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철인3종 경기 완주 모습에 '감동'
전세계 유튜브 조회 1500만건 기록 실화
비장애인에게도 용기·희망·열정의 메시지
○ 나는 아버지입니다/딕 호이트, 던 예거 지음/라이스메이커 펴냄/1만4000원
지금으로부터 약 10여년 전, 훨체어를 탄 뇌성마비 남자와 그를 뒤에서 끌며 철인 3종 경기에 나선 중년 남자의 레이스가 담긴 한 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왔다. 이 동영상은 업로드 되자마자 큰 파장을 일으키며 전 세계로 퍼져 나갔다. 동영상의 주인공인 호이트 부자에게는 세계 곳곳에서 팬레터가 쏟아져 들어왔다. 아버지 딕 호이트는 도대체 어떻게 된 영문인지 의아했다고 당시를 회상한다. 하와이 철인3종 경기 대회에 나가 고군분투 하는 모습에 사람들이 감동을 받을 줄도, 하루 아침에 그와 같은 인기를 얻게 되리라고도 생각하지 못했다.
'나는 아버지입니다'는 유튜브 조회 1500만건에 이르는 부자의 레이스를 바탕으로 한 실화다. 뇌성마비인 릭은 어릴 때부터 영리하고 학습 능력도 뛰어났다. 몸으로 움직이거나 말하는 것 외에 다른 활동이 모두 가능했지만 공립학교 입학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릭의 부모는 포기하지 않았다. 몸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아들이 재능을 썩히고 방안에서 일생을 보내는 일만은 절대 만들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는 미국 메사추세추주의 '특수교육 개혁볍 제766조'를 탄생시키는데도 일조했다. 이 법은 특별한 도움이 필요한 세살에서 스물한 살의 모든 장애인이 일반 학생들로부터 격리될 걱정 없이 무료로 공립학교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한다는 취지에서 입안됐다.
덕분에 학교에 다니게 된 릭은 새로운 도전을 꿈꾸게 된다. 달리기에 도전하게 된 것이다. 자선행사의 일환으로 열리는 조그만 달리기 대회에 처음 도전하게 됐을 때 릭은 아버지에게 "아빠와 함께 달리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어떤 이들은 무모하다고 비웃었지만 호이트 부자의 결심은 확고했다.
달리기를 시작으로 마라톤, 철인3종경기에 도전하게 된 이들은 새 종목에 처음 출전할 때마다 매번 주위의 따가운 시선을 느꼈다. 보스톤 마라톤 대회나 하와이 철인 3종경기 대회에서는 아예 출전을 몇년 동안 거부해 비공식 선수로 뛰는 일까지 있었다. 그렇게 달리기를 시작해 마침내 보스톤 마라톤 대회에서는 풀 코스를 완주했다. 또 최고의 명성을 자랑하는 하와이 철인3종경기를 완주해 '철인' 칭호를 얻기도 했다.
이들이 달릴 때마다 항상 몸에 '그래요, 당신은 할 수 있어요'라는 슬로건을 몸에 지닌다. 누구라도 하고 싶은 일에 온 마음을 쏟으면 반드시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호이트 부자의 이야기를 접한 사람들은 그들은 비장애인에게도 용기와 희망을 주는 상장이자 열정의 진정한 의미를 알려준다고 말한다. 이들의 이야기는 오프라 윈프리쇼, ABC방송의 '와이드 월드오브스포츠' , 스포츠 주간지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 CBS '이브닝 뉴스' 등 각종 매체에 소개돼 삶에 대한 열정을 불어넣었다. 2013년 프랑스에서는 '땡큐,대디'라는 영화로도 제작됐으며 한국에서도 4월 23일 개봉했다.
각박한 세상 속에 가족의 참 의미가 희미해지는 요즘, 호이트 부자가 전하는 이야기는 큰 울림을 선사한다.
이들은 가장 가까이 있지만 너무도 멀게 느껴지는 부모와 자식 간에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들려준다. 무엇보다 이들 부자는 서로에게 삶의 영감이 됐다. 힘들면 일으켜 세우고 기쁠 때 곁에서 행복이 배가 되도록 지켜주는 것이 호이트 부자가 말하는 사랑의 원천이다.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찾고 있는 이들이라면 꼭 읽어봐야 할 책이다.
박세정기자 sjpark@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