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텔슨전자 부회장겸 대표이사는 요즘 하루에 저녁식사를 두번 한다. 그는 지난 6일 정보통신중소기업협회(PICCA) 의 ‘동기식 IMT―2000 추진위원장’을 맡은 이후 약속이 부쩍 늘었다. 하루종일 이리 저리 뛰어다니며 권유하고 조율하고 중재하는 게 그의 일과이다.
바쁜 일정속에서도 김 위원장은 기운이 넘쳐 보였다. 작년 가을 동기·비동기 논쟁이 한창일 때 삼성전자와 함께 동기식 채택을 강력히 주장했다가 끝내 좌절돼 한때 상심했지만, 이젠 직접 발벗고 나서 동기식 IMT―2000 사업을 성공시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고 한다. 특히 김 위원장은 동기식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중소기업들에 대해서는 향후 장비납품 등의 혜택을 확실하게 보장받겠다는 자세이다.
지난 16일 오후 서울 도곡동 텔슨전자 본사에서 눈코뜰 새 없이 바쁜 김 부회장을 만났다. “나는 한번 일을 맡으면 물불을 가리지 않고 무조건 성사시켜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라고 강조한 그는 이번에야 말로 ‘중소기업의 응집력’을 보여주고 말겠다는 각오였다. 다음은 김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 PICCA 소속 회원사들은 이번에 일종의 ‘지주회사(Holding Company)’를 통해 집단적으로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것인가.
“중소·중견업체들이 향후 동기식 IMT―2000 법인에 장비 및 소프트웨어 등을 공급할 수 있도록 확실하게 보장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그래서 하나로통신에 향후 신설법인의 임원중 일부를 PICCA에서 선임할 수 있도록 요구했고 약속을 받았다. ‘투자자간 협약’으로 공동운용의 묘를 발휘하는 게 좋다는 법률자문을 받았다. 지주회사와 같은 법인을 만들면 나중에 지분을 포기하는 회원사가 생길 경우 감자를 해야 한다. 또 조합 형태로 참여하면 조합을 깨야 한다. 따라서 이번에는 주주간 협약에 따라 납품 등을 보장받는 한편 일부 회원사의 포기지분을 나머지 회원사가 인수하거나, 원래보다 비싼 값에 비회원사에 팔아주는 형태를 취할 생각이다.
―반드시 동기식 사업자가 나와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동기·비동기간 기술비교는 바보같은 짓이다. 지속적으로 개발하는 기술이 좋은 기술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경제적으로 동기방식이 가장 적합하다. 그리고 비동기 방식은 유럽에 적합한 기술이다. 우리나라의 동기식 기술은 IS―95A에서 95B, 95C(cdma2000―1x), 나아가 HDR(고속데이터통신)과 1X DV(Data&Voice) 등으로 단계별로 진화하고 있으며, 같은 방식이어서 플랫폼을 그대로 쓰게 되는 만큼 기존 가입자가 단말기를 바꾸지 않고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사업자가 비동기식을 택하면 2700만 전체 가입자가 단말기를 모두 바꿔야 한다. 또 유럽의 강자들이 일찌감치 비동기를 준비한 상황이어서 그들과 경쟁해 이길 것이란 보장도 없다. 한마디로 비동기 채택은 기업의 이익만 고려했을 뿐 국가 이익은 도외시한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동기식 분야의 최대 업체인 삼성전자가 겨우 1% 지분으로 동기식 컨소시엄에 참여하기로 했다. 국내·외 큰 기업들이 두루 참여하는 그랜드 컨소시엄이 성사될 것으로 보나.
“열흘정도 일을 한 결과 성사가능성이 70% 정도는 된다고 생각한다. 삼성전자는 외국인 지분율이 높은 외국인 회사다. 삼성이 많이 들어오면 외국인 지분한도(49%) 규정으로 인해 오히려 외국인 자본유치가 어렵게 된다. 동기시장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퀄컴은 상당한 지분으로 참여할 것이다. 이사회의 결정이 내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구체적으로 참여지분율을 언급하지 않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퀄컴은 부품업체인 만큼 서비스사업에 관여하는 것은 좋지 못하다. 그래서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을 것이다”
-비동기식 사업자들도 기존 주파수에서 3세대 동기식 서비스를 할 것이고, 이럴 경우 동기식 IMT―2000 사업자가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고 보는가.
