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망대] 온라인 직거래와 신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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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5-07-12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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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대] 온라인 직거래와 신뢰
안재현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


중간도매상 없이 인터넷 상에서 소비자간에 물건을 판매하거나 구매하는 직거래 방식이 점차 활성화되고 있다. 이는 소비자간의 직거래를 가능하게 해주는 시장 형성자(market-maker)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시장 형성자로는 인터넷 경매 방식으로 상품 거래 서비스를 시작한 미국의 이베이와 지식 거래를 중개하는 한국의 해피캠퍼스 등을 들 수 있다. 옥션, G마켓, 다음온켓 등 시장 형성자들은 꾸준히 늘어 왔으며 최근에는 대기업들까지 유사한 형태의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직거래 시장의 등장으로 인해 인터넷 이용자들은 구매 정보를 얻기 위한 탐색비용과 학습비용 등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게 됐다. 또 중간 도매상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더욱 저렴한 구매가 가능해졌다.

누구나 자유롭게 진입할 수 있는 직거래 시장은 구매자와 판매자 모두가 손쉽게 거래 상대를 만날 수 있는 효율적인 시장이지만 반드시 해결해야 할 신뢰라는 거대한 문제를 안고 있다.

실제로 인터넷 이용자들 중 온라인 구매를 꺼리는 사람들이 지적하는 가장 큰 불안 요소가 바로 신뢰 부족이다.

이 신뢰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업자인 시장 형성자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시장 형성자는 구매자에게는 상품을, 판매자에게는 구매대금을 정확히 지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특히, 구매자는 직접적인 상품의 제공자인 판매자에 대한 신뢰에 앞서 온라인 지불 방식의 안정성, 개인 신상과 금융거래 정보의 유출방지 등 거래에 관한 안전성이 전제돼야 안심하고 물품을 구매할 수 있다.

전자상거래가 등장한 이래 소비자의 신뢰를 훼손하는 사건ㆍ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지난 2003년의 온라인 쇼핑몰 `하프플라자' 사건이다. 하프플라자는 소비자에게 모든 물건을 절반 값에 팔겠다고 광고를 한 후 일정기간 정상적인 영업을 해 규모를 키웠다. 그러나 결국 고의적인 부도를 내 많은 피해자를 양산했다. 당시 이 사건은 사회적인 파장을 일으키며 전자상거래에 대한 소비자의 불신을 증식시켜 기타 건전한 업체들의 영업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최근에는 온라인 공동구매 쇼핑몰 `무지싸'가 소니의 비디오 게임기인 플레이스테이션 공동구매 행사를 실시한 뒤 대금만 받고 물건을 배송하지 않은 채 문을 닫는 일도 발생했다.

B2C 형태를 취하는 일반 온라인 쇼핑몰의 사건ㆍ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상황에서 판매 주체가 개인을 포함한 불특정 다수인 온라인 직거래 장터는 더 많은 불안 요소에 노출돼 있다. 일일이 판매자의 신원을 확인하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이런 치명적인 약점을 이용한 사기는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피해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는 온라인 시장에서 소비자 신뢰의 붕괴, 나아가 비즈니스 모델 자체의 존립기반을 흔들 수 있다. 시장 형성자의 책임 의식과 소비자 신뢰의 형성이야말로 온라인 직거래 시장의 성공을 좌우할 핵심 엔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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