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2일 전남 순천시 서면 신촌리 매실 밭에서 발견된 남성의 변사체 DNA가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과 일치한다고 경찰이 밝힌 가운데, 경찰 측 초동수사가 미흡했던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전남 순천경찰서는 22일 “지난달 12일 변사자 발견 당시 행색이 노숙자 같고 유병언이라고 의심할만한 정황이 없어 무연고자 변사사건으로 처리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으로 추정되는 변사체가 유씨가 머물렀던 은신처 인근에서 발견됐는데도 노숙자의 단순 변사로 취급했다.
시신이 발견된 곳을 현장 보존하지 않아 변사체 발견 현장이 훼손됐고 두 차례에 걸쳐 왼쪽 손가락에서 지문을 채취해 감식을 벌였지만, 지문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과수의 DNA 검사 결과가 나오고 시신이 유 씨일 가능성이 제기된 어젯밤이 되서야 다시 지문 감식을 벌여 겨우 유 씨 지문인 것을 확인했다.
경찰이 시신을 처음에 발견했을 당시, 제대로 된 신체 특징과 지문 확인을 했더라면 유 씨라는 것을 특정할 수 있었지만, 유류품과 시신의 상태를 자세히 살피지 않아 엄청난 수사력을 낭비한 꼴이다.
우형호 전남 순천경찰서장도 이와 관련해 미흡한 점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경찰의 설명에 따르면 현장에서 발견된 유류품 가운데 ‘ASA 스쿠알렌’ 빈병에 제조회사가 구원파 계열사로 표시돼 있고, 천 가방 안쪽에 새겨진 ‘꿈같은 사랑’ 글자가 유씨가 직접 쓴 책의 제목과 일치한다.
또 변사체가 입은 상의 파카는 고가의 이탈리아제 ‘로로피아나’ 제품이고, 신발도 ‘와시바’라는 고가의 명품이라고 경찰은 전했다. 이 밖에도 직사각형 돋보기, 상의 점퍼 안쪽에 서울에서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접어진 유기질 비표 포대 1개 등이 발견됐다.
한편, 유병언 지문 확인 늦장 대처에 네티즌들은 “유병언 지문 확인, 유병언 사체 맞는거야?”, “유병언 지문 확인 DNA 일치 한다고?”, “유병언 지문 확인, 사체 부패 어느정도 였을까?”, “유병언 지문 확인 했네”, “유병언 지문 확인, 수사력 낭비한 꼴” 등의 반응을 보였다. 디지털뉴스부 dtnews@dt.co.kr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