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편의`를 제품에 녹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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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편의`를 제품에 녹여낸다
일본, 라쿠라쿠폰 등 다양한 IT제품 양산
한국도 와인폰ㆍ이지도어 등 사용성 제고



■ 유니버셜 디자인을 주목하라

일본은 대표적인 유니버설 디자인 강국이다. 빠른 고령화 탓에 노인들도 쉽고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디자인에 관심이 먼저 생긴 영향이 크다. 이 때문에 IT 분야에서도 다양한 유니버설 디자인 제품이 양산되고 있으며, 다른 나라에 비해 성공사례도 많은 편이다.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마쓰시타는 세탁기의 드럼을 비스듬하게 설치해 키가 작은 사람도 손쉽게 세탁을 할 수 있는 히트 제품을 만들어 냈다. 이 회사는 유니버설디자인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제품의 개발에서부터 고객에게 전달될 때까지 전 과정에 적용하고 있다. 도시바는 유니버설 디자인을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으로 명시하고 있다. 이 회사가 개발한 버튼형 냉장고는 개발해 육체적 능력이 저하된 노인들도 버튼 하나로 손쉽게 냉장고 문을 여닫을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일본에서 대표적인 유니버설 디자인 성공사례로 꼽히는 것이 후지쯔가 만들고, NTT도코모가 판매하는 라쿠라쿠폰이다. 1999년 처음 선보인 이 단말기는 현재 5세대 폰까지 나왔으며, 1200만대 이상이 판매됐다.

이 제품은 문자의 크기를 변경할 수 있게 해 보통 크기의 문자를 읽기 어려운 사람이 문자를 확대해 읽을 수 있게 했으며, 음성낭독기능을 탑재해 표시 중인 메뉴를 음성으로 알기 쉽게 설명하고, 전화나 메일의 착신 역시 음성으로 알려준다. 또 전화번호 등을 스캔해서 화면으로 입력시킬 수 있는 펜 등 보조제품도 함께 판매하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도 삼성전자, LG전자 등 대기업을 중심으로 유니버설 디자인 적용사례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LG전자의 와인폰은 지나치게 많은 휴대폰 기능에 질린 중장년층 틈새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기획된 제품으로 보고, 듣고, 누르기가 쉽다. 화면과 스피커, 버튼이 모두 보통 휴대폰의 2배 크기라 사용이 편하고, 글자를 확대해 보는 돋보기 기능을 갖추고 있다. 또 사람들이 가장 많이 쓰는 기능(일정, 음성녹음, 휴대폰 설정) 버튼을 액정화면 바로 아래에 장착했다. 2007년 출시된 이후 130만대가 넘게 판매되며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LG전자의 책 읽어주는 휴대폰은 LG상남도서관이 운영하는 책 읽어주는 도서관에 접속, 음성도서를 다운받아 들을 수 있다. 시각장애인들의 요구가 큰 텍스트 뷰어 기능을 강화해 휴대폰에 저장된 일반 텍스트 파일까지도 음성으로 읽어준다. 또 모든 메뉴를 음성으로 안내해 주고, 음성을 통해 전화를 걸거나 메뉴를 검색할 수 있도록 해 시각장애인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가 미국에서 출시한 지터벅은 디지털 기기 조작을 어려워하는 노년층을 위해 복잡한 기능버튼은 물론, 숫자버튼까지 모두 생략하고 커다란 버튼 3개만으로 휴대폰의 모든 기능을 아주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세 개의 버튼은 각각 교환원, 집, 긴급구조 등 미리 지정한 곳에 바로 연결된다. 지터벅은 폴더만 열면 바로 화면에 이름과 전화번호가 떠서 위아래 방향키만으로 전화를 걸 수 있도록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단순화했으며, 음성으로 이름을 찾아 전화를 걸 수도 있다.

삼성전자의 지펠냉장고는 홈 바에 음료수나 얼음을 넣으면 문이 무거워져 여닫기 쉽지 않은 점을 해결하기 위해 손가락을 대면 문이 가볍게 열리는 이지도어를 채택했다. 핸들 센서가 손을 감지해 자동으로 문을 밀어내는 것으로, 일반 냉장고에 비해 1/6 정도의 힘만으로도 쉽게 문을 열 수 있어 어린이나 노약자들이 사용하기 편하다.

삼성전자 하우젠 드럼세탁기 허리사랑 도어는 대부분의 드럼통 원형 도어가 아닌 전면 패널이 개폐되는 식으로 조작부 바로 아래 오른쪽에 개폐 손잡이가 달려 있어 세탁물을 넣고 꺼낼 때 허리를 굽혀야 하는 불편함이 줄었다. LG전자의 스팀트롬 세탁기는 허리를 숙이지 않고 힘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빨래를 넣고 빼는 드럼 출입구 중심 위치를 18.5㎝ 올렸고, 드럼통은 기존 5~10도에서 15도 경사를 유지하게 했으며, 전면 도어 손잡이 위치도 높였다.

국민대학교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 반영환 교수는 "일본이나 미국에 비해 시장의 크기나 사람들의 인식 측면에서 다양성을 수용할 수 있는 여건이 좋은 편은 아니지만 제품의 사용성을 높여야 한다는 인식은 과거에 비해 많이 높아졌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사용성이 제품의 경쟁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는 만큼 유니버설 디자인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강동식기자 ds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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