밟는 방식을 선택했다.
가동 이전에 자체 개발해 사용하던 경영정보 시스템(MIS)에 비해 비즈니스 개선 효과가 뛰어났다. 과거 6일 걸리던 월 결산을 단 하루만에 처리할 수 있게 됐고 제품 납기 역시 과거 20∼30일에서 14일(열연제품 기준) 정도로 단축됐다.
수퍼돔을 납품한 한국HP는 기술지원과 장애 대응, 업무 확장과 추가를 지원하는 역할을 했다. 포스코의 프로젝트 추진 자체가 워낙 신속성을 요구하고 탄력적인 대응을 요구하는 것이어서 한국HP의 서비스 품질은 프로젝트 성공에 중요한 요인일 수밖에 없었다.
포스코는 수퍼돔 도입을 결정하는 단계에서 공급사인 한국HP의 서비스 수준에 대해서 철저한 점검을 거쳤다.
포스코의 전사 공동업무 시스템인 `포스피아'는 ERP 외에 공급망 기획(SCP, Supply Chain Planning)ㆍ설비관리ㆍ데이터웨어하우스ㆍ데이터 딕셔너리(Data Dictionary)ㆍ물품표준화 시스템 등으로 구성돼 있다.
여기에는 조업관리시스템도 포함된다. ERP패키지는 오라클 11i, ERP의 DB서버는 HP의 수퍼돔을 사용하며 SCP솔루션으로는 i2테크놀로지의 `리듬' 패키지를 이용했다. 설비관리 시스템에는 멕시모 패키지를 사용한다.
ERP만으로는 스케줄링 기능이 약해 생산계획과 수요 예측을 위해 SCP를 도입할 필요가 생겼다. ERP는 일종의 백엔드 온라인트랜잭션프로세서(OLTP) 역할을 하는 셈이다. 이 시스템들은 모두 웹 기반으로 단일한 인터페이스를 제공한다.
포항과 광양의 조업관리 시스템은 실적관리와 지시 등을 처리하며 이 시스템은 아직 메인프레임 환경을 유지하고 있다.
이 팀장은 "똑같은 내용의 계약이라 해도 업체에 따라 실제 서비스의 내용에는 너무 큰 차이가 있다"며 "수퍼돔 도입에서 서비스 품질에 대한 사전 조사를 가장 중요한 점검 사항으로 정했다"고 말했다.
이밖에 기간 업무인 ERP DB에 대한 지원, 안정성, 고가용성 및 오라클 패키지 지원 등이 중요한 체크 포인트였다.
포스코는 이제 PI 1기를 마무리하고 PI 2기로 넘어가고 있다. 이 단계에서는 조업관리 시스템의 개선과 6시그마가 중요한 과제로 떠올라 이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