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SVNEWS.COM(본사특약)>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흔한 건 돈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돈보다 얻기 어려운 것이 아이디어이며, 그보다 더 얻기 힘든 것이 평생을 함께 할 동업자라고 합니다.
지난 여름 한 벤처캐피털리스트(VC)에게서 이 말을 듣고 그럴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때는 나스닥 시장이 지금보다 훨씬 좋았고, 많은 사람이 정보기술(IT)이 주도하는 신경제에 대한 환상에 사로잡혀 있을 때였습니다. 실제로 돈이 실리콘밸리로 몰려들었습니다. 지난 2분기 미국의 벤처 투자는 198억 달러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으며, 그 가운데 35%인 68억7000만달러가 실리콘밸리에서 이뤄졌습니다.
몇 달이 지난 지금도, 당시 그 VC의 말은 유효할까요? 괜찮아 보이던 기업이 쓰러지고, 나스닥은 회복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저는 아직도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흔한 것은 돈일까 하는 의문을 갖게 됐습니다.
그 해답은 지난달 발표된 3분기 벤처투자동향 결과를 지켜보고 나서 아니다는 쪽으로 기울게 됐습니다. 잠시 숫자를 살펴볼까요. 회계 및 컨설팅 회사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3분기의 투자동향을 소개하면서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마침내 벤처캐피털 투자는 최고점을 찍었다. 미국 전체에서 3분기 투자는 전분기보다 22억달러 줄어든 겁니다. 실리콘밸리는 증가세가 이어져 69억5000만달러로 늘어났지만, 이미 벤처투자는 완연한 하향세를 그리고 있었습니다. 실리콘밸리에서 투자가 조금 늘어난 것을 여진 정도로 밖에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여기에 벤처캐피털 회사의 투자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저는 실리콘밸리에도 돈 가뭄이 시작되리라는 전망까지 하게 됐습니다. 사실 저 혼자만 그러한 생각을 했던 아닙니다. 벌써 한 달도 더 전에 있었던 한 콘퍼런스에서, 참석한 VC들은 이구동성으로 앞으로 벤처기업은 돈을 구하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너무나 당연한 일 아닙니까. 투자수익률이 떨어지면 누가 벤처펀드에 돈을 넣겠습니까. 벤처펀드가 만들어지지 않으면 벤처기업에 투자할 수 없게 되고, 그러면 아무리 실리콘밸리라고 해도 돈이 가장 흔하다는 이야기는 나올 수 없겠지요.
그러나 최근 발표된 3분기 벤처투자펀드 조성실적은 저를 놀라게 만들었습니다. 벤처 이코노믹스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3분기에 조성된 벤처펀드 규모는 279억달러로 2분기보다 30억달러 정도 늘었습니다. 지역적으로는 실리콘밸리가 있는 캘리포니아 북부지역에서만 31개의 펀드가 만들어져 120억달러가 모였습니다. 이 숫자로만 보면, 실리콘밸리는 여전히 돈이 흔한 곳입니다.
투자실적은 저조한데, 돈이 계속 모이는 부조화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이 문제는 단순히 지적유희의 소재가 아니라, 실리콘밸리에 돈이 아직도 있느냐는 실제적인 의문을 해결하는 쪽에서 풀어야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론을 먼저 말씀드리면, 실리콘밸리에서는 여전히 돈이 가장 흔합니다.
지난 몇 년간 IT혁명의 바람이 불면서 실리콘밸리에는 돈과 사람과 아이디어가 모두 몰려들었습니다. 혼돈의 시기였던 셈이죠. 그 중에는 괜찮은 것도 있었지만, 어설픈 것도 인터넷이라는 이름으로 과대포장된 경우도 많았습니다. 이는 기업가 뿐만 아니라 벤처캐피털 회사에도 해당되는 말입니다. 제대로 훈련받지 못한 VC도 혼돈을 틈타 목소리를 높였던 겁니다.
하지만 이제는 진정한 프로만 남았습니다. 이는 벤처펀드 조성실적에서 확연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벤처펀드의 평균 크기는 지난해 4분기 1억5850만달러에서 올 1분기에 1억3920만 달러로 줄었다가 2분기 1억5680만달러, 3분기 2억5910만달러로 늘어났습니다.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작은 펀드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가 하반기 들어 대형펀드 중심으로 바뀐 겁니다. 또 새로 생긴 펀드보다는 기존펀드에 돈이 더 몰리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벤처투자도 제대로 할 줄 아는 선수에게만 돈이 몰렸다는 결론입니다. 그 과정에서 실적이 나쁜 풋내기 VC는 이 세계를 떠나야 했습니다.
진짜 프로선수만 뛰는 경기는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까요? 여전히 돈은 가장 흔하고, 좋은 아이디어는 얻기 어렵고, 진정한 사업 동반자는 찾기 힘든 상황이 될 겁니다. 경영진이 좋으면, 아이디어가 괜찮으면, 돈은 따라오기 마련이라는 것이 프로VC 사이에서는 정석이니까요. 참고로 지난 3분기의 펀드조성 실적은 앞으로 경기가 더 나빠져도 VC들은 앞으로 2~3년간 투자할 돈을 확보했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실리콘밸리에 돈은 있습니다.
