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 씨(29)는 3년 전 심한 우울증을 앓은 적이 있다. 우울한 기분에 휩싸여서 매일 울기 일쑤였고 잠조차 제대로 잘 수 없었다. 하루 종일 수면유도제와 우울증 약을 달고 살았을 정도. 맑은 정신으로 눈 떠 있을 때가 없었다. 그러다가 우울증 증상이 상당히 좋아져서 한 동안 우울증 약을 끊고 살았다.
그런데 또 다시 우울증초기증상이 나타났다. 기분이 가라앉은 상태로 무엇을 해도 나아지지 않는다. 잠도 설치기 시작했다. 잠을 자지 못하니 더 우울한 감정이 심해지는 것 같아 수면유도제를 다시 복용하고 있다. 예전 우울증 증세와 비슷한 증상 때문에 임 씨는 우울증 재발을 걱정하고 있다.
우울증은 우울감, 피로감, 의욕저하, 식욕저하, 불면, 자살에 대한 생각 등 정신적, 신체적 증상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겪을 수 있지만 단순한 우울감과는 차원이 다르다. 뭘 해도 기분이 나아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우울한 상태가 영원히 지속될 것 같다는 생각에 빠지게 된다.
그러나 치료한다고 하더라도 재발할 확률이 높다. 치료 후 두 번째 우울증을 경험할 확률은 50~75%로 상당히 높은 편이다. 또한 세 번째는 70%, 네 번째는 90%에 이른다. 재발이 반복될수록 기간이 더 짧아지고 증상은 심해지는 특징이 있다. 그렇다면 재발 가능성이 낮은 우울증을 치료하기 위해선 어떤 방법이 필요할까.
관련의에 따르면 치료는 근본적인 원인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우울증이 나타나는 원인만 해결한다면 치료와 함께 재발 걱정도 덜 수 있다는 것.
한의학에서는 원인을 심장이 허약해지는 '심허증'으로 본다. 심장은 신체의 혈액을 순환하게 하며 자율신경을 조정하는 기능을 한다. 즉, 심신활동을 주관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우리의 몸과 마음을 다스리는 심장이 허약해지면 자연히 우울한 감정과 불면증을 동반한 '우울증'이 나타나게 된다. 심허증을 개선을 위해 한약치료, 침치료, 상담치료 등으로 심장을 다스리는 정심방 요법을 통해 우울증을 치료한다.
처방 전 철저한 검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경락기능검사나 체성분 검사, 적외선 체열검사가 요구되고 불안우울척도표, 간이정신진단검사, 기질 및 성격검사 등으로 환자의 심장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는 과정을 거칠 필요가 있다. 그에 맞는 치료법을 적용하기 위한 중요한 과정이다.
치료 한약은 원지, 석창포, 연자육, 산조인, 용안육, 백복신, 자단향, 백단향 같은 약재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는 심장의 기운을 보충해주는 역할을 한다. 심장 기능이 정상화되면 신체의 기력도 따라 증진된다. 신체가 건강해지면 마음에서도 긍정적인 생각들이 샘솟게 되면서 삶의 활력을 되찾게 된다. 침을 이용한 치료는 지친 심장의 기력이 증진되도록 도움을 주고. 마음이 안정되는 데 기여한다.
관련의는 "우울증 치료에는 상담도 실시돼야 한다. 우울증과 같은 정신질환은 대부분은 마음의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다. 자신의 상처를 솔직하게 털어놓고 공감 받는 시간을 갖는 상담치료가 이루어져야 환자의 치료 의지가 높아지게 된다."고 전했다.
(도움말: 한방신경정신과 자하연한의원 임형택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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