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전환 통해 블록체인의 핵심·표준특허를 선점해라."
최근 암호화폐 투자 열풍에 힘입어 블록체인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특허 선점을 위한 미국과 중국 간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블록체인이 최신 기술로 표준특허가 전무하고, 국제적으로 표준화를 확립하기 위한 논의가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거래 중심에서 벗어나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기술개발 패러다임을 바꿔 핵심·원천 및 표준특허를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21일 특허청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지식재산 선진 5개국(한국, 미국, 유럽연합, 일본, 중국)에 출원, 공개된 블록체인 관련 특허는 모두 1248건으로 집계됐다.
2009년 블록체인 기술이 처음으로 구현된 이래 2013년 27건에서 매년 2∼3배 가량 증가하기 시작해 2015년 258건, 2016년 594건으로 폭발적으로 늘었다. 출원국가를 보면 미국이 497건을 차지해 가장 많았다. 이어 중국(472건), 한국(99건), 일본(36건), 캐나다(25건), 영국(15건) 등의 순으로 출원량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중국의 특허 공세가 만만치 않았다. 2016년 이후 중국은 연간 특허출원 건수에서 미국을 제치고 1위에 올라섰고, 조만간 누적건수에 있어서도 1위를 수성할 것으로 예측된다.
더욱이 미국, 중국 등 이른바 'G2'의 편중현상도 심해져 두 나라가 전체 출원의 78%를 점유했다. 이에 반해 3, 4위를 차지한 한국과 일본의 점유율은 각각 8%, 3%에 불과한 실정이다.
특허출원의 질적 수준을 간접적으로 나타내는 지표인 '해외출원'은 미국(224건, 45%)이 중국(14건, 3%)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미국은 자국보다는 해외 출원을, 중국은 자국 시장 중심으로 특허를 출원하는 경향을 띤 것이다.
출원 주체를 보면 81% 가량이 기업으로, 미국의 경우 은행 등 금융기업에 의한 출원이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우리나라는 대기업(6.1%)보다 벤처·중소기업(66.7%)의 비중이 매우 높았으며, 금융기업의 출원은 단 한 건도 없었다.
주요 출원인은 미국의 아메리카오브뱅크(BOA)가 45건으로 1위를 차지했고, 한국의 코인플러그(44건), 미국 IBM(24건), 중국 부비(Bubi) 네트워크(20건), 미국 마스터카드(19건) 등이 뒤를 이었다. 상위 톱 10에 중국의 핀테크 기업 4개사가 포함된 것이 눈에 띄는 대목이다.
우리나라의 출원 경향을 보면 암호화폐 거래 분야에 활용하기 위한 특허가 상대적으로 많아 앞으로는 미국과 중국처럼 스마트계약, 사물인터넷(IoT), 투표, 의료 등 다양한 서비스 분야로 R&D 투자를 전환, 특허를 창출할 필요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아울러 블록체인 관련 표준특허는 지난해부터 국제표준화기구에서 논의를 진행하는 등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국제표준화를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김용선 특허청 산업재산정책국장은 "블록체인 분야는 기술개발 초기로 지금이 핵심·표준특허를 선점할 수 있는 적기"라며 "R&D 관련 부처와 협업해 우리나라가 핵심 표준특허를 확보할 수 있도록 R&D전략 수립 등 특허전략 컨설팅 사업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대전=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