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루오린’ 충치예방 효과 화학적 입증
독극물 분류라도 정확히 쓰면 문제없어
충치 예방에 좋다는 수돗물 `불소화' 때문에 시끄러운 모양이다. 어느새 전국에서 30곳이 넘는 정수장에서 불소화를 실시하고 있다고 한다. 뒤늦게 수돗물의 불소화 효과에 대해서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노릇이다.
찬성과 반대의 양측이 모두 외국의 경우를 예로 들고 있다. 그러나 찬성하는 측에서도 충분한 설득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고, 반대하는 명분도 어설프다. 인산 비료 공장의 굴뚝에서 나오는 `산업 폐기물'로 만든 `맹독성' 물질을 사용하기 때문에 안 된다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불소'(弗素)라고 부르는 것은 `플루오린'(F)이라는 원소의 일본식 이름이다. 플루오린은 지구상에서 13번째로 많은 원소이지만, 어느 특정한 지역이나 광석에 집중적으로 들어있지는 않다. 그런 플루오린은 인산 비료의 원료인 인회석에 소량의 불순물로 들어있고, 바닷물에도 1.3ppm정도 들어있다. 우리 몸에도 3g 정도 들어있다.
플루오린이 충치 예방에 좋다는 사실은 지하수에 플루오린이 많이 녹아있는 지역의 충치 발병률이 낮다는 사실로부터 우연히 알려졌다. 플루오린 이온이 충치를 예방하는 것은 화학적으로 분명한 이유가 있다. 플루오린 이온이 우리 이빨의 겉을 둘러싸고 있는 에나멜 성분인 수산화 인회석의 분자 구조에 끼어 들어가서 이빨의 에나멜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충치 예방에 관심이 많은 사회에서는 플루오린을 첨가한 치약이나 어린이용 비타민제를 사용하기도 하고, 수돗물에 플루오린을 넣어주기도 한다.
수돗물 불소화에는 물에 잘 녹아서 플루오린 이온을 내는 `염'(鹽)을 사용한다. 주로 플루오린화 소듐(NaF)이나 흔히 `플로오로규산'으로 알려진 실리코플루오린화 소듐(Na2SiF6)이 쓰인다. 우리나라에서는 플루오린의 농도가 0.8ppm을 넘지 않도록 규제하고 있다. 플루오린이 4ppm을 넘으면 이빨이 검게 변하는 부작용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돗물 불소화에 사용하는 화학물질이 일반적으로 `독극물'로 분류돼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약국에서 판매하고 있는 거의 모든 의약품도 자칫하면 치명적인 피해를 주는 독극물이다. 의약품을 사용하려면 의사의 처방과 약사의 조제가 필요한 것은 그런 이유 때문이다.
플루오린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플루오린 염이 독극물이라는 것은 그것을 너무 많이 섭취하면 치명적이라는 뜻이다. 우리가 플루오린의 농도를 정확하게 관리할 수만 있다면 처방에 따른 의약품처럼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니까 수돗물 불소화에서 문제는 우리 정수장이 제대로 생산된 플루오린 염을 정확하게 사용하고 있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다.
플루오린 염을 인산 비료 공장의 `폐기물'에서 얻는 것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오늘날 내가 버린 `쓰레기'가 다른 사람에게는 `부산물'이 되는 것은 너무나도 흔한 일이다. 현대의 화학 기술을 제대로 사용하기만 하면 폐기물에 들어있는 불필요한 성분은 쉽게 제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플루오린을 공장 굴뚝에서 회수하는 것은 플루오린의 특성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렇게 회수한 플루오린은 반도체 산업이나 우라늄 농축에 많이 사용한다. 플루오린이 치환된 탄화수소를 고분자로 만든 테프론(PTFE)은 인공 관절이나 주방 용기의 코팅에도 사용한다. 월드컵 때 지은 축구장의 지붕을 덮고 있는 것도 모두 테프론이다. 그래서 수돗물 불소화가 폐기물에서 얻은 플루오린을 활용하기 위해서라는 주장도 옳지 않다.
수돗물 불소화는 플루오린 이온의 충치 예방 효과에 대한 과학적 근거와 경제적 효과를 근거로 이성적으로 결정해야 한다. 우리가 충치를 얼마나 심각한 질병으로 생각하는가도 고려해야 한다. 무섭다고 모든 기술을 포기해버리는 것은 현대를 살아가는 현명한 자세가 아니다. 현대 기술의 위험성은 정확한 과학 상식을 근거로 이성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독극물 분류라도 정확히 쓰면 문제없어
충치 예방에 좋다는 수돗물 `불소화' 때문에 시끄러운 모양이다. 어느새 전국에서 30곳이 넘는 정수장에서 불소화를 실시하고 있다고 한다. 뒤늦게 수돗물의 불소화 효과에 대해서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노릇이다.
