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비즈 쓴소리 단소리’는 국내 주요 기업의 CIO 및 e비즈니스 담당 임원들로 구성된 ‘e비즈 리더클럽’ 회원들이 쓰는 고정컬럼으로, 매주 수요일에 게재할 예정입니다. e비즈 리더클럽 문의 02―3701―5983
현대종합상사 미래사업본부장 김 봉관
‘정보통신 강국’ ‘CDMA 종주국’ ‘초고속 인터넷 보급률 1위’ ‘휴대폰 가입자 2700만 돌파’ 등... 한국의 정보기술(IT) 수준을 지칭하는 수식어는 많다.
일반 가정의 인터넷 보급률이 미국을 앞서고, 일본을 멀찌감치 따돌렸다. 정말 경이적인 발전을 거듭하는 IT산업이 21세기 새로운 희망을 안겨줄 분야라고 믿는다. 우리는 경공업, 그리고 중화학공업화를 초단기에 이룩하고, 숨 돌릴 여유도 없이 지식집약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하려고 몸부림을 치는 것이다.
이런 노력의 결과 정보통신, 정보기술 산업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의 30~40%를 차지하게 됐다. 그러기에 IT부문이 흔들리면, 나라 전체가 휘청거린다고 말한다.
국가가 지속적으로 성장산업을 개발함으로써 신규 및 유휴인력에게 고용의 기회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세금을 거두는 것이야 말로 국가경영의 중요한 일이다. 이런 관점에서 IT산업과 IT분야의 벤처기업들이 한때 심각했던 산업의 공동화 및 실업사태를 상당부분 해결했고, 앞으로도 이런 역할을 계속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여기에서 우리가 심각하게 생각해야 할 것이 있다. ‘한국 IT산업이 발전해서 누가 돈을 벌었는가’라는 수익성에 관한 의문이다.
한국 IT산업은 무역수지 측면에서 단연 효자산업이다. 2000년 정보통신산업은 총 수출이 512억 달러, 수입은 355억 달러로 157억 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올해에도 세계 IT경제, 특히 반도체 경기가 좋지 않아 수출이 크게 줄었다고 하지만, 휴대폰 등을 비롯한 IT산업 제품이 전체 무역수지가 적자로 곤두박질하는 것을 막고 있다.
그러나 이런 거시적인 숫자가 아니라, IT 수요자로서의 개별 기업 또는 개인의 수지표는 어떨까.
휴대폰 가입자수가 유선전화 보급대수를 초월하고, 초고속 인터넷망이 각 가정까지 연결됨으로써 국민들의 행복감은 전보다 훨씬 높아졌는가. 많은 기업들이 유행을 좇아 e비즈니스에 아낌없이 투자했는데, 본전은 뽑았는가.
주변을 살펴보면 휴대폰은 어린 학생들의 ‘필수 장난감’이 됐다. 초고속인터넷의 주요 활용분야는 게임이나 오락이다. 일반 가정의 생활비에서 차지하는 통신비의 비중이 날로 높아져 가계의 부담이 되고 있다.
기업의 경우 자칫 경쟁에서 뒤떨어질 것 같은 조바심에서 앞다퉈 외부기관의 컨설팅을 받고, IT장비 및 각종 솔루션을 도입했다. 생각할 필요도 없이 즉시, 그리고 대대적으로 전자상거래를 하든가, IT를 기반으로 업무개선을 하지 않으면 당장 경쟁력이 상실되고 생존이 불가능할 것처럼 강조하는 ‘위협성 강좌’들이 난무했다. 세계적 기업들의 강좌인 만큼 이들의 명성과 권위에 감히 반론을 제기하는 것이 어려운 분위기였다. 비용과 효과를 따지려는 시도는 ‘촌놈’이거나 ‘소인배’ 취급을 받기도 했다. 그러기에 한국 기업들은 한 때 국제 IT업계의 ‘봉’이었던 것이다.
필자는 이러한 돌풍의 시기에 미국의 새너제이, 이스라엘, 일본 등을 돌아보면서 우리와는 자못 다른 분위기에 의아해 했다. 정보화에 관한 총론과 방향은 우리와 일치하지만, 이들 나라의 분위기는 상당히 차분하고 과학적이며 실질적이었다. 그렇지만, 그 당시만해도 우리가 적극적이고 앞서 있으며, 그들은 소극적이고 뒤쳐진 것이라고 착각했다.
앞으로 지식과 정보로 대표되는 21세기가 ‘IT의 시대’인 것만큼은 세계 석학들의 논지를 보더라도 의심할 여지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젠 정부와 기업, 개인들도 ‘실속 있는 IT’‘돈버는 IT’가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다. 이를 위해 언론이나 IT분야의 강호제현들이 구체적인 사례 연구를 통해 바람직한 정보화의 틀과 방향을 제시하고, 이를 통해 우리 모두가 시행착오를 줄여 하루빠릴 돈을 벌 수 있는 정보화 기반을 갖출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본다. 바야흐로 ‘20세기형 IT’로부터 탈피해야할 시점이다.
