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업계 반응은 싸늘
[디지털타임스 박상길기자]40년간 주택 분양 제도로 자리 잡은 현재의 선 분양제도를 뒤집는 새 주택 분양 방식인 후분양제 로드맵 공개가 임박했지만 주택 업계의 반응은 싸늘하다. 정부가 후분양의 기준으로 삼는 전체 공정의 60% 이상 후 분양을 하게 되면 품질 완성도가 현재보다 크게 나아지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부실 시공과 뒤떨어지는 마감재에 대한 소비자의 불만만 가중될 확률이 높다. 공정 기간 투입되는 금융비용 조달과 관련해서도 대형건설사와 중소 건설사 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뚜렷해지며 최악의 경우에는 주택 사업을 아예 접는 건설사가 속출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2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토부는 29일 장기주거종합계획을 통해 후분양제 로드맵을 공개한다. 후분양 기준은 전체 공정의 60% 이상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공아파트는 단계적으로 후분양제를 도입하며 민간은 의무화 대신 공공택지 우선 공급, 저리의 주택도시기금 대출 등 인센티브를 줘 후분양제 전환을 유도한다.
후분양제는 지난 몇 년간 부동산 시장의 호황으로 주택 공급이 늘어나면서 급증한 부실시공 등의 부작용으로 소비자 불만이 커지면서 제도 도입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주택도시기금법상 후분양 기준은 공정의 80%이지만 정부는 건설업계의 고충 등을 반영해 전체 공정의 60% 이상으로 가닥을 잡았다.
그러나 주택업계는 후분양제의 기준인 전체 공정의 60% 이상이 단계적인 후분양 도입이라는 정부 정책의 명분은 살릴 수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인 품질 제고 면에서는 현재의 선분양제도에서 개선되는 부분이 없어 제도 도입의 취지와 맞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공정 60%는 골조 공사가 시작되어 건물이 막 올라가는 수준에 불과해 품질적인 면에서 완성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공정률이 60% 진행될 때까지 프로젝트를 진행할 자금을 확보해야 하는 건설사 입장에서는 자금 조달 여부에 따라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뚜렷해질 전망이다. 대기업 그룹에 속한 대형 건설사들은 그룹 신용도를 빌려서라도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아 사업을 지속할 수 있지만 대기업 그룹에 속하지도 않고 자금력이나 신용도도 떨어지는 중소건설사는 주택 사업을 접어야 하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공정률 60%의 의미부터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공정률은 사업 부지 정비사업부터 지하공사까지 모두를 포함하는 것으로 보통 건물 1층이 완성 됐을 때 20% 수준에 달한다. 60%라 하더라도 건물에 따라서는 외관이 다 올라가지 않은 상태가 될 수 있어 품질 보증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