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디지털전송방식에 대한 방송사 현업 기술인들의 문제제기에 대해 정통부가 9일 내놓은 검토 자료는 종래의 사실을 근거로 작성한 무책임한 주장들로 일관돼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 방송기술인은 "정통부 주장은 미국과 한국 상황을 지나치게 단순비교하고 있고 디지털지상파방식의 세계적 추세에 대해 크게 오판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미국은 일찌감치 94년 첨단텔리비젼위원회(ATSC)에서 표준방식을 결정한 이래 실험방송을 거쳐 일부 상업방송을 하고 있을 만큼 엄청난 투자를 해왔다는 것. 설령 ATSC방식이 문제가 있더라도 방식을 바꾸거나 또 다른 방식(DVB)을 복수표준으로 인정할 수 없는 사정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지상파디지털전환에 투입한 자금이 정통부가 방송사들에 지원한 50여 억원과 각 방송사에서 투입한 금액을 합쳐 100억원을 넘지 않는 것으로 추산된다.
산업계의 투자도 초기 단계이다.
게다가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 디지털방송기술 일부인 변조방식이기 때문에 투입한 자금이 모두 매몰되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통부는 미국의 예를 들며 이제 와서 방식을 재검토하는 것은 엄청난 투자금액을 낭비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과장하고 있다.
오히려 방식을 잘못 선택할 경우 향후 국민이 부담해야 할 비용은 수조원대에 이른다.
NTSC 아날로그 방식을 사용하는 국가는 마치 ATSC방식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는 식의 논리도 문제다.
일본은 NTSC방식의 6Mhz 주파수대역을 사용해왔는데도 COFDM변조방식에 가까운 일본 고유의 BST-OFDM방식을 채택했다.
아날로그 NTSC방식의 6Mhz의 주파수대역은 DVB방식을 채택할 수 없다는 정통부의 주장은 허구에 지나지 않는다.
◆DVB방식을 선호하는 세계적 추세=전남대 전자공학과 김대진교수는 최근 한 기고문에서 "ATSC방식은 인터넷이나 이동통신이 보편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고화질TV를 6Mhz의 대역 안에 디지털로 전송할 수 있느냐는 필요에서 비롯됐다"며 이제 이동전화와 무선인터넷 등이 일반화되는 추세에서 ATSC는 시대적 흐름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ATSC가 가지고 있는 태생적 결함으로 인해 지금 세계 각국은 ATSC보다는 DVB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아날로그 PAL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국가들이 세계적으로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들은 예외 없이 DVB방식을 선택했거나 선택할 것으로 예상된다.
ATSC방식으로 전환이 용이한 아날로그 NTSC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8개 국가 중 확실하게 ATSC방식을 선택한 국가는 미국과 한국뿐이다.
일본은 고유방식이고 멕시코, 콜럼비아, 미얀마는 아직 방식선정을 하지 않은 상태다.
한국과 캐나다, 대만만이 ATSC방식을 선택했지만 대만과 캐나다는 ATSC와 DVB방식을 놓고 아직도 망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날로그 PAL방식에 6Mhz를 쓰고 있는 호주의 예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호주는 DVB전환이 어렵다는 6Mhz의 주파수대역을 사용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DVB를 채택했다.
게다가 다음달 시드니올림픽에서 HD급의 시험방송을 내보낼 계획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는 지난 6월말 미하원 청문회의 실험방송에서 DVB의 COFDM변조방식이 ATSC의 VSB변조방식보다 비슷하거나 높은 출력을 보인 것과 함께 6Mhz 주파수대역의 DVB방식으로는 HD급 화질을 서비스할 수 없다는 정통부의 주장을 무력화시키는 결정적 근거가 된다.
더욱이 공식적으로 ATSC를 고수하고 있는 미국에서조차 COFDM 방식을 인정해야한다는 주장이 강력하게 제기되고 있다.미국이 방식을 바꾸거나 복수표준을 인정할 가능성이 전혀 없지 않다는 것이다.
미국 FCC(연방통신위원회)가 방식논란이 일어날 때마다 ATSC를 고수한다고 못박고 있으나 미국 방송시장의 24.4%를 차지하고 있는 싱클레어 그룹에 이어 NBC와 월트디즈니도 도시지역 다중경로에 대한 문제점과 이동수신이 불가능한 점을 들어 COFDM변조방식의 표준을 인정해 줄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또한 미국지역방송국 연합체인 MSTV가 워싱턴시에어 VSB와 COFDM의 비교테스트를 실시 중이고 다음달 초 초기보고서가 나올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방송사들의 요구가 점점 드세지자 FCC는 첨단텔리비젼방식위원회(ATSC)에 VSB변조방식으로도 이동·실내 수신을 할 수 있게 기술을 개발하라는 주문을 지속적으로 내놓고 있다.
