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과학기술 연구개발(R&D) 활동을 전방위에서 지원하는 '연구산업'을 키워 고급 일자리 1만2000개 창출에 나선다.
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연구산업 혁신성장전략'을 발표하며 연구산업 생태계 조성에 5년 간 2366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연구산업이란 R&D 과제를 위탁하거나 공동연구하는 '주문연구' 산업과 연구기획·대형프로젝트 등 R&D 과정을 관리하는 '연구관리' 산업, 첨단 연구장비 등을 개발·공급하는 '연구장비' 산업 등을 포괄하는 산업군이다. 이미 해외에선 반도체 설계만을 전문적으로 수행해 1조원 이상의 연 매출을 달성한 영국의 ARM이나 시험·검사만으로 연간 6조9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스위스 SGS 같은 전문기업들이 배출되고 있다.
반면 국내 연구산업은 아직 영세한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국내 총 연구개발비는 약 65조원(598억달러)에 달해 세계 5위권을 기록하고 있지만, 여기에 투입되는 연구장비 시장의 85%는 외산 제품이 차지하고 있다. 연구장비를 공급하는 상위 20대 기업 중 국내 기업은 단 한 곳도 없고, 국산 연구장비 기업 327곳 중 75%는 직원 수 50명 미만의 소기업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정부는 지금까지 체계적인 육성책이 없었던 연구산업을 통합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법적 기반인 '연구산업 육성에 관한 법률'(가칭)을 제정하고 △주문연구를 통한 R&D 분업화·전문화 △연구관리 활성화 △연구개발 신서비스산업 발굴 및 육성 △연구장비 국산화 확대 △제도적 기반 마련 등 5대 전략 18개 중점과제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2022년까지 29조원 규모의 시장을 조성하고 1200개 기업을 키워 일자리 1만2000개를 만드는 게 목표다.
과기정통부는 우선 바이오, 나노·소재 등 주문연구에 적합한 분야를 중심으로 R&D 분업화·전문화를 추진해 성공 사례를 확산하고, 연구관리 산업화를 위한 10대 중점 서비스를 도출해 기업의 서비스별 콘텐츠 개발을 지원할 방침이다. 또 연구 빅데이터 등을 활용한 새로운 R&D 서비스 산업 발굴과 '무냉매 고온 초전도자석 핵자기 공명장치' 등 세계 선도형 국산 장비 개발에도 나설 계획이다.
이진규 과기정통부 제1차관은 "연구산업은 개방형 연구 생태계를 조성하는 주요 산업으로 R&D 활동의 생산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그 자체로도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 혁신성장의 중요한 한 축"이라며 "특히 중소기업들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분야로 중소기업이 혁신성장 주체로 자생해 생태계를 조성해나갈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남도영기자 namdo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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