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오는 2025년 '세계 2위' 친환경차 업체로 도약을 위해 전기차 배터리를 재활용한 에너지 저장장치(ESS) 개발에 착수했다. 친환경차에서도 전기차 부문 세계 3위를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이를 위한 선제 대응 차원으로 풀이된다. 앞으로 도래할 전기차 시대를 앞두고 기존 내연기관차 업체 이미지를 벗는 작업이 본격화한 것이다.
26일 현대차그룹이 핀란드 에너지기업인 '바르질라'와 손잡고 3년 내 재활용 배터리 ESS 상품을 내놓기로 했다. ESS는 생산된 전력을 저장했다가 전력이 필요할 때 공급하는 에너지 저장장치다. 신재생 에너지 확산과 함께 기존 전력 시설의 대체 수단으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최근 전기차 수요 증가에 따라 전기차 배터리를 재활용하는 ESS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자동차 특성상 전기차 배터리는 혹독한 사용 환경을 고려해 최대한 보수적으로 설계, 제작하기 때문에 충분히 재활용 가능하다는 게 현대차그룹의 판단이다.
ESS처럼 전기차 배터리를 재활용하는 형태로 추가적인 수익원을 확보하는 것은 전기차 시장 활성화에도 긍정적 효과가 예상된다. 전기차 배터리는 등록된 자산으로 회수가 수월하고, 사업화에 적합한 물량 확보가 쉽다. 여기에 신규 배터리보다 가격이 낮은 점도 장점이다.
이를 활용해 기존 전기차 보유자에게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배터리 보상 교체 프로그램과 같은 서비스뿐만 아니라 전기차 판매 시 배터리 잔존가치를 선 보상하는 방법 등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이는 곧 전기차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효과로 연결된다. 현대·기아차로서도 기존 배터리 업체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업은 수소연료전기차를 포함해 앞으로 전기차 제품군 확대를 계획한 현대·기아차와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현대·기아차는 현재 수소차를 포함한 순수전기차 6종을 판매 중인데, 매년 전기차 1차종 이상을 출시해 2025년 14차종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를 통해 세계 전기차 시장 3위, 전체 친환경차 시장 2위를 목표로 한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파트너십 협약을 토대로 ESS 설계와 제작 기술 확보, 설치와 운영 경험 축적, 유지와 보수 편의성 제고 등 차별화한 핵심 기술력 강화와 사업성 확보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현대제철 당진공장에 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 기아차 쏘울 EV의 재활용 배터리를 기반으로 1MWh급 ESS 설비를 구축하는 실증사업을 진행하고 앞으로 미국 등 세계 지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앞으로 3년 내에는 산업용 ESS 상용화 제품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김양혁기자 m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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