찬성과 반대의 양측이 모두 외국의 경우를 예로 들고 있다. 그러나 찬성하는 측에서도 충분한 설득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고, 반대하는 명분도 어설프다. 인산 비료 공장의 굴뚝에서 나오는 `산업 폐기물'로 만든 `맹독성' 물질을 사용하기 때문에 안 된다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불소'(弗素)라고 부르는 것은 `플루오린'(F)이라는 원소의 일본식 이름이다. 플루오린은 지구상에서 13번째로 많은 원소이지만, 어느 특정한 지역이나 광석에 집중적으로 들어있지는 않다. 그런 플루오린은 인산 비료의 원료인 인회석에 소량의 불순물로 들어있고, 바닷물에도 1.3ppm정도 들어있다. 우리 몸에도 3g 정도 들어있다.
플루오린이 충치 예방에 좋다는 사실은 지하수에 플루오린이 많이 녹아있는 지역의 충치 발병률이 낮다는 사실로부터 우연히 알려졌다. 플루오린 이온이 충치를 예방하는 것은 화학적으로 분명한 이유가 있다. 플루오린 이온이 우리 이빨의 겉을 둘러싸고 있는 에나멜 성분인 수산화 인회석의 분자 구조에 끼어 들어가서 이빨의 에나멜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충치 예방에 관심이 많은 사회에서는 플루오린을 첨가한 치약이나 어린이용 비타민제를 사용하기도 하고, 수돗물에 플루오린을 넣어주기도 한다.
수돗물 불소화에는 물에 잘 녹아서 플루오린 이온을 내는 `염'(鹽)을 사용한다. 주로 플루오린화 소듐(NaF)이나 흔히 `플로오로규산'으로 알려진 실리코플루오린화 소듐(Na2SiF6)이 쓰인다. 우리나라에서는 플루오린의 농도가 0.8ppm을 넘지 않도록 규제하고 있다. 플루오린이 4ppm을 넘으면 이빨이 검게 변하는 부작용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돗물 불소화에 사용하는 화학물질이 일반적으로 `독극물'로 분류돼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약국에서 판매하고 있는 거의 모든 의약품도 자칫하면 치명적인 피해를 주는 독극물이다. 의약품을 사용하려면 의사의 처방과 약사의 조제가 필요한 것은 그런 이유 때문이다.
플루오린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플루오린 염이 독극물이라는 것은 그것을 너무 많이 섭취하면 치명적이라는 뜻이다. 우리가 플루오린의 농도를 정확하게 관리할 수만 있다면 처방에 따른 의약품처럼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니까 수돗물 불소화에서 문제는 우리 정수장이 제대로 생산된 플루오린 염을 정확하게 사용하고 있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다.
플루오린 염을 인산 비료 공장의 `폐기물'에서 얻는 것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오늘날 내가 버린 `쓰레기'가 다른 사람에게는 `부산물'이 되는 것은 너무나도 흔한 일이다. 현대의 화학 기술을 제대로 사용하기만 하면 폐기물에 들어있는 불필요한 성분은 쉽게 제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플루오린을 공장 굴뚝에서 회수하는 것은 플루오린의 특성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렇게 회수한 플루오린은 반도체 산업이나 우라늄 농축에 많이 사용한다. 플루오린이 치환된 탄화수소를 고분자로 만든 테프론(PTFE)은 인공 관절이나 주방 용기의 코팅에도 사용한다. 월드컵 때 지은 축구장의 지붕을 덮고 있는 것도 모두 테프론이다. 그래서 수돗물 불소화가 폐기물에서 얻은 플루오린을 활용하기 위해서라는 주장도 옳지 않다.
수돗물 불소화는 플루오린 이온의 충치 예방 효과에 대한 과학적 근거와 경제적 효과를 근거로 이성적으로 결정해야 한다. 우리가 충치를 얼마나 심각한 질병으로 생각하는가도 고려해야 한다. 무섭다고 모든 기술을 포기해버리는 것은 현대를 살아가는 현명한 자세가 아니다. 현대 기술의 위험성은 정확한 과학 상식을 근거로 이성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