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줄기세포를 유전자 조작 없이 폐암 치료에 활용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한국연구재단은 강동우 가천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연구팀이 골수 줄기세포 표면에 나노항암약물을 결합해 폐종양을 제거하는 치료 전략을 제시했다고 25일 밝혔다.
줄기세포는 폐종양 부위를 추적해 찾아가는 능력이 뛰어나다. 그동안 이 기능을 이용해 줄기세포의 유전자를 조작하거나 내부에 항암제를 주입해 암세포 치료제로 활용하려는 연구가 많이 진행됐으나 아직 승인된 사례는 없다. 유전자 조작으로 인해 줄기세포가 또 다른 암을 유발할 위험이 생기거나 약물을 주입한 줄기세포가 암세포 추적 능력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줄기세포를 약물 전달체로 활용하면서 유전자를 조작하는 대신 나노항암약물을 줄기세포 표면에 결합했다. 여러 줄기세포 중 골수 유래 중간엽 줄기세포 표면의 'CD90' 단백질에 나노 항암제를 결합했고, 이를 통해 암 추적 기능은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항암 효과를 극대화했다.
이 줄기세포-나노약물 결합체는 정맥 투여 후 3일 내로 폐종양에 집중됐으며, 12시간 내에 암세포를 사멸하기 시작했다. 이후 암세포가 제거되자 줄기세포도 함께 사멸했다. 분석 결과 줄기세포 1개 당 페암세포 3개 정도가 제거됐으며, 폐암을 생성한 생쥐로 실험했을 때에도 폐종양의 크기가 현저히 줄어드는 치료 효과를 보였다.
강동우 교수는 "줄기세포의 암 추적 능력을 이용하면 기존 항암제에 비해 100배 적은 약물만으로도 탁월한 폐종양 제거 효과를 볼 수 있다"며 "앞으로 이 줄기세포 나노약물 코팅 기술을 이용하면 췌장암, 뇌암 등 다양한 난치성 종양 치료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 5월호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남도영기자 namdo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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