현대종합상사 미래사업본부장 김 봉관
‘정보통신 강국’ ‘CDMA 종주국’ ‘초고속 인터넷 보급률 1위’ ‘휴대폰 가입자 2700만 돌파’ 등... 한국의 정보기술(IT) 수준을 지칭하는 수식어는 많다.
일반 가정의 인터넷 보급률이 미국을 앞서고, 일본을 멀찌감치 따돌렸다. 정말 경이적인 발전을 거듭하는 IT산업이 21세기 새로운 희망을 안겨줄 분야라고 믿는다. 우리는 경공업, 그리고 중화학공업화를 초단기에 이룩하고, 숨 돌릴 여유도 없이 지식집약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하려고 몸부림을 치는 것이다.
이런 노력의 결과 정보통신, 정보기술 산업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의 30~40%를 차지하게 됐다. 그러기에 IT부문이 흔들리면, 나라 전체가 휘청거린다고 말한다.
국가가 지속적으로 성장산업을 개발함으로써 신규 및 유휴인력에게 고용의 기회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세금을 거두는 것이야 말로 국가경영의 중요한 일이다. 이런 관점에서 IT산업과 IT분야의 벤처기업들이 한때 심각했던 산업의 공동화 및 실업사태를 상당부분 해결했고, 앞으로도 이런 역할을 계속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여기에서 우리가 심각하게 생각해야 할 것이 있다. ‘한국 IT산업이 발전해서 누가 돈을 벌었는가’라는 수익성에 관한 의문이다.
한국 IT산업은 무역수지 측면에서 단연 효자산업이다. 2000년 정보통신산업은 총 수출이 512억 달러, 수입은 355억 달러로 157억 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올해에도 세계 IT경제, 특히 반도체 경기가 좋지 않아 수출이 크게 줄었다고 하지만, 휴대폰 등을 비롯한 IT산업 제품이 전체 무역수지가 적자로 곤두박질하는 것을 막고 있다.
그러나 이런 거시적인 숫자가 아니라, IT 수요자로서의 개별 기업 또는 개인의 수지표는 어떨까.
휴대폰 가입자수가 유선전화 보급대수를 초월하고, 초고속 인터넷망이 각 가정까지 연결됨으로써 국민들의 행복감은 전보다 훨씬 높아졌는가. 많은 기업들이 유행을 좇아 e비즈니스에 아낌없이 투자했는데, 본전은 뽑았는가.
주변을 살펴보면 휴대폰은 어린 학생들의 ‘필수 장난감’이 됐다. 초고속인터넷의 주요 활용분야는 게임이나 오락이다. 일반 가정의 생활비에서 차지하는 통신비의 비중이 날로 높아져 가계의 부담이 되고 있다.
기업의 경우 자칫 경쟁에서 뒤떨어질 것 같은 조바심에서 앞다퉈 외부기관의 컨설팅을 받고, IT장비 및 각종 솔루션을 도입했다. 생각할 필요도 없이 즉시, 그리고 대대적으로 전자상거래를 하든가, IT를 기반으로 업무개선을 하지 않으면 당장 경쟁력이 상실되고 생존이 불가능할 것처럼 강조하는 ‘위협성 강좌’들이 난무했다. 세계적 기업들의 강좌인 만큼 이들의 명성과 권위에 감히 반론을 제기하는 것이 어려운 분위기였다. 비용과 효과를 따지려는 시도는 ‘촌놈’이거나 ‘소인배’ 취급을 받기도 했다. 그러기에 한국 기업들은 한 때 국제 IT업계의 ‘봉’이었던 것이다.
필자는 이러한 돌풍의 시기에 미국의 새너제이, 이스라엘, 일본 등을 돌아보면서 우리와는 자못 다른 분위기에 의아해 했다. 정보화에 관한 총론과 방향은 우리와 일치하지만, 이들 나라의 분위기는 상당히 차분하고 과학적이며 실질적이었다. 그렇지만, 그 당시만해도 우리가 적극적이고 앞서 있으며, 그들은 소극적이고 뒤쳐진 것이라고 착각했다.
앞으로 지식과 정보로 대표되는 21세기가 ‘IT의 시대’인 것만큼은 세계 석학들의 논지를 보더라도 의심할 여지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젠 정부와 기업, 개인들도 ‘실속 있는 IT’‘돈버는 IT’가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다. 이를 위해 언론이나 IT분야의 강호제현들이 구체적인 사례 연구를 통해 바람직한 정보화의 틀과 방향을 제시하고, 이를 통해 우리 모두가 시행착오를 줄여 하루빠릴 돈을 벌 수 있는 정보화 기반을 갖출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본다. 바야흐로 ‘20세기형 IT’로부터 탈피해야할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