“동기식 IMT―2000 사업자는 기본적으로 20㎒를 새로 부여받은 상황에서 기존 2세대 동기식 사업자의 ？돛？聘체냅？활용하게 될 것이다. 무선데이터 트래픽이 계속 늘고 있어 현재의 이동통신 사업자는 기존의 10㎒로는 제대로 서비스를 할 수도 없다. 그리고 비동기식으로는 전국망을 새로 깔아야 서비스가 가능하지만, 동기식으로는 기존 망을 활용하면서 쉽고 빠르게 IMT―2000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다. 동기식의 경우 사실상 전국망이 깔려 있다고 보면 된다. 따라서 동기식 사업자도 전체 시장의 30% 정도를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정부에 출연금 삭감 등을 요구했다. 궁극적으로 정부에 바라는 것은.
“동기식 사업자가 30% 정도의 사장을 차지할 때까지 비대칭적 규제를 해야 한다. 현재 1,2위 사업자가 85%의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이것은 독점이며 공정경쟁이 아니다. 권투에서 해비급과 플라이급이 싸우도록 해서는 안된다. 플라이급이 미들급 정도로 성장하도록 도와줘야 하며, 이것이 독점방지이다”
―장비제조업체를 경영하면서 동기식을 강하게 주장하면 본인 입장이 껄끄러워질 것 같은데.
“내 소신이 맞을 수도, 아닐 수도 있지만 동기식 사업자가 한국에 반드시 있어야 한다. 아직까지는 껄끄러운 일이 없었다. 하지만 사실 우리나라에서 소신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는 생각도 한다”
-PICCA의 500여개 회원사 가운데 몇개 업체가 컨소시엄에 참여할 것으로 보나.
“200개 정도는 될 것이다. 현재 600억원 정도 출자할 것으로 보는데, 1000억원까지도 모을 수 있다. 다음주 화요일(20일)까지는 컨소시엄 모집을 끝내야 한다”
<박창신기자>
바쁜 일정속에서도 김 위원장은 기운이 넘쳐 보였다. 작년 가을 동기·비동기 논쟁이 한창일 때 삼성전자와 함께 동기식 채택을 강력히 주장했다가 끝내 좌절돼 한때 상심했지만, 이젠 직접 발벗고 나서 동기식 IMT―2000 사업을 성공시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고 한다. 특히 김 위원장은 동기식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중소기업들에 대해서는 향후 장비납품 등의 혜택을 확실하게 보장받겠다는 자세이다.
지난 16일 오후 서울 도곡동 텔슨전자 본사에서 눈코뜰 새 없이 바쁜 김 부회장을 만났다. “나는 한번 일을 맡으면 물불을 가리지 않고 무조건 성사시켜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라고 강조한 그는 이번에야 말로 ‘중소기업의 응집력’을 보여주고 말겠다는 각오였다. 다음은 김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 PICCA 소속 회원사들은 이번에 일종의 ‘지주회사(Holding Company)’를 통해 집단적으로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것인가.
“중소·중견업체들이 향후 동기식 IMT―2000 법인에 장비 및 소프트웨어 등을 공급할 수 있도록 확실하게 보장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그래서 하나로통신에 향후 신설법인의 임원중 일부를 PICCA에서 선임할 수 있도록 요구했고 약속을 받았다. ‘투자자간 협약’으로 공동운용의 묘를 발휘하는 게 좋다는 법률자문을 받았다. 지주회사와 같은 법인을 만들면 나중에 지분을 포기하는 회원사가 생길 경우 감자를 해야 한다. 또 조합 형태로 참여하면 조합을 깨야 한다. 따라서 이번에는 주주간 협약에 따라 납품 등을 보장받는 한편 일부 회원사의 포기지분을 나머지 회원사가 인수하거나, 원래보다 비싼 값에 비회원사에 팔아주는 형태를 취할 생각이다.
