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임 명장`을 찾아서
(16) 오용환 네오위즈씨알에스 대표
"온라인게임의 미래, '플랫폼 시프트'에서 찾아야 할 때입니다."
20년 가까운 세월을 온라인게임 개발자로 살아온 베테랑 개발자 오용환 네오위즈씨알에스 대표. 그는 게임 시장의 무게 중심이 PC 온라인에서 모바일로 이동한 현 상황에서 온라인게임의 나아갈 방향을 묻는 후배 개발자에 이렇게 답했다.
그가 말하는 '플랫폼 시프트'는 플랫폼 다변화를 뜻한다. 온라인게임이라는 틀에 개발 방향을 가둬놓을 것이 아니라 콘솔(비디오), 가상현실(VR) 등 새로운 플랫폼으로 확장하는 시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게임은 온라인게임'이라는 식으로 플랫폼을 정해놓고 개발하는 것은 이제 위험하지 않나 싶습니다. 시대가 바뀌어 PC 게임 시장이 없어질 수도 있다고 가정해 보세요. 플랫폼은 계속해서 변하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 온라인게임 개발사들은 개발 방향을 콘솔, 가상현실 등 멀티플랫폼으로 확장해, 영역을 파괴해야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고사양 기기에서 구동할 수 있는 PC 온라인게임을 콘솔, VR 등 멀티플랫폼으로 확장해 나가는 방향을 연구해야 합니다."
오 대표는 현재 이런 자신의 판단을 실행으로 옮기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최근 그가 이끄는 네오위즈씨알에스가 개발한 온라인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애스커'가 그 첫 결과물이 될 예정이다.
지난 25일 출시한 이 온라인 게임을 국내선 처음으로 오큘러스의 가상현실(VR) 기기인 '리프트'를 지원하는 게임으로 개발한 것이다. 게임 이용자는 PC에 VR기기를 연결하고 헤드셋을 착용한 뒤 게임에서 'VR모드'를 선택해 즐길 수 있다.
그는 오큘러스와 협력에 이어 이 게임을 콘솔게임으로 확장하기 위해 소니, 마이크로소프트 등과 협력을 논의 중이다.
"콘솔 게임의 약한 부분은 바로 온라인게임이 가진 온라인 요소입니다. 콘솔은 혼자서 즐기는 패키지 게임에서 출발한 것이고, 근래에 와서야 네트워크를 접목하기 시작했죠. 멀티네트워크를 확장한 것이 바로 온라인입니다. 온라인 관련 기술과 운영방법, 이용자 수요에 대한 데이터를 축적해 온 온라인게임 개발사와 콘솔사가 결합하면 온라인 콘솔게임이 나올 수 있습니다."
서로 다른 플랫폼이 상생해 파이를 키워나가는 것이 온라인게임의 살 길이라는 게 그의 한결같은 주장이다.
"게임사가 지속 성장을 위해 다들 해외 진출을 시도하고 있는데, 플랫폼을 다변화하는 것 또한 동시에 진행해야 할 일입니다. 콘솔게임이 강세인 북미 시장에서는 플랫폼 다변화가 진출 길을 열어 주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그는 남이 개발한 게임의 좋은 점만 따라해선 개발자로서 발전할 수 없다고 조언했다. 콘텐츠, 기술, 아이디어 면에서 남이 하지 않았던 시도를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2000년 씨알스페이스(현 네오위즈씨알에스) 설립 이후, 개발한 '디오'에 국내 무협 RPG로는 처음으로 풀3D 기술을 적용했던 그의 이력이 이러한 개발철학을 잘 반영하고 있다.
"성공한 게임 회사들이 새로운 콘텐츠, 기술, 아이디어를 발굴하기 위해 많은 투자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투자가 지속될 때 세계 시장에서 우리만의 기술력을 쌓을 수 있을 것입니다."
김수연기자 news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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