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모로 나를 경영하라/오경수 지음/상상미디어 펴냄/272쪽/1만5000원
최첨단 기술을 기반으로 정보 관리의 선두에 서 있는 기업, 그곳에서 일하는 정보 전략 전문가는 어떤 방식으로 정보를 관리하고 활용할까? 오랜 기간 이 분야에 몸 담아왔던 오경수 지식정보보안산업협회 명예회장은 아이러니하게도 아날로그를 대표하는 '메모'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30년 전 삼성그룹 비서실에서 정보전략 업무를 담당하며 터득한 메모와 정보관리 비법과 함께 14년 간 e-삼성 벤처 기업 시큐아이와 롯데정보통신 최고경영자(CEO)를 역임하며 축적한 경영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특히 어린 시절부터 이어 온 메모 습관이 어떻게 정보와 휴먼 네트워크, 경영과 접목돼 새로운 가치로 변환되고 확장되는지를 실제 사례와 함께 제시한다.
무엇보다 저자는 메모를 통한 기록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메모를 통해 자신만의 노하우를 정리하는 것은 물론, 필요한 사람에게 전달하는 과정 속에서 정보의 확산을 가져오게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저자는 30년 가까이 아침마다 꾸준히 해온 신문 스크랩을 비롯해 여행지에서 관찰한 것, 생활주변에서 관심을 갖고 발견하거나 TV나 책을 보며 메모한 자료와 느낌들을 '정보곳간'이라는 이름으로 묶어 지인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최근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해 확산의 범위를 더욱 확대하고 있다.
정보전략 및 정보보안 전문가답게 저자의 메모는 단순히 적는 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가령 신문을 읽다 좋아하는 시인의 기사가 나오면 그에 대한 과거의 기록물을 꺼내 조합, 결합, 해석, 분석, 평가하는 작업을 진행한다. 그리고 나서 과거와 현재, 미래의 감상을 기록한다. 수없이 생성되는 데이터 가운데 필요한 것을 추출하고 새로운 정보와 결합해 또 다른 가치있는 정보로 탈바꿈시키는 것이다. 메모를 빅데이터로 활용하는 것인데 이렇게 창출된 메모가 바로 정보의 원천이 된다.
저자의 메모 습관은 직원과의 소통 창구로도 활용된다. 이른바 '메모 커뮤니케이션'으로 지시나 전달 사항이 있을 때마다 메모를 적극 활용한다. 처음에는 저자가 직원에게 메모한 내용을 전달하는 일방향적인 성격이 강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피드백이 오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경영현장에서 메모는 더욱 빛을 발했다. 월례회의나 전략회의에 경영 메시지를 메모에 담아 전달하고 일주일 간 해온 신문 스크랩 가운데 경영 트렌드에 적합한 주제를 골라 메모로 작성했다. 14년 간 현장을 뛰며 메모 커뮤니케이션을 지속한 결과 성공한 CEO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고 저자는 스스로를 평가한다.
한국소프트산업협회 명예회장, 지식정보보안산업협회 명예회장으로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서 적극 활동하고 있는 그는 성공적인 인생과 직장 생활을 꿈꾸는 이들에게 메모를 통한 창조적 자기 경영법을 삶에서 실천해보기를 권한다.
김유정기자 clicky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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