지난 여름 한 벤처캐피털리스트(VC)에게서 이 말을 듣고 그럴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때는 나스닥 시장이 지금보다 훨씬 좋았고, 많은 사람이 정보기술(IT)이 주도하는 신경제에 대한 환상에 사로잡혀 있을 때였습니다. 실제로 돈이 실리콘밸리로 몰려들었습니다. 지난 2분기 미국의 벤처 투자는 198억 달러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으며, 그 가운데 35%인 68억7000만달러가 실리콘밸리에서 이뤄졌습니다.
몇 달이 지난 지금도, 당시 그 VC의 말은 유효할까요? 괜찮아 보이던 기업이 쓰러지고, 나스닥은 회복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저는 아직도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흔한 것은 돈일까 하는 의문을 갖게 됐습니다.
그 해답은 지난달 발표된 3분기 벤처투자동향 결과를 지켜보고 나서 아니다는 쪽으로 기울게 됐습니다. 잠시 숫자를 살펴볼까요. 회계 및 컨설팅 회사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3분기의 투자동향을 소개하면서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마침내 벤처캐피털 투자는 최고점을 찍었다. 미국 전체에서 3분기 투자는 전분기보다 22억달러 줄어든 겁니다. 실리콘밸리는 증가세가 이어져 69억5000만달러로 늘어났지만, 이미 벤처투자는 완연한 하향세를 그리고 있었습니다. 실리콘밸리에서 투자가 조금 늘어난 것을 여진 정도로 밖에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여기에 벤처캐피털 회사의 투자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저는 실리콘밸리에도 돈 가뭄이 시작되리라는 전망까지 하게 됐습니다. 사실 저 혼자만 그러한 생각을 했던 아닙니다. 벌써 한 달도 더 전에 있었던 한 콘퍼런스에서, 참석한 VC들은 이구동성으로 앞으로 벤처기업은 돈을 구하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너무나 당연한 일 아닙니까. 투자수익률이 떨어지면 누가 벤처펀드에 돈을 넣겠습니까. 벤처펀드가 만들어지지 않으면 벤처기업에 투자할 수 없게 되고, 그러면 아무리 실리콘밸리라고 해도 돈이 가장 흔하다는 이야기는 나올 수 없겠지요.
그러나 최근 발표된 3분기 벤처투자펀드 조성실적은 저를 놀라게 만들었습니다. 벤처 이코노믹스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3분기에 조성된 벤처펀드 규모는 279억달러로 2분기보다 30억달러 정도 늘었습니다. 지역적으로는 실리콘밸리가 있는 캘리포니아 북부지역에서만 31개의 펀드가 만들어져 120억달러가 모였습니다. 이 숫자로만 보면, 실리콘밸리는 여전히 돈이 흔한 곳입니다.
투자실적은 저조한데, 돈이 계속 모이는 부조화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이 문제는 단순히 지적유희의 소재가 아니라, 실리콘밸리에 돈이 아직도 있느냐는 실제적인 의문을 해결하는 쪽에서 풀어야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론을 먼저 말씀드리면, 실리콘밸리에서는 여전히 돈이 가장 흔합니다.
지난 몇 년간 IT혁명의 바람이 불면서 실리콘밸리에는 돈과 사람과 아이디어가 모두 몰려들었습니다. 혼돈의 시기였던 셈이죠. 그 중에는 괜찮은 것도 있었지만, 어설픈 것도 인터넷이라는 이름으로 과대포장된 경우도 많았습니다. 이는 기업가 뿐만 아니라 벤처캐피털 회사에도 해당되는 말입니다. 제대로 훈련받지 못한 VC도 혼돈을 틈타 목소리를 높였던 겁니다.
하지만 이제는 진정한 프로만 남았습니다. 이는 벤처펀드 조성실적에서 확연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벤처펀드의 평균 크기는 지난해 4분기 1억5850만달러에서 올 1분기에 1억3920만 달러로 줄었다가 2분기 1억5680만달러, 3분기 2억5910만달러로 늘어났습니다.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작은 펀드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가 하반기 들어 대형펀드 중심으로 바뀐 겁니다. 또 새로 생긴 펀드보다는 기존펀드에 돈이 더 몰리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벤처투자도 제대로 할 줄 아는 선수에게만 돈이 몰렸다는 결론입니다. 그 과정에서 실적이 나쁜 풋내기 VC는 이 세계를 떠나야 했습니다.
진짜 프로선수만 뛰는 경기는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까요? 여전히 돈은 가장 흔하고, 좋은 아이디어는 얻기 어렵고, 진정한 사업 동반자는 찾기 힘든 상황이 될 겁니다. 경영진이 좋으면, 아이디어가 괜찮으면, 돈은 따라오기 마련이라는 것이 프로VC 사이에서는 정석이니까요. 참고로 지난 3분기의 펀드조성 실적은 앞으로 경기가 더 나빠져도 VC들은 앞으로 2~3년간 투자할 돈을 확보했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실리콘밸리에 돈은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