―반드시 동기식 사업자가 나와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동기·비동기간 기술비교는 바보같은 짓이다. 지속적으로 개발하는 기술이 좋은 기술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경제적으로 동기방식이 가장 적합하다. 그리고 비동기 방식은 유럽에 적합한 기술이다. 우리나라의 동기식 기술은 IS―95A에서 95B, 95C(cdma2000―1x), 나아가 HDR(고속데이터통신)과 1X DV(Data&Voice) 등으로 단계별로 진화하고 있으며, 같은 방식이어서 플랫폼을 그대로 쓰게 되는 만큼 기존 가입자가 단말기를 바꾸지 않고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사업자가 비동기식을 택하면 2700만 전체 가입자가 단말기를 모두 바꿔야 한다. 또 유럽의 강자들이 일찌감치 비동기를 준비한 상황이어서 그들과 경쟁해 이길 것이란 보장도 없다. 한마디로 비동기 채택은 기업의 이익만 고려했을 뿐 국가 이익은 도외시한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동기식 분야의 최대 업체인 삼성전자가 겨우 1% 지분으로 동기식 컨소시엄에 참여하기로 했다. 국내·외 큰 기업들이 두루 참여하는 그랜드 컨소시엄이 성사될 것으로 보나.
“열흘정도 일을 한 결과 성사가능성이 70% 정도는 된다고 생각한다. 삼성전자는 외국인 지분율이 높은 외국인 회사다. 삼성이 많이 들어오면 외국인 지분한도(49%) 규정으로 인해 오히려 외국인 자본유치가 어렵게 된다. 동기시장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퀄컴은 상당한 지분으로 참여할 것이다. 이사회의 결정이 내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구체적으로 참여지분율을 언급하지 않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퀄컴은 부품업체인 만큼 서비스사업에 관여하는 것은 좋지 못하다. 그래서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을 것이다”
-비동기식 사업자들도 기존 주파수에서 3세대 동기식 서비스를 할 것이고, 이럴 경우 동기식 IMT―2000 사업자가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고 보는가.
“동기식 IMT―2000 사업자는 기본적으로 20㎒를 새로 부여받은 상황에서 기존 2세대 동기식 사업자의 ？돛？聘체냅？활용하게 될 것이다. 무선데이터 트래픽이 계속 늘고 있어 현재의 이동통신 사업자는 기존의 10㎒로는 제대로 서비스를 할 수도 없다. 그리고 비동기식으로는 전국망을 새로 깔아야 서비스가 가능하지만, 동기식으로는 기존 망을 활용하면서 쉽고 빠르게 IMT―2000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다. 동기식의 경우 사실상 전국망이 깔려 있다고 보면 된다. 따라서 동기식 사업자도 전체 시장의 30% 정도를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정부에 출연금 삭감 등을 요구했다. 궁극적으로 정부에 바라는 것은.
“동기식 사업자가 30% 정도의 사장을 차지할 때까지 비대칭적 규제를 해야 한다. 현재 1,2위 사업자가 85%의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이것은 독점이며 공정경쟁이 아니다. 권투에서 해비급과 플라이급이 싸우도록 해서는 안된다. 플라이급이 미들급 정도로 성장하도록 도와줘야 하며, 이것이 독점방지이다”
―장비제조업체를 경영하면서 동기식을 강하게 주장하면 본인 입장이 껄끄러워질 것 같은데.
“내 소신이 맞을 수도, 아닐 수도 있지만 동기식 사업자가 한국에 반드시 있어야 한다. 아직까지는 껄끄러운 일이 없었다. 하지만 사실 우리나라에서 소신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는 생각도 한다”
-PICCA의 500여개 회원사 가운데 몇개 업체가 컨소시엄에 참여할 것으로 보나.
“200개 정도는 될 것이다. 현재 600억원 정도 출자할 것으로 보는데, 1000억원까지도 모을 수 있다. 다음주 화요일(20일)까지는 컨소시엄 모집을 끝내야 한다”
<박창신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