그러나 VSB방식으로 이동수신을 가능하게 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만약 미국이 방식을 바꾼다거나 복수표준을 인정한다면 국내 ATSC방식은 설 땅을 완전히 상실해 버린다.
이는 정통부도 인정하고 있다.
결국 불확실한 미국의 ATSC방식에 우리 방송의 미래를 거는 도박을 하고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방식 재검토에 대한 전망=미국은 ATSC방식에 대한 문제제기가 끊임없이 이어지자 하원이 나서 청문회를 여는 등 문제해결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국내는 어떤가. 디지털방송의 당사자인 현업 방송기술인들이 나서 문제점을 제기하고 있는데도 주무부처는 한달간이나 쉬쉬하다가 종래의 주장을 되풀이하는 자료를 공식발표도 없이 슬그머니 흘리고 있는 상황이다.
방송의 소비자이자 주인인 시청자, 곧 시민들과 방송의 주체인 방송사가 나서야 한다.
그리고 국회의 관련 상임위가 나서 청문회를 열고 과연 어떤 변조방식이 미래 방송환경에 적합하고 그에 따른 대책은 무엇인지 중지를 모아야 한다.
정통부는 실익이 없다고 회피할 지 모르나 잘못된 선택으로 미래에 짊어져야 할 엄청난 기회비용을 감안하면 이같은 수고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
정통부 담당 관리가 말한 대로 이것은 "돌다리를 두드리고 건너는" 현명한 선택일 수 있다.
필드테스트는 디지털전환을 2∼3년 후퇴시킨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ATSC방식의 문제점이 드러나자 DVB방식의 필드테스트를 4개월간 실시한 후 방식을 재검토하겠다고 한 대만의 예를 배워야 한다.
대만도 우리와 같이 2001년말 본 방송을 예정해 놓고 있다.
방송기술인들은 필드테스트는 수개월 정도면 족하므로 전체 디지털전환일정도 이 정도만 늦춰지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다기능으로 변신하는 디지털지상파방송은 향후 국민 정보생활에 가장 밀접한 미디어가 될 것이다.
방송 담당자들과 시민단체들의 '이유 있는' 반발을 무릅쓰고 강행하기 보다는 국회 청문회같은 공론의 장을 통해 국민적 공감대를 얻은 후 추진하는 것이 누가봐도 바람직하다.
한 방송기술인은 "정통부 주장은 미국과 한국 상황을 지나치게 단순비교하고 있고 디지털지상파방식의 세계적 추세에 대해 크게 오판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미국은 일찌감치 94년 첨단텔리비젼위원회(ATSC)에서 표준방식을 결정한 이래 실험방송을 거쳐 일부 상업방송을 하고 있을 만큼 엄청난 투자를 해왔다는 것. 설령 ATSC방식이 문제가 있더라도 방식을 바꾸거나 또 다른 방식(DVB)을 복수표준으로 인정할 수 없는 사정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지상파디지털전환에 투입한 자금이 정통부가 방송사들에 지원한 50여 억원과 각 방송사에서 투입한 금액을 합쳐 100억원을 넘지 않는 것으로 추산된다.
산업계의 투자도 초기 단계이다.
게다가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 디지털방송기술 일부인 변조방식이기 때문에 투입한 자금이 모두 매몰되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통부는 미국의 예를 들며 이제 와서 방식을 재검토하는 것은 엄청난 투자금액을 낭비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과장하고 있다.
오히려 방식을 잘못 선택할 경우 향후 국민이 부담해야 할 비용은 수조원대에 이른다.
NTSC 아날로그 방식을 사용하는 국가는 마치 ATSC방식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는 식의 논리도 문제다.
일본은 NTSC방식의 6Mhz 주파수대역을 사용해왔는데도 COFDM변조방식에 가까운 일본 고유의 BST-OFDM방식을 채택했다.
아날로그 NTSC방식의 6Mhz의 주파수대역은 DVB방식을 채택할 수 없다는 정통부의 주장은 허구에 지나지 않는다.
◆DVB방식을 선호하는 세계적 추세=전남대 전자공학과 김대진교수는 최근 한 기고문에서 "ATSC방식은 인터넷이나 이동통신이 보편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고화질TV를 6Mhz의 대역 안에 디지털로 전송할 수 있느냐는 필요에서 비롯됐다"며 이제 이동전화와 무선인터넷 등이 일반화되는 추세에서 ATSC는 시대적 흐름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ATSC가 가지고 있는 태생적 결함으로 인해 지금 세계 각국은 ATSC보다는 DVB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아날로그 PAL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국가들이 세계적으로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들은 예외 없이 DVB방식을 선택했거나 선택할 것으로 예상된다.
ATSC방식으로 전환이 용이한 아날로그 NTSC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8개 국가 중 확실하게 ATSC방식을 선택한 국가는 미국과 한국뿐이다.
일본은 고유방식이고 멕시코, 콜럼비아, 미얀마는 아직 방식선정을 하지 않은 상태다.
한국과 캐나다, 대만만이 ATSC방식을 선택했지만 대만과 캐나다는 ATSC와 DVB방식을 놓고 아직도 망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날로그 PAL방식에 6Mhz를 쓰고 있는 호주의 예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호주는 DVB전환이 어렵다는 6Mhz의 주파수대역을 사용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DVB를 채택했다.
게다가 다음달 시드니올림픽에서 HD급의 시험방송을 내보낼 계획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는 지난 6월말 미하원 청문회의 실험방송에서 DVB의 COFDM변조방식이 ATSC의 VSB변조방식보다 비슷하거나 높은 출력을 보인 것과 함께 6Mhz 주파수대역의 DVB방식으로는 HD급 화질을 서비스할 수 없다는 정통부의 주장을 무력화시키는 결정적 근거가 된다.
더욱이 공식적으로 ATSC를 고수하고 있는 미국에서조차 COFDM 방식을 인정해야한다는 주장이 강력하게 제기되고 있다.미국이 방식을 바꾸거나 복수표준을 인정할 가능성이 전혀 없지 않다는 것이다.
미국 FCC(연방통신위원회)가 방식논란이 일어날 때마다 ATSC를 고수한다고 못박고 있으나 미국 방송시장의 24.4%를 차지하고 있는 싱클레어 그룹에 이어 NBC와 월트디즈니도 도시지역 다중경로에 대한 문제점과 이동수신이 불가능한 점을 들어 COFDM변조방식의 표준을 인정해 줄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또한 미국지역방송국 연합체인 MSTV가 워싱턴시에어 VSB와 COFDM의 비교테스트를 실시 중이고 다음달 초 초기보고서가 나올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방송사들의 요구가 점점 드세지자 FCC는 첨단텔리비젼방식위원회(ATSC)에 VSB변조방식으로도 이동·실내 수신을 할 수 있게 기술을 개발하라는 주문을 지속적으로 내놓고 있다.
그러나 VSB방식으로 이동수신을 가능하게 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만약 미국이 방식을 바꾼다거나 복수표준을 인정한다면 국내 ATSC방식은 설 땅을 완전히 상실해 버린다.
이는 정통부도 인정하고 있다.
결국 불확실한 미국의 ATSC방식에 우리 방송의 미래를 거는 도박을 하고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방식 재검토에 대한 전망=미국은 ATSC방식에 대한 문제제기가 끊임없이 이어지자 하원이 나서 청문회를 여는 등 문제해결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국내는 어떤가. 디지털방송의 당사자인 현업 방송기술인들이 나서 문제점을 제기하고 있는데도 주무부처는 한달간이나 쉬쉬하다가 종래의 주장을 되풀이하는 자료를 공식발표도 없이 슬그머니 흘리고 있는 상황이다.
방송의 소비자이자 주인인 시청자, 곧 시민들과 방송의 주체인 방송사가 나서야 한다.
그리고 국회의 관련 상임위가 나서 청문회를 열고 과연 어떤 변조방식이 미래 방송환경에 적합하고 그에 따른 대책은 무엇인지 중지를 모아야 한다.
정통부는 실익이 없다고 회피할 지 모르나 잘못된 선택으로 미래에 짊어져야 할 엄청난 기회비용을 감안하면 이같은 수고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
정통부 담당 관리가 말한 대로 이것은 "돌다리를 두드리고 건너는" 현명한 선택일 수 있다.
필드테스트는 디지털전환을 2∼3년 후퇴시킨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ATSC방식의 문제점이 드러나자 DVB방식의 필드테스트를 4개월간 실시한 후 방식을 재검토하겠다고 한 대만의 예를 배워야 한다.
대만도 우리와 같이 2001년말 본 방송을 예정해 놓고 있다.
방송기술인들은 필드테스트는 수개월 정도면 족하므로 전체 디지털전환일정도 이 정도만 늦춰지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다기능으로 변신하는 디지털지상파방송은 향후 국민 정보생활에 가장 밀접한 미디어가 될 것이다.
방송 담당자들과 시민단체들의 '이유 있는' 반발을 무릅쓰고 강행하기 보다는 국회 청문회같은 공론의 장을 통해 국민적 공감대를 얻은 후 추진하는 것이 누가봐